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블러그 갈무리

중세시대의 유럽은 온통 마녀사냥에 여념이 없는 시절이었다. 권력을 잡은 세력에서 반대자로 지목되는 사람을 손가락으로 찍기만 하면 그는 아무 변명도 할 새 없이 화형장의 가루로 사라져야 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권력자의 마녀사냥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며 억울한 희생자로 기록되었다. 촛불시위로 탄생한 문재인정부는 박근혜정권의 허망한 정권운영 덕분에 “이게 나라냐”라는 조롱이 국민에게 먹혀 들어가면서 혁명적 정통성을 획득할 수 있었으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최고의 여론지지를 업을 수 있었다. 자유당 말기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와 함께 ‘이게 나라냐’는 아직도 인구에 회자한다. 문재인정부는 거미가 끈적끈적한 거미줄만 믿듯이 오직 높은 지지율만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살아간다. 새로운 정책을 창출하여 국리민복을 꾀하는 것보다 자기들이 믿는 구닥다리 정책으로 국민의 지지를 강요하는 수법이다. 소득을 올린다는 핑계로 소득주도성장을 내걸었는데 그 주창자의 재산은 엄청나게 불어났어도 서민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하니 원성이 사무친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영세 근로자의 수입을 증대시킨다는 최저임금인상은 자영업자들의 몰락과 대량실업사태를 유발시켰다. 제대로 공부가 안 된 어설픈 경제전문가들이 오직 정치논리만 앞세웠기에 정작 경제는 어려워지고 국민의 삶은 고달파진 것이다.

이번에 이명박정권에서 건설했던 4대강 보를 허물어내겠다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그런 점에서 문재인정권의 무소불위의 권력의 힘을 그대로 대변하는 기관으로 등장한 셈이다. 금강과 영산강의 보 5개중 3개를 해체하고 2개는 상시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세종보 공주보 죽산보는 해체를 제안했다. 다만 공주보는 전체를 허물지 않고 보 윗부분을 주민들이 도로로 사용하고 있어 도로는 남겨둔다는 것이며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천보는 보를 그대로 유지하되 상시 개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4대강 첫 삽을 뜬 것이 2008년 12월이니 겨우 10년 만에 해체를 결론지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4대강 보를 건설하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정부의 일방적인 홍보만 들어왔지 실제로 그 효용성이나 필요성을 체감한 사람은 드물다. 다만 삼천리금수강산이라고 자랑하던 대한민국이 사실은 물 부족국가에 속한다는 유엔의 발표에 어리둥절하기도 했을 뿐이다. 선진국에서는 물 한 병 값이 휘발유보다 비싸다는 보도를 접하면서도 우리나라는 괜찮겠지 했던 것이 엊그제만 같은데 지금 우리는 금값인 물을 사먹는 처지다.

치산치수는 국정운영의 기본이다. 4대강을 건설하느라고 어마어마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완공한 지 10년도 안 된 보를 엄청난 돈을 들여 허물어낸다는 사실 앞에 국민은 망연자실해진다. 누구 말이 옳은 것일까. 안방에 가면 시어미 말이 맞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더라는 식이어서는 죽도 밥도 안 된다. 흘러가는 물을 가둬 댐을 조성한다는 것은 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환경부가 물을 가둠으로서 수질이 나빠지고 오염이 확산된다고 하면 국민들은 그대로 믿기만 하면 되는 일일까. 이명박정권이 댐을 막을 때에는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한 데이터를 준비했을 것이고 나름대로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을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 그렇다면 현 정권이 아무리 적폐청산을 모토로 하고 있다지만 이미 건설된 댐을 허물어낼 정도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경제적 편익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보 해체논의는 2017년 5월 문재인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보의 재(再)자연화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되었는데 43명의 민간전문가들이 환경부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3개보 해체를 제안한 것이다, 대통령이 검토하라는 것을 아니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단 말인가. 더구나 한강과 낙동강에는 11개의 보가 있다. 이것들의 운명도 금강과 영산강의 보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환경부에서 분석 평가를 할 때 보를 유지할 때의 편익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직 해체할 때의 편익과 비용만을 계산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수질개선이나 생태계 회복효과가 수천억에 이른다는 막연한 평가는 해체를 전제한 조사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면치 못할 것이다. 4대강 보와 같은 대형 댐 공사는 한 번 파괴한 후에는 다시 재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물은 흘러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억지 논법에 휘말려서는 우리의 물 문제는 회복하기 어렵다. 눈앞에 닥친 물 부족 현상을 타파하고 농사와 공장용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섣불리 보를 해체해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검토해야 할 일이며 마녀사냥 식으로 졸속 보 사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본 내용은 본지의 사정과 다룰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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