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한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임명한 데 대해 반발하며, 국회 일정 보이콧 및 릴레이 단식투쟁(5시간 30분)을 하겠다고 한다. 앞서 청문회는 자한당이 계속 거부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법이 정한 2월 국회에서 당장 논의해도 모자랄 임세원 법(안전진료환경 구축), 체육계 성폭력 비리 근절대책,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 국민을 기만하는 5시간30분 단식 투쟁을 선택한 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국민의 분노를 전한다. 국회는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적 소유물이 아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브리핑 중)

“제 눈에는 릴레이단식이 아니라, ‘릴레이 다이어트‘로 보입니다. 놀면서 세금으로 월급타고, 웰빙을 위한 간헐적 단식으로 건강까지 챙기겠다는 심보인가요? 목숨을 걸었던 숱한 단식농성 정신에 대한 모독입니다. 국민의 손발이 되라고 뽑은 국회의원이 어찌 이토록 국회의 발목을 잡는지 분노가 치밉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유한국당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상임위원 청문회를 계속 보이콧했다. 조해주 위원이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있었다는 걸 문제 삼았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9일 청문회가 진행됐어야 했으나 2주 넘게 표류됨에 따라, 청와대는 어쩔 수 없이 지난 24일 조해주 위원을 임명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는 24일 의원총회에서 청와대를 향해 “‘선거는 공정하지 않게 하겠다’ 한마디로 ‘우리가 부정선거도 획책할 수 있다’ 그런 메시지를 주는 거라고 본다”며 “결국 내년 총선, 내내후년의 대선까지도 본인들은 민주주의의 가장 꽃은 무엇인가. 선거 아닌가. 선거를 불공정하게 해서 ‘본인들 마음대로 하겠다. 입맛대로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하며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택했다.

자한당은 조해주 위원 임명 철회를 비롯해, 김태우-신재민 관련 특검과 손혜원 의원에 대한 국정조사도 더불어민주당이 받아들여야 한다며 목소릴 높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좌파 독재를 하고 있다며 떼쓰기식 비난을 일삼고 있다. 이런 패턴은 문재인 정부 1년 8개월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자한당은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과 더불어, 릴레이 연좌농성과 단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25일 자한당의 ‘좌파독재 저지 릴레이단식 계획안’을 보면, 자한당 소속 의원들은 4~5명씩 농성조를 구성, 오전 9시~오후 2시30분, 오후 2시 30분~오후 8시로 5시간 30분씩 돌아가며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연좌 농성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단식 농성시간은 고작 5시간 30분으로 한정했다. 따뜻한 실내인 로텐더홀에서 머물며 5시간 30분 동안만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을 ‘릴레이 단식’이란다.

이걸 어찌 단식농성이라고 할 수 있는지, 당장 코미디 프로를 폐지해야겠다. 보통 하루 세끼 사이에 6~7시간은 일상적이다. 몸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저녁을 간단히 먹거나 거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무슨?

▲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무려 46일간 극한 단식투쟁을 벌인 바 있다. ⓒ노컷뉴스

자한당의 이따위 행태는, 그동안 목숨을 걸고 단식투쟁한 사람들을 대놓고 모독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여름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46일동안 극한단식을 벌인 ‘유민아빠’ 김영오 씨나, 지난 2015년 10월 대학총장과 이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50일동안 단식투쟁을 벌인 김건중 당시 동국대 부총학생회장 등을 아주 모독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의원 시절 ‘유민아빠’의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 10일동안 광화문 광장에서 동조단식을 한 바 있으며 정청래 전 의원도 24일동안 동조단식을 한 바 있다.

▲ 과거 ‘유민아빠’의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 동조단식에 나섰던 문재인 대통령. 유민아빠가 단식을 중단할 때까지 10일동안 단식한 바 있다. 단식을 마친 뒤에도 경건한 모습을 보였다. ⓒ스브스뉴스

최근엔 섬유가공업체 파인텍의 차광호 지회장이 파인텍 모회사 스타플렉스의 직접고용 등을 촉구하며 33일동안 단식투쟁을 벌인 바 있다.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박준호 씨는 75m 높이 굴뚝에서 무려 426일동안이나 농성을 이어간 바 있다.

유민아빠를 비롯한 이들의 단식은 확실한 명분이 있었고, 많은 이들이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며 걱정했다. 그러나 자한당 측 인사들의 단식은 대부분 명분도 없는, 비난이나 조롱거리만 살만한 단식들뿐이었다.

▲ 과거 드루킹 특검을 외치며 단식하다 들것에 실려가는 김성태 전 자한당 원내대표. 단식 9일만에 병원에 실려갔다. ⓒ조선일보

사실상 ‘최순실’로 쏠린 여론을 돌려보기 위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비공개’ 단식이나, ‘드루킹 득검’ 외치며 단식한 김성태 전 자한당 원내대표, ‘박근혜 무죄석방’을 우기며 단식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이들은 그래도 일주일에서 2주일 정도는 했다.

그러나 보통 식사시간 사이만도 못한 5시간 30분이라니, 보통 하는 간헐적 단식(최소 12시간)만도 못하다. 그것도 밖은 추우니 따뜻한 실내에 앉아서 쉬겠단다. 간절한 마음을 품고 단식한 이들을 모독하는 것은 물론, 단식이라는 말 자체마저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네티즌 반응을 소개한다.

“아침먹고 놀다가 바통 터치하고 점심 먹고

점심먹고 놀다가 바통터치 하고 저녁 먹고

저녁먹고 자다가 일어나서 바통터치... 개꿀이네... ㅋㅋ“

“아침먹고 단식, 점심먹고 단식, 저녁먹고 단식... 간식과 간식사이에 또 단식...”

“이야 밥시간 되서 밥먹는 걸 단식이라고 하네ㅋㅋㅋㅋ“

“그럼 아점먹고 하루에 두 끼 먹는 직장인들은 하루하루 단식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살고 있냐?“

“단식은 단식인데 하루세끼 다 먹는 단식이네?“

“하루에 몇 번이나 단식을 하는 거지??? 점심 먹고 저녁때까지 6시간, 저녁 먹고 다음날까지 무려 12시간 단식한다!!! 아이고!!!”

“일하기 싫어서 별짓을 다하네요.“

“밥먹고 와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살쪄.... 돼지새끼들아”

“개그도 이런식으로는 안 웃겨. 욕먹거든. 릴레이 단식이라 해서 한 2-3일씩이라도 돌아가면서 하는 줄 알았더니. 저것도 단식이라고. 이런 걸 기사로 써주면서 단식이라고 해주다니”

“너네는 단식해도 5시간30분 간격으로 밥 쳐먹냐 일반인들은 바쁘면 7,8시간만에 밥 먹어 그래도 단식이란 말 안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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