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는 날이면 사십대 여인은 거울 앞에 앉아서 자신이 왜 여자로 태어났을까 한번쯤은 생각해 보암직하다. 여자로 태어난 것을 후회하는 여인도 있을 것이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여인도 있을 것이다.여자로 태어난 것을 다행스럽고 감사할 뿐이다라고 말하는 여자는 얼마나 행복한 여인인가! 그것은 마치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하고 사랑스런 존재로 여긴다.소녀로서 여자는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위험한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백마 탄 왕자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매우 이상적인 로맨틱한 남자의 사랑을 기다린다. 그러다가
방문“어머 그렇게 송 박사님과 만났다는 게 정말 로맨틱하면서 아카데믹하고 운명적이었군요!”“그렇게 생각되지만 결혼한 이후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애춘은 한숨을 쉬며 토로하듯 말했다.“결혼한 이후? 저는 결혼 전이 더 행복했던 걸요. 결혼을 하자마자 사랑은 멀어져 종식되고 그는 아예 나를 벌레 털어버리듯 거부감으로 대했으니까요!”“거부감이라고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모두들 내부적으로 그럴만한 어떤 원인이 있을 겁니다.”“원인? 그의 모성애적 결핍이 문제란 말인가요?”“상호 이해 없이는 결혼생활의 지속은 힘듭니다.”“그래도 민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67회 방문“교수님은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많이 한 여자를 구하시죠?”아까처럼 장난스런 청년이 또 나서서 말했다.“글쎄요… 저도 어떤 여잔가 궁금하군요!”“아냐, 교수님은 미모보다 좀 철학적 의미를 가진 여자를 좋아할 것 같아요!”“그럼 철학과 출신 여자가 후보네요.”모두 와-하고 또 웃었다. 아마 자기들과 같이 젊은 세대라서 그런지 스스럼없이 그를 대하는 듯했다. 그는 적절한 유머 감각도 있었고 오빠와 같은 그런 친밀감이 있는 첫인상이
종교개혁 - 오직 성경대로 돌아가자(3)를 창립한 지 2개월로 접어들었다. 백휘철 담임목사는 이 시대 교회는 성경중심에서 벗어나 인본주의로 기독교 근본정신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통찰하였다.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자신이 좋은 대로 해석하고, 이에 사이비 이단들이 우후죽순 탄생하며 서로가 이단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시점에서 이제 본래 기독교로 돌아가는 개혁이 절실한 시대가 되었다. 에서는 오직 성경 말씀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고 순수한 말씀을 예배시간에 낭독하고 선포하는 칼빈시대가
방문“하버드 대학교에서 IQ와 학력, 환경 등이 비슷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젼에 관한 실험을 했습니다. 조사 대상 중 27%는 목표가 없었고 60%는 목표가 희미하며, 10%는 단기적 목표가 있었지만 3%는 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이 있었습니다. 25년 후 다시 확인해 보니 목표가 없었던 27%는 최하위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었고 목표가 희미했던 60%는 대부분 중하위층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단기적인 목표를 지녔던 10%는 대부분 중상위층에 머물러 있었고 명확한 장기적인 비전을 지녔던 3%는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최고 인사가 되어
방문이즈음 그 나이 또래의 여대생들은 지선과는 다른 활동에 분주했다. 그들은 장래가 촉망되는 명문대의 대학생을 애인으로 만들어 결혼하는 것, 디스코텍에서 누가 섹시하게 춤을 잘 추어 인기가 있는가,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려고 탐색하는 미팅, 때로는 뚜렷한 자기의식도 없으면서 애국지사나 의로운 혈기를 뽐낼 양으로 데모서열에 끼어 활동하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그들은 민지선이란 여학생이 사회의식도 없고 역사의식도 없이 따로 노는 듯 그렇게 보였지만 지선의 정신적 수준은 날로 고양되고 있었다.〈좋은 남편감 만나기〉가 여대생들의 주요관심사인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64회방문농촌에서 자란 소녀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읍내의 부유한 자제들을 제쳐두고 시골 출신이 보기 드물게 전교 1,2등을 차지했다. 그의 모친은 집안일을 할 때 맏딸인 소녀와 언제나 함께 했으며 맏딸을 의지하고 믿었다. 그만큼 그녀는 조숙하고 믿음직스러웠다.김치를 담글 때도 곁에서 마늘을 까고 파를 다듬고 배추도 다듬었다. 파를 다듬을 때는 눈이 매워 하늘을 쳐다보면 지붕 밑에 제비집이 보였다. 언제나 짹짹거리며 다정하게 보이는 제비집이었다. 그런데 먹이를 구하러 나갔던 어미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63회방문“난 학교 다닐 때부터 병이 든 것 같아요. 엄마는 어린 나에게 가방, 구두, 옷을 모두 최고의 명품으로 치장해 학교에 보냈어요.”애춘은 언제나 무리에게 둘러싸인 공주였다. 부잣집 딸의 광채를 받으려는 듯 친구들은 자신에게 아양을 떨며 찬사를 보냈다“우리들 중에 애춘이 네가 제일 예뻐 그렇지?”“암, 그렇고말고. 키도 제일 크고 옷도 예쁜 것이 많고 부자야.”“암, 그렇고말고. 애춘은 정말 좋겠다! 정말 부럽다 얘.” 그런 친구들에게 애춘은 눈깔사탕과 왕
방문애춘은 잠시도 혼자 있으면 안절부절 못하며 불안했다. 그래서 엄마의 손길과 채성을 붙잡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주는 언제나 사람들의 추종과 찬사가 있어야만 했다. 이때 지선에게 휴대폰이 울렸다.“아, 여보세요!”“어머 당신이군요. 그래 취재는 잘 진행되고 있어요? 식사와 잠자리도 괜찮고요? 아, 다행이군요. 지금 장 선생님과 집에서 식사하고 있어요. 왜 전번에 새로 전근 오신 그 미술선생님 말이에요. 그런데 그 여기자 은 기자도 잘 있고요? 아, 네. 그리고 이번에 크리스마스 때 잠깐 귀국하시는 것 잊지 않으셨죠. 아이들
방문“죄를 지으면 그렇게 비참하게 되는 거야!”“죄요? 자기가 끌리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용감하게 사랑을 찾아 간 것이 왜 죄가 될까요?. 브론스키는 정말 멋지잖아요!”“그럼 멋있는 남자만 본다면 가정을 가진 여자가 그 남자를 따라가야 하나?”“아무튼 안나는 너무 아름다운 여자예요. 정말 예뻤어요!”그때 채성은 애춘에게 생각을 좀 깊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딱딱한 어조로 마치 학자같이 말했다.‘사고의 결핍….’자신을 유치하게만 여기던 싸늘하고 냉소적인 채성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때 자신은 채성의 사고의 용량이랄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60회방문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집착하는 스토커 기질이 또 발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애춘은 냉철하게 이성적이 되려고 했다.‘아니다, 이제는 집착이 아니라 나의 모델이야!’그에게만큼은 자신의 자존심이나 개성이 주장되지 않았다. 오직 배우고 싶었다. 진심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이다. 민지선을 만나고부터 언제나 어둠 속에 모호하게 갇혀 지내며 텅 비어진 내부의 집에 뭔가 보람되고 값진 것들로 채워지고 밝아지는 듯했다. 민지선은 이제 차림을 다 마치고 식탁에 애춘과 마주 앉았다.“다 준비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59회방문지선은 애춘이 자신을 만나서부터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에 매우 어색해 했다. 어떻게 다른 사람의 삶을 그렇게 쉽게 방아쇠 당기듯 끌어들일 수 있을까! 그건 아니라고 여겼다. 그것은 애춘이 이제 제 자리에 돌아올 때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여겼다.민지선은 난희를 품에 안아주었다.“다음 달이 난희의 생일이구나. 우리 생일파티 꼭 하자!”그러자 우울증과 겁에 질린 표정이 좀 풀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난희는 지선의 품안에 깊이 안기었다.두 사람은 모델하우스에서 나와 다시 거처하
【한애자 칼럼】 - 개혁의 시대(8)1. 종교개혁 - 한국교회와 칼빈이 주는 교훈(2) 한국교회는 1970년대부터 꾸준하게 교세가 확장되며 기독교 교세를 날렸다. 그러나 점점 기독교인의 수가 줄어들고 교회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는 교회가 교인수의 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질적인 목회에서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목회의 성공을 무조건 사람만 많이 모이면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듯 집중하였다. 그 많은 성도들을 예수의 도를 실천하고 예수의 인격을 닮아가는 질적 성장에 힘을
〖모델하우스〗제58회방문학교 지킴이는 아찔했다. 급히 여자 아이를 데리고 보건실로 갔다. 난희는 정신을 잃고 빈혈로 쓰러졌다. 난희가 깨어나자 곁에는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 보건교사가 지켜보고 있었다.“왜 자살을 하려고 했지? 누가 폭력으로 괴롭혔니?”난희는 급식을 받아먹으려 할 때 자신의 식판에 침을 뱉어 먹지 못하게 한 성숙이와 규영이가 떠올랐다. 그러나 그 이름을 대면 또 초죽음 당할지 모르므로 겁이 덜컥 났다. 분명 학교 뒷산으로 데리고 가 머리채를 잡고 발길로 걷어차고 죽도록 맞을 것이 눈에 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