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적인 노력일 뿐 학습에 완전무결이란 없다

▲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노력해 나가는 그 자체가 '엄지척'이라는 이인권 논설위원장

영어를 배우다보면 누구나 '설단(舌端) 현상'(Tip-of-the-tongue  Phenomenon)을 체험하게 된다. 즉 영어를 그런대로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혀끝에서 맴돌며 밖으로 표현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이것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의 부족과 외국인을 상대해야 하는 긴장감 등이 복합적인 요인이 되어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심지어 혼자 영어를 배울 때는 잘 되다가도 막상 외국인과 대면하면 자기도 모르게 잘 알던 것조차도 떠올려지지 않는 '블랭킹'(blanking)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영어 의사소통을 기피하게 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자신의 언어 능력을 스스로 평가해 버리기 때문이다. "내 영어가 틀렸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 "외국 사람이 내 영어를 듣고 뭐라고 할까?"하는 식으로 자신이 영어를 쓰기도 전에 지레짐작으로 걱정부터 하게 되는 경우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의 실제 영어능력보다도 더 낮게 자신의 수준을 예단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영어로 말하는 것조차를 아예 피해 버린다. 말하자면 영어를 배울 때는 자신 있어 하던 사람들이 정작 외국인을 마주하게 되면 못한다고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 바로 위의 두 가지, 곧 언어불안증과 자신의 언어 능력에 대한 자기 판단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류(Paulo Coelho)는 "꿈을 이루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단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고 말했다. 외국인을 만나 영어로 말하려 할 때 실패하면 어쩔까 하는 두려움을 갖지 말아야한다.

영어를 배우는 한 성공의 꿈만 가지면 될 일이다. 일단 영어를 했으면 진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실패라는 개념은 성립되지 않는다. 영어를 배우지 않는 것 그 자체가 글로벌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실패일 뿐이다. 이제부터 영어를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없다. 우선 국제언어에 대한 자신감부터 쌓도록 한다. 어차피 영어는 남의 나라 말이기 때문에 못하는 게 정상이고 잘하면 그것이 오히려 특이한 거라는 생각을 갖자.

○ 변죽을 치면 언제나 북판이 울도록 되어 있다

한국 사람이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원어민이 우리를 무시할 일이 아니며, 영어가 서툴다고 해서 흉을 볼 일도 아니다. 원어민들은 영어가 서툰 한국 사람이 대강만 얘기해도 눈치로 알아듣는다. 말하자면 변죽을 치면 북판이 울도록 되어 있다.

모두 당연한 것을 우리는 스스로가 의사소통의 벽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스스로가 내면에 버티고 있는 언어의 장벽부터 허물자. 생각해 보라. 외국 사람을 만나 얘기를 터본다거나, 지구 저쪽 편의 사람들에게 영어 이메일을 보낸다고 해보자. 그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참으로 대견하지 않는가, 그것만으로도 쾌감과 뿌듯함을 주지 않겠는가.

영어를 잘 하려면 외국 사람을 만나면 자신감이 없다거나 영어 울렁증이 있다거나 하는 소심함을 떨쳐 버리는 것이 급선무다. 영어를 배우는 것은 폼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요, 사회생활의 장식용이 아니다. 영어는 써먹기 위하여 재미있게 닦는 것이다. 영어 울렁증이나 외국인 기피증은 극복하기 위해 존재한다. 영어에 이런 말이 있다.

"Only persons who have guts and a tough skin can speak and write English in the long run." (배짱과 용기가 있는 자만이 결국에는 영어를 말하고 쓸 수가 있다.)

어떻게 보면 외국인도 자신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한국 사람을 반가워해 할 것이다. 낯선 땅에서 누군가가 친절하게 대화를 시도해 오면 외국인도 싫어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오히려 더 그들이 자신들을 인정해 주어 다가와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기대하며 반겨할 수도 있다.

우리가 외국인, 특히 원어민들과 대화를 시도하면 거의 대부분 원어민들은 영어로 말을 걸어오는 한국 사람을 심리적으로 이해하려고 든다. 영어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의 입장을 동정심으로 받아들이려고, 또 의식적으로 이해하려고 모든 신경을 다 써줄 것이다.

○ 원어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은 NLP가 작용한다

대부분 원어민은 영어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과 자신을 같은 궤도에 놓고 친밀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하는 심리를 갖고 있다. 오히려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 서툴게 말을 거는 사람에게 원어민들은 스스로 유유상종의 본능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것을 일종의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곧 '신경언어프로그래밍기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영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마음이 서로 통하는 관계가 되고 정서가 하나로 된 상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몇 마디만 얘기하거나 심지어 단어 몇 개만 나열해도 원어민은 금방 우리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이해하고 파악한다. 그들은 상대방의 표정과 눈빛과 몸짓을 통해서 그 속내를 알아차린다.

그것은 이미 원어민과 우리가 NLP관계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입으로 표현되는 말 말고도 주변의 상황이나 분위기를 통해 우리의 의중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편 유교문화의 영향을 받은 한국 사람들과 달리 영어권 국가들의 사람들은 처음 보는 이들에게도 미소를 던지며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 것이 체질로 되어 있다.

원어민들은 태생적으로 개방형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남에 대한 배려와 소통의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 그런 만큼 우리가 원어민에게 다가가 말을 트는 것에 움츠려 할 필요가 없다. 한국은 영어교육 관련 연간 지출액으로 따지면 세계에서 단연 상위권에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영어 읽기는 그래도 세계 35위인 반면에 영어 말하기는 세계 157개국 중 하위인 121위에 속한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영어교육을 읽기와 문법에서 말하기로 초점을 바꾼 것이다.

영어로 'communication'의 직접적인 어원은 라틴어의 '나누다'를 의미하는 'communicare'에서 비롯되었다. 그것은 'commune'(공유)과 'union'(집단)‘을 합친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 소통, 공유'를 의미한다.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은 곧 세계 사람들과 생각과 의견을 나누며 가치를 공유하는 뜻있는 활동이다.

○ 영어는 '완벽을 향한 끝없는 도전과정이다

그래서 영어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도전을 해보는 그 자세가 중요하다. 영어를 완벽하게 하고나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아마 그 때는 영원히 안 올 것이다. 영어를 닦는 데 있어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말대로 '실수는 발견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수 없이는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다. 실수 없는 배움은 정체되고, 지루하고, 비생산적이다. 오히려 실수는 가능성으로 연결된 문을 열어준다.

작은 용기가, 작은 배짱이 지나고 나면 큰 결과를 얻게끔 해줄 것이다. 영어 배우기라는 한 알의 씨앗을 심으면 다음 단계에는 경쟁력을 통해 성공이라는 아름다운 꽃이 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인생의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풍요로운 열매를 맺게 해준다. 

조금이라도 영어를 하게 되면 외국인을 만나고 글을 써보는 것을 워밍업 한다고 생각하고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스포츠 경기에 앞서 몸을 풀기 위해 연습을 하듯이 영어를 본격적으로 잘 하기에 앞서 연습이라 마음먹고 틀리더라도 강행해보는 것이다.

어디에도 완벽이라는 것은 없다. 영어를 원어민처럼 완벽하게 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원래 오랜 옛날 중국에서 유래된 완벽이란 말의 의미 그대로 '흠 하나 찾을 수 없이 온전한 옥(玉)'이란 있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프랑스 시인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이 말한 대로 '완벽이란 끝'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완벽한 영어, 그것은 이론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영어 닦기는 끝이 없는, 완벽이라는 정상이 없는, 계속되어야 하는 프로세스다. 그렇기에 영어를 배우면서 실수를 하더라도 외국인과 맞닥트리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 억양이 다른 많은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가능한 많이 가져보도록 한다. 그러면 영어 청취력이 자기도 모르게 크게 향상되어가는 것을 느끼게 되어 있다. 말 그대로 영어에 귀가 뚫리고 입이 트이게 되는 것이다. 영어를 쓰더라도 출신국가에 따라, 또 개인의 말하기에 따라 어투가 다양하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영어권 외국인들과 교제를 한다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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