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폐기물 23만 8천여톤이 매립된 왕암동 현장에 에어돔이 수 년째 붕괴돼 방치되고 있다.(사진=김병호 선임기자)

수년 동안 제천시 환경재앙예견지로 전락됐던 왕암동 산업단지 내 지정폐기물이 영원히 그 자리에 매립된다.

원주환경청과 제천시가 처리대안을 모색해 봤지만 막대한 예산 때문에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이곳은 남한강 수계 상류지역으로 방치할 경우 수질 및 토양오염이 심각할 뿐만 아니라 장마철 우수가 범람할 경우 대 환경 재앙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황을 살펴보면 부지 27,676㎡, 용적 244,772㎥, 매립고 22.5m, 매립량 237,531㎥, 매립율 97%, 잔여량 7,241㎥ 이다.

사업비 98억 원을 들여 침출수 처리시설, 연직차수벽을 한 후 최종 복토를 할 예정으로 원주지방환경청과 제천시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연직차수벽은 매립시설 전면차수, 연장 1열 630m, 2열 200m로 그라우팅방식(파이프를 지중에 박아놓고 시멘트 페이스트를 컴프레서에 의해서 지반 중에 주입하는 공법)이다.

최종 복토는 매립시설 상부 약 20,000㎡이고, 가스배제층, 분리층, 차단층, 배수층, 식생대층이며 가스포집정 2개소가 마련된다.

쉽게 말해 오염방지시설을 갖춘 뒤 최종 상부는 부드러운 흙으로 덮고 공원을 조성한다든가 그때 상황에 따라 사용한다고 현장관계자는 부연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동안 공사를 진행한다고 했지만 민간사업자가 먹튀한 곳에 국비 50%, 도비 25%, 시비 25%란 혈세가 투입되니 너무 안타깝다.

위정자들의 세치 혀에 놀아나던 왕암동 지정폐기물이 아름다운 천혜 관광도시 제천에 영원히 매립되는 꼴이 너무 실망스럽다.

지정폐기물 약 23만8천여 톤이 제천시 왕암동에 매립된다는 사실을 제천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유독성 1급 지정폐기물이 매립되는데 따른 환경오염방지 시설을 과연 믿을 수 있겠나?

그러나 아무리 차수공법이 동원돼 시공을 한다 해도 측면은 몰라도 지정폐기물이 묻힌 바닥면(하방부)을 굴착해서 차수시설을 할 수 없어 보인다.

측면 방지 벽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나 시설부지 바닥면 차수막에 이미 균열이 발생했다면 지하로 유독성 침출수가 스며든다고 봐야한다.

바닥면까지 정밀조사를 한 결과물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독성 1급 지정폐기물 약 23만8천여 톤이 제천시에 묻혀 썩고 있다고 보면 정답이다.

처음 시공당시 바닥면을 콘크리트(경질재)피복으로 환경법 규정에 따라 시공했다면 몰라도 지하 암반층(?)이라고 해서 연질재 차수막 시설로 시공했다면 지정폐기물 중량을 견디기 힘들 것으로 예견된다.

명분은 지정폐기물장 안정화 사업이다. 하지만, 시공사가 과연 지정폐기물 매립장 안정화 공사에 전문지식이 있는지? 가 의문이며 하청업체는 2017년 2월 1일보도(대한뉴스, 뉴스 1)에 따르면 제천 올림픽스포츠센터 리모델링 공사를 하청 받아 시공했으나 천장에 물이 흐르는 등 부실공사로 재시공했던 제천시 건설사이다.

제천시 관계자는 19일 필자와 전화통화에서 “지정폐기물 매립장 바닥면은 화강암층이라 별문제가 없다. 지표면에서 바닥까지 약 23m나 되기 때문에 바닥침출수는 문제없다고 본다”라고 말은 했지만 글쎄?

또한, 원주환경청 관계자는 19일 11시 24분경 전화통화에서 바닥면은 어떻게 시공할 것인가? 라는 필자의 질문에 “과장과 상의해 보겠다”라고만 말할 뿐 즉답을 피해갔다.

약 100억 원의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지정폐기물 매립장 안정화 사업인데 필자가 현장을 취재해 본 결과 반쪽짜리 공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측면과 상부는 가능하나 지하 바닥면은 시공하지 못하고 끝나기 때문이다. 이런 아픔을 겪고도 제천시는 이곳저곳에서 지정폐기물 시설을 용인하는 우(愚)를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고, 14만 시민의 안위가 달려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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