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너머 마주친 팽팽하거나 시들었거나힘겨운 두 세대의얼굴들이 교차하는구립도서관 열람실에서책은 덮어놓은 채유리창을 읽고 있자니보이는 것은소나무 가지와 전봇대의 몇 줄기 전선 그리고 깊이를 알 수 없는 하늘뿐 창틀에 기대어 졸다 꾸는 꿈속에빛 바랜 사진처럼 턱을 괸 채교실 창밖을 응시하는한 소년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햇살이 눈부시거나빗물이 흘러내리거나 때론 바람에 덜컹거리기도 하는너른 창 너머교정을 가로질러 줄지어 선 플라타너스 위로한 없이 펼쳐진 텅빈 하늘그 속에서 소년은무얼 보고 있는 것일까 사십오년의 시공간을 넘어어렴풋이 다가오는
[뉴스프리존, 대구 = 김기평기자〕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최·주관하는 제5기 청년상인 및 가업승계 아카데미가 2016년 8월 8일부터 8월 12일까지 4박5일간 대구 팔공에밀리아호텔 사파이어홀에서 열렸다.이 번 교육과정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전통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성공적인 창업과 가업승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청년상인 및 가업승계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전국으로 확산하여 운영하고 있다. 첫날 입학식은 주임교수의 사회로 약 30분간 진행되었으며, 주최주관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
안부사는 게 너무나 즐겁다고 하길래그런 줄 알았지어제도 오늘도 봄날같다고 웃길래그런 줄 알았지이만하면 잘 사는 거라고 하길래그런 줄 알았지몸 맘 아픈 데도 없이 괜찮다고 하길래그런 줄 알았지그래서 그만하면너가 한 그루 씩씩한 나무려니 했다그대가 한 줄기 올곧은 풀이려니 했다당신이 한 송이 찬란한 꽃이려니 했다아, 이제 무심코 사는구나 싶었다그만하면 더 뭘 바라리여여하게 살아가는 그 발길허허롭게 감싸안는 그 순정영롱한 그리움도산산이 부서져 별처럼 흩어졌으니어이하리야 그런 줄 알고 그러려니 가야지저 하늘 바람에
6만3천원ㅡ산경이 만난 사람3 ㅡ정치인 김문수 십년 전 한 잡지쟁이가 한 국회의원의현찰에 넘어갔다.엄청난 사건이다?악수를 나누고 명함을 보고는 한 마디,그 어려운 월간지를 하시는군요 하고는주머니를 뒤적여 한줌 쥐어준다.6만 3천원! 그 순간 잡지쟁이는 국회의원, 아니 김문수라는 인간에게 시쳇말로 뿅갔다. 속으로 왈칵 눈물이 났다.단칼에 사람의 맘을 앗아간 사람! 그날 이후 불꽃같은 눈으로 지켜보았더니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딱이다 싶다.소탈해서, 겸손해서, 진실하고 청렴해서, 언변이 논리적이어서라기보다도 구린내 나지않는 그 말
푸른 피 스미어중턱 쯤에서땀에 절은 배낭을 내려놓고신발도 벗고걸친 껍데기 죄다 벗으면원초적 그 자리로 회귀하는거침없는 알몸뚱아리 풀잎에 기대어가만히 바람을 타노라면저 아래 지상의 발자국들 어제의 꿈인듯 멀어지고푸르게 물든 눈 감으면청정한 수액온 몸으로 스미어푸른 피 감도는 한 그루 나무인가자유라는 허언을 따라뿌리없이 떠돈 짐승아이젠 붉은 피의 기억과 욕정을다 내려놓으려무나자연의 진언에서 멈출지니주검이 묻힐 곳 어디이겠나푸른 바람 따라 속삭이는듯풀잎의 노래아득한 물결되어알몸뚱아리 위무할 때오, 눈을 뜰 수 없는 저 하늘의 푸른 빛이여
아주까리빡빡 머리 부딪치며골마루 걸래 밀고 내닫던 그 날들다 잊혀진 꿈인가아주까리 씨 문질러 반질거리는 교실 바닥에서미끄러지고 자빠지며 뒹굴던 그 날들다 어디로 사라졌을까한 줄기 비바람에도 아주까리 쑥쑥 솟을 때투명한 대궁에 너그러운 잎새그 속에 영그는 씨앗처럼 먼 기억 넘어 반짝이며 다가오는어린 날의 눈동자들.ㅡ산경 김향기 8.5 수정
사진출처/국무총리실[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황교안 국무총리는 3일부터 5일까지 가족과 함께 사흘 동안 휴가일정에 들어갔다. 황 총리는 휴가 기간 중 지방을 둘러보면서 국내 관광 활성화와 내수 진작을 위한 행보를 하고, 특히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학생들과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먼저, 국내관광 활성화와 내수 진작을 위해, 휴가 첫날인 3일 전남 담양을 방문해 메타세콰이어길, 죽녹원, 소쇄원 등을 둘러봤고,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창조경제 현장인 ‘송정전통시장’을 방문해 민생현장을 둘러봤다. 황 총리는 시장에서 떡과 과일,
매미타오르는 빛을 타고일제히 작열하는 오케스트라도저한 밀물의 파도인가죽자사자 울어대는 함성감슴 찢는 소리의데몬스트레이션도대체 무슨 절박한 사연이냐고,서늘한 바람 속으로 사라지지 전전하고픈 필사의 메시지가뭣이냐고물어도 물어도 그저 울어울어젖힐뿐결국 썰물처럼 빠져나갈오, 오싹한 법열의 화음이여!-산경 김향기 8.4kimht1007@gmail.com
한애자의 소설- 제4회어느덧 새벽 다섯 시를 가리켰다. 장애아 보조 일을 한 후 신문 배달은 그만두었다. 여인의 몸으로 새벽에 다닌다는 것이 두려웠다. 습관적으로 일찍 일어나 창가에 다가갔다. 맞은편 이층 건물에서 조용히 찬송가가 들려왔다.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이 신기하였다.가슴이 답답하여 자신도 모르게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건너편의 교회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 건물의 2층 창 밑에 잠시 섰다. “어둔 밤 쉬되리니 힘써서 일하고…….”교회에 들어갈 용기도 나지 않
노가리 참 멀리서도 왔구나그물에 포획된 비운짠 눈물 한 방울 떨어져서야되살아나는 마알간 눈빛푸른 파도의 꿈 가르는날렵한 몸매였건만일찌감치 포기했거니말없이 가리라 한다소신 공양의 길그렇다고는 해도 한 잔 싸구려 취담에거짓말은 삼가라고눈 부릅뜨고 있네.ㅡ산경 김향기 8.2
이제 만나자꾸나 한적한 둘랫길 모퉁이에일몰의 빛이 은은할 때누군가를 기다리는 물끄러미야 왁짜한 동네 골목길에맵찬 바람이 잦아들 때누군가를 기다리는 우두커니야 눈만 감아다오 팔만 벌려다오 나 네게로 갈게너 내게로 오라 역류하지 못하는 저 세월의 강 위로그 아래 세상의 아우성 너머로어김없이 어슴프레 어둠이 깃드는 때에 얼마나 그리웠냐, 물끄러미야나 네게로 갈게얼마나 쓸쓸했냐, 우두커니야너 내게로 오라 돌고돌아온 인연의 바람 따라이젠 말 없이 얼싸 안자꾸나.ㅡ산경 김향기 8.1
꿈엔들 잊힐리야 삶의 반환점 찍은 지 오래라엊그제 일도 어사무사한데휘황찬 도시 불빛 끝내 편치 않아날이 갈수록 새록새록 떠오르는어린 날의 기억들사라진 고향집 꿈에도 비치나니부엌이며 장독대며 뒤깐의 냄새마저손에 잡혀라 죽어 돌아갈 곳이 고향이라는데흔적없이 사라진 그 고향 땅 냄새는치매끼도 어찌 못해골수에 사무치나니 동무들의 아우성치는 목소리는 어디로 흘러갔나그 골목길 뒷동산 시냇물돌이킬 수 없어 더욱 사무쳐라 세끼 넉넉치 않아도 배고픈 줄 몰랐지고드름 섬뜩하게 얼어도 추운 줄 몰랐지헐렁한 설빔 입고 들떠 차례 지내러세배 하러 가던 어
한애자의 소설- 제3회 “장례식 때, 정말 고마웠어. 언제나 너의 신세를 지는 듯하구나!” “무슨 소리야, 네가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니 역시 서인영이야. 쌍둥이는 잘 자라고 있니? 생활은 어떻고…….”“장애아 돌보아 주는 일을 하고 있어서 생활은 괜찮아!”영자를 보면, 그 앞에서 자신이 움츠러들 듯 초라하게 여겨졌다.“네가 괜찮다면 별장관리인 어떠니? 월급은 넉넉하게 줄께.”“그래? 별장이 어딘데?”“이천에 있어. 아주 조용하고 멋진 곳이야. 우리 사교 팀의 모임이 끝나면 청소 겸 관리인이
강아지풀아아무리 흔들릴지언정결코 꺾이지는 않는구나오히려 마냥 춤추듯 일어서는가냘픈 줄기의 힘꽃인듯 열매인듯 피워올렸으니너는 아주 작은 소리도 다 수신하는푸른 안테나인가보다너는 아주 여린 빛도 다 빨아들이는섬세한 센서인가보다폭풍우 몰아치는 날에야비로소 알았다너가 가녀린 몸짓으로 바람보다 먼저 외치는 풀밭의 예언자인 것을콧구멍 벌름벌름 가만히 바라보노라니시신경이 파래지고 귀가 잎새처럼 자라나는구나흔들리고 싶어라, 춤추고 싶어라, 외치고 싶어라아, 온몸 간지러워라.산경 2015.6.23, 7.29 수정ㅡ강아지풀 말려 차 끓여 마시면 시신
질경이의 노래자존심 따위는 진작에 깔아뭉갰지요.고매한 매란국죽과와는 애당초 거리가 머니까요.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뿌리 내린 곳이하필이면 그렇게나 번잡한 곳일까요?고요한 한 순간이 없네요.때론 짐승같은 사람 발에 밟히기도 하네요.그러니 찬란한 꽃의 영광은 아예 꿈도 꾸지않아요.그래도 순명의 자세로나만의 하늘을 머리에 이고나만의 땅에 뿌리를 내리고나를 위해 쏟아지는별빛 달빛 햇빛의 은총속에 기어코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낸답니다.화려하고 늘씬한 존재들과 비교하지 마세요.앉은뱅이 못난이라고 비웃지 마세요.천지간에 한 존재로 태어나비록 한 순
한애자의 소설- 제2회 남편은 오토바이를 하나 장만하더니, 휴일이면 전국을 붕붕거리며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 그때부터 인영에게는 플라타너스의 잎이 하나 둘 떨어지는 쓸쓸한 계절이었는지 모른다. “출생일이 두 아이가 똑같은데 쌍둥인가요?”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남자직원이 만삭인 여직원에게 다가왔다. “자원봉사자 한 명을 추천하라는 것 마무리 되었나요?”“아, 장애아 보조원 말인가요?”“그렇습니다. 내일까지 복지관에 사람을 보내야 합니다.”“그런데 어쩌죠? 아직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해서요.”“월 80만 원이면 극빈
몰라라바람속에 살면서도바람이 어디로 불어가는지구름 이고 살면서도구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눈비를 맞으며 살면서도눈비가 어떻게 내리는지한낮에도한밤중에도첫새벽에도 몰라라거리 한 복판에서도산 꼭데기 올라서도골방에서도 몰라라제 목숨의 생존을 생각하는 사람열 명의 안위를 생각하는 사람만 명의 공의를 생각하는 사람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지구촌의 화평을 생각하는 사람저마다 간절한 생각에엇비슷한 말을 해도그 뜻이 각각 달라저마다 제 소리 내지르며엇박자를 치는구나별 수 없이 어제처럼 오늘도여기 저기 날선 울타리이리 저리 섬뜩한 경계선 그어지니하룻밤
사진/김시언 래원엔터테인먼트 대표[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우아함과 여성스런 모습을 담은 사진이 SNS에 또다시 공개되고 있다.‘김시언’은 여신다운 아름다움으로 변신한 모습으로 팬 심을 사로 잡고 있다. 래원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김시언은 “문화사업 발전을 위해 연예 기획 업무에도 열정을 갖고있고,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모습으로 배우와 가수 로 병행하며 당차게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 지식만으로는 운영되지 않는 엔터테인먼트 운영자로서 오래된 경험을 바탕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새로운 경력을 만들어 가고있다”
바퀴에 대한 명상 살랑이는 바람이 뒷바퀴를 밀어주고은은한 빛이 앞바퀴를 끌어주면흘러가듯 굴러가는 자전거입니다.더 이상 속도에 목을 매진 않아요.두 귓바퀴가 부드러워지는 나이가 되고 보니 이제 이 정도면 됐다 싶어요. 두 다리와 두 바퀴가 하나가 되어 흐르다 보면어떤 승용차도 갈 수 없는 아스라히 좁은 길을 넘어하늘의 구름을 타기도 하지요.한 방울 기름이나 전기 없이도 달리는 신기한 애마입니다. 바퀴를 발명한 인류의 진보가 자전거에서 멈췄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지고지선이 된 빠름의 신화가 우리의 과거를 다 묻어 버리고, 알 수 없는
중도 데칼코마니처럼푸르른 그 시절에는대쪽처럼 가리라 했는데저기 저 고갯마루다가갈수록 멀어지고 높아져구비구비 휘돌아 가는 오르막길때론 좌로 갔다가 때론 우로 갔다가접었다 펴면일란성 쌍둥이 데칼코마니처럼중앙선 이쪽 저쪽이 분신처럼두 날개인 것을두 귀가 부드러운 나이테 되니 알겠네두 바퀴 자전거로 힘겨이 오르는저기 저 고갯길 직선으로 한숨에 갈 수는 없어좌왕우왕하다가마침내 고갯마루에 서서 뒤돌아보면데칼코마니의 가운데 길이 보이거니때로 그 무엇에 취하여비틀거리는 걸음거리일지라도 자책할 일은 아니라고구비구비 굽은 중도에서흔들리며 솟아오른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