[뉴스프리존= 김은경 기자] 젊은빙상인연대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의 성폭행 폭로 이후 자신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현직 빙상 선수들이 나왔다. '젊은빙상인연대' 자문을 맡고 있는 박지훈 변호사는 10일 빙상계 성폭력 피해선수의 규모에 대해 "총 6명 정도"라고 밝혔다.

9일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 빙상을 바라는 젊은빙상인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자신을 가르쳐 온 코치(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10대 때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당했다는 것”이라며 고질적인 병폐와 비위를 조사해 왔다. "대한체육회가 빙상 적폐세력의 든든한 후원군이란 판단이 섰기에, 심석희 선수가 부득이 언론을 통해 용기 있는 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라며 "과연 심석희 선수 혼자만이 성폭력의 피해자겠느냐. 이어 “정부가 선수를 보호하고 진정한 빙상 개혁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피해 선수들과 힘을 합쳐 진실을 이야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폭행에 앞서 상습 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오는 14일 진행된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전·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현직 지도자, 빙상인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지난해 평창올림픽 이후 빙상계 적폐와 비리가 연이어 드러나면서 젊은 빙상인을 주축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젊은빙상인연대의 박지훈 변호사는 “2명의 선수가 자신을 드러내더라도 가해자를 밝히기로 했다. 가해자들의 실명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먼저 열거나 형사고발을 진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석희는 지난해 12월 17일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심 선수가 2014년 여름부터 조 전 코치에게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빙상연대 소속인 여준형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는 “두 선수는 피해자 중 일부다. 성폭력 역시 피해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그동안 말하고 싶어도 얘기할 수 없었다. 오히려 고발하면 선수들에게 2차 피해와 보복으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 코치는 또 “빙상계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분위기가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래전부터 고발 등 조치를 고려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심석희의 용기 있는 고발을 통해 다른 피해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박지훈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김은희 씨, 리듬체조 이경희 코치가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고백을 했음에도 후속조치가 미진했던 이유에 대해선 "경기단체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그런 어떤 그 세력들이 좀 어떻게 보면 고인물이 썩는 법이잖나. 그래서 수십 년간 같은 사람들이 같은 집행부를 구성하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 대해서 감독 또는 감독 코치 임원들에 대해서 선수들은 굉장히 약자일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어필을 하더라도 어떤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그것이 시정되지 않고 오히려 불이익으로 돌아오는 그런 형태가 반복돼 왔는데 이것도 아마 그런 형태였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빙상계를 비롯한 전 종목에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전수조사하기로 했고, 성폭력 가해자들에 관한 징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심 선수는 지난 8일 조재범 코치로부터 10대 시절부터 상습적인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조 전 코치는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전 코치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박 변호사는 따라서 "체육계와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그런 사람 외부인사가 들어와서 감사를 해야 객관적 담보가 감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체육계 있는 기존 인사들로는 도저히 자정작용이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외부인에 의한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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