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학의 대가를 만나 들어본 아이들의 성장 이상 징후와 해결 방법

[뉴스프리존=김태훈 기자] 현재 축구 분야에서 가장 핫한 선수들을 꼽으라면, 여러 선수들의 이름이 거론되겠지만 ‘리오넬 메시’의 이름이 빠지기는 힘들 것이다.

메시가 소속된 FC 바르셀로나 구단에서 그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고 성장호르몬 치료를 지원해주지 않았다면, 11살 때 성장호르몬 장애 판정을 받은 안타까운 축구 유망주로서 사라졌을 것이다.

그만큼 성장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위의 사례는 성장 이슈에 대한 극히 일부의 사례이며, 사실은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대한성장의학회 장명준 회장은 역설한다. 다음은 장명준 회장과의 인터뷰.

대한성장의학회 장명준 회장

대한성장의학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04년 대한성장연구회를 시작으로, 2006년 11월 본격 창립했습니다. 당시 성장의학에 대한 개념도 희박하고 커리큘럼도 없던 상태에서, 의사들이 중심이 돼 체계적으로 개념을 정립하고 관련 교육도 진행해왔습니다. 매년 의사 및 의학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성장에 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매년 집중연수를 하고 있으며, 연수 과정을 거쳐 시험에 합격한 분들에게 학회에서 '성장인증'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창립 이후 지금까지 학술대회를 진행하며 5,000여 명이 이곳을 거쳐갔고 지금은 정회원만 700여 명에 이릅니다.

성장의학, 상당히 생소하면서도 또 정말 필요한 분야죠.
사실 웬만한 전문의들도 성장클리닉을 하라고 하면 힘들어합니다. 이유는 바로 ‘질병’ 위주의 접근입니다. 지금까지 치료가 질병 위주로 진행돼왔고, 교육도 그렇게 받아왔기 때문이죠. 하지만 요즘은 질환에 대해 치료에 앞서 '예방'으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습니다. 성장도 그렇습니다. 성장에 문제가 생긴 아이들의 경우를 보면 질병에 의한 경우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의 사례를 살펴보면 잘못된 습관이나 환경으로 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요소를 적재적소에 찾아내고, 바로 잡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성장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이 하나 둘이 아닐텐데요.
맞습니다. 지금 성장클리닉하는 곳을 보면 대부분 ‘호르몬 치료’입니다. 하지만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질병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유전, 영양부족/과다, 운동부족,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 숙면 부족 등이 성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요인이 워낙 광범위하기에 소아청소년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과에서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한성장의학회 멤버들은 소아청소년과는 물론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내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습니다.

많은 요소들 중에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점들은?
간단히 이야기하면 가장 중요한 것이 비만과 성조숙증이다. 이 2가지는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성인 3명 중 1명, 아이는 6명 중 1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죠. 아이들의 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사증후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으로 이어지죠. 원인을 파악해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비만은 ‘생활습관병’입니다. 식습관, 생활습관, 운동부족 등의 문제라는 것이죠. 학교와 학원을 하루종일 오가며 공부하는 시대가 왔기에 특히 그렇습니다. 그들은 여유를 두고 식사할 시간 없기에 패스트푸드로 많이 때웁니다. 그런데 문제는 패스트푸드가 칼로리는 높은데 영양은 빈약합니다.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것이죠.

성조숙증에 대해서는?
성조숙증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판명이 안 났습니다. 그중 주요원인으로 지목되는 요소는 비만이나 환경호르몬입니다.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성조숙증을 촉발시킵니다. 이중 90%가 거의 여성입니다. 매년 진단 결과를 보면, 지난 2006년 6,400여 명 정도 됐다면, 2010년 24,000여 명, 이런 식으로 질환자들의 수가 상승하는 중이다. 성조숙증의 가장 큰 문제는 성장판이 닫힌다는 것입니다. 빨리 크고, 빨리 멈춰버립니다. 성인키가 남들보다 작아지게 되는 치명적인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을 뿐더러, 놀림과 왕따로 연결될 수 있기에 성장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안겨주죠.

맞습니다. 성장이 더딘 자녀도, 그것을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입장은 참 애가 탈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성장에 이상이 생기는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성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입니다. 그 다음 운동이고요. 스트레스나 주변 환경도 중요합니다. 영양이나 운동은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식물도 비료를 잘 줘야 크듯이, 아이들도 편식을 한다든지 잘 안 먹는다든지 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운동을 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가 늘어나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또 가정 및 학교 환경의 영향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자주 분비되면 중장기적으로 성장에 큰 저해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숙면도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의 신체는 제대로 잘 때 성장 호르몬이 많이 나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기를 밤 10시나 11시에는 꼭 자라고 하죠. 다 이유가 있습니다. 늦은 밤부터 새벽 2, 3시까지 성장호르몬이 분비가 잘 되기에 잠을 잘 자도록 권유하는 것이죠. 질병은 병원에서 잘 진료 받으면 됩니다. 아토피나 설사 등의 경우도 영양 흡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이러한 부분에 대한 관리도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성장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입니다. 우리 아이의 키가 잘 크고 있는지 1주일이나 1달 단위로 꾸준히 관찰해야 합니다. 그렇게 세심히 관찰하시다보면 잘 크다가 안 큰다든지, 아주 어린데 가슴이 나온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학회에서는 그러한 경우 병원을 방문을 권유합니다. 성장 이상 징후를 확인하는 중요한 방법은 바로 ‘측정’이기 때문이죠. 지난 2017년에 발표된 표준 성장곡선이 있습니다. 몇 살 때 몇 cm 이런 표가 있습니다. 남녀 다르게 해서 말이죠. 이를 바탕으로 연령대별 성장 측정 지표를 개발했는데, 거기에 자신의 아이가 어느 정도 위치하는지 체크해주면 좋습니다. 성장곡선에 따라 잘 크고 있는지 체크해주시고, 잘 가다가 곡선에서 점점 멀어진다든지 떨어진다든지 하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은 성장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있어서, 그곳에서 나온 성장곡선에 점이 찍히게 하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장명준 회장은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최선을 다할 뜻을 밝혔다.

앞으로 대한성장의학회가 자녀들의 바른 성장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고, 차후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계획을 갖고 계신지 부탁드립니다.
일단 내실 있게 성장전문의를 배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실력 있는 성장전문의들을 만들어낼 예정입니다. 그분들이 아이들의 성장 진료를 제대로 체크할 수 있게끔 도와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들과 다가갈 수 있는 학회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픈 세미나도 기회되면 많이 늘릴 계획이고, 또 진행 중에 (사)대한스포츠아카데미협회와 연계해서 트레이너들에게 성장 관련한 중요한 정보들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그분들이 성장에 대한 개념을 갖고 있으면서 성장클리닉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그렇게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상으로는 페이스북, 네이버포스트 등의 SNS를 통해 성장에 필요한 정보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성장에 관련된 좋은 정보들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그렇게 노력하고 있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의 건강 관련 현재 가장 중요한 이슈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비만과 성조숙증입니다. 일단 비만에 관련된, 그리고 성조숙도 비만에서 오는 경우가 많기에 비만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국가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학회 차원에서도 노력을 하겠지만, 국가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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