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CBS 기자 : 기자님들, 후배기자님들 제가 만약 나가게 되면 보이콧 제안합니다. 제가 나가게 되면 다 같이 나가시고, 제가 있어도 좋다고 생각하면 있어주십시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 제안에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MBC, 한겨레, 김영태(CBS) 기자는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김영태 CBS 기자 : 언론과 소통을 못하면서 무슨 당국이랑 소통을 해요? 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 다시 한 번 이야기하겠습니다. 그 3곳은 공정보도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 김영태 CBS 기자는 자신을 쫓아내려고 하는 한유총을 향해 강하게 꾸짖었다. ⓒ노컷뉴스

김영태 기자 : (한유총이) 아이들을 볼모로 교육당국을 압박하고 있는데, 그러면 한유총은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왜 불통하는지 그 원인을 따져 보세요.

지난해 10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폭로로 만천하에 드러난 사립유치원의 비리 파문,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할 교비(국가지원금)가 명품백이나 성인용품 등을 구매하는데 쓰여진 사실이 낱낱이 드러나 전국 학부모들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세금을 엉뚱하게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쓴 것이다.

그러나 한유총 측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곤 했다. 오히려 세금으로 명품백 사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는 황당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으며, 아이들을 볼모로 폐원까지 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혈세를 지원금으로 받았으면, 어떻게 쓰였는지 투명하게 하자는 데도 황당하게 ‘사유재산 침해’라고 강변하며 여론의 매를 벌고 있다.

▲ 각종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알려지며 전국의 수많은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할 교비(국가지원금)가 명품백이나 성인용품 등을 구매하는데 쓰여진 사실이 낱낱이 드러나 전국 학부모들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세금을 엉뚱하게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쓴 것이다. ⓒ JTBC

사립유치원의 부정을 방지하는 소위 ‘박용진 3법’(유치원 비리근절 3법,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통과도 자유한국당이 가로막고 있다. 자한당과 한유총은 끈끈한 동맹관계임을 입증하고 있다.

‘박용진 3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더불어민주당은 국가지원금과 학부모가 내는 교비를 일원화해서, 엉뚱한 데 사용될시 형사 처벌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자한당은 국가지원금과 학부모부담금을 별도 회계(국가지원회계, 일반회계)로 관리하자며, 노골적으로 유치원의 비리를 방치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중 학부모가 부담하는 교비인 일반회계에 해당하는 부분은 교육 외의 목적에 사용해도, 따로 감사도 처벌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학부모가 낸 교비로 사립유치원에서 명품백을 사든, 성인용품을 사들이든, 종교시설에 헌금하든, 아파트 관리비를 내도 횡령죄로 처벌이 불가능하단 것이다. 사립유치원에서 아무리 비리를 저질러도 빠져나갈 구멍들을 다 만들어주는 셈이다.

▲ 온갖 비리가 드러났음에도, 한유총 측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곤 했다. 오히려 세금으로 명품백 사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는 황당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으며, 아이들을 볼모로 폐원까지 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 JTBC

자한당의 훼방으로 법안 통과가 여의치 않자,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국가회계관리프로그램)을 도입케 하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우선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유치원 581곳을 대상으로 에듀파인을 도입하고 내년 3월1일 모든 사립유치원에 전면 적용할 예정이다.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선 우선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계속 거부할 시에는 감사를 실시하며 이마저 거부할 시 고발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0일 "교육부는 에듀파인 적용 대상 사립유치원의 미도입시 경찰청·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함께 엄정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엄중 경고하기도 했다.

▲ 국가지원금, 즉 혈세가 제대로 아이들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감사하자는 것에 대해 한유총은 엉뚱하게 사유재산 침해를 강변하고 있다. ⓒ고승은

한유총은 이에 반발하며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에듀파인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에듀파인 사용 반대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안 반대 ▲25일 국회 앞 대규모 집회 등을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한유총은 일부 언론들에 대해 극도의 알러지 반응을 보이며, 기자들을 사무실에서 쫒아내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CBS <노컷뉴스>가 24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김영태 CBS 기자가 질문을 하려하자 한유총 측은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고 사무실에서 나가달라고 했다.

김영태 기자는 지난해 사립유치원 문제를 지적하며, 끈질기게 보도해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공익제보자 지원단체 '호루라기 재단'으로부터 ‘호루라기 언론상’을 수상했다. 김 기자는 지난해 사학비리의 민낯과 공익제보자에 대한 비리사학재단의 가해를 보도했으며, 사립유치원에 대한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의 부재에 대해서도 최초로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 한유총의 막무가내식 행태에 대해 김 기자는 다른 언론사 기자들을 향해 “제가 나가게 되면 보이콧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MBC, 한겨레, 김영태(CBS) 기자는 나가주길 바란다”며 세 언론사에 나가줄 것을 요구하는 황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김영태 기자도 “언론과 소통 못하면서 무슨 당국이랑 소통을 하느냐”라고 한유총을 거세게 꾸짖자, 이 위원장은 “3곳(MBC, 한겨레, CBS)는 공정보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가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이에 다른 취재기자는 “일단 질문을 받으시고 답변을 거부한다고 말씀하라. 질문에 답변이 어려우면 ‘답변이 어렵다’고 해달라”고 중재했다.

이후 김 기자는 한유총 측에 ▲시설 사용료 요구 재검토용의 ▲국회 앞 집회 의결 과정 등 두 가지 질문을 던졌으나, 이덕선 위원장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회피했다. 그런 한유총 측의 태도에 김 기자는 동료 기자들에게 “‘이런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 (내용을) 기사에 반영해달라”고 적극 당부하기도 했다.

한유총은 앞서 에듀파인 도입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시설사용료 지급’을 요구한 바 있다. 자신의 사유재산을 유아교육이라는 공공업무에 투입한 만큼 사용료를 정부에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 민간 병원과 사립학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치원은 사기업이 아닌 학교이자 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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