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자 단편소설〖상사〗4회

어느덧 졸업식을 마치고 교무실에 들어서고 있을 때,

“오늘 수고 많았어요!”

여교감이 얼굴을 잔뜩 찌뿌리며 하기 싫은 말을 억지로 내뱉고 있었다. 많은 여교사들이 모애의 주위에 모여 찬사를 하자, 마지못해 여교감도 던지는 말이었다. 매우 기분이 상한 표정이었다. 얼굴에 불쾌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그는 교장의 흐뭇해하며 모애를 주목하는 시선마저 집요하게 감각화하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순간 모애는 위축되려 하였으나 오히려 기가 죽지 않으려 당당해졌다.

‘늙어도 여자는 역시 여자구나!’

교장으로부터 제일 총애를 받고 있는 사람이 교감 자신이라고 여기며 자신이 여교사들 중 제일로 여겼다. 안타깝게도 나이 많은 늙은 여자라는 사실은 깡그리 잊어버리듯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듯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교장 측에서는 늙은 여 교감에게는 흥미가 없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여교감은 사랑받고자 하는 여심으로 설레고 있었다. 자신이 여자로서 매력적인 존재라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 듯하였다.

장미원이 전화를 준 것은 작년 봄이었다. 그러니까 모애가 장미원을 알 게 된 것은 작년 가을 동문회에서였다. 산뜻한 단발머리에 커다란 쌍커플의 장미원이 교육장이라는 상사의 곁에 앉아, 매우 흥이 넘쳐 있어 보였다. 아마 같은 교육청에서 동문회라 더욱 결속 되어 있는 듯하였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들은 정열이 아직도 소멸되지 않은 남자와 여자였다. 모애는 그 두 사람의 관계를 짐작해 본다. 미모의 장미원! 무르익은 성숙한 여인이다. 옆의 상사는 오십대 후반이지만 인물이 좋았다. 인상도 교육자처럼 품위도 베어 나왔다. 모애는 그 두 사람의 관계를 미루어 추측해본다.

“왜? 내가?”

자신이 경험한 똑같은 그 장면들을 예상하여서일까!

구름과 같은 지난 세월!!

모애는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자신의 기질에 대하여 검토하듯 샅샅이 되새기고 씹어본다. <어디를 가든 자신은 돋보여야 하고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스타의식에 예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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