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고민의 불협화음까지 닮은 멤버들...

혼자만의 쉼표, 도돌이표를 벗어나 난생 처음으로 함께 하는 기적의 하모니를 꿈꾼다.“

[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꽃피는 봄이 오면‘ 故 류장하 감독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이야기, 따뜻한 봄에 만나는 웰메이드 음악 다큐멘터리 ‘뷰티플 마인드’가 10세부터 30세, 천재부터 노력파, 장애부터 비장애까지 다양한 뮤지션들이 서로의 차이에 귀 기울이며 오케스트라 앙상블을 맞추어 가는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의 이야기를 다룬 첫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는 예비예술인 및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무료음악프로그램을 제공하며, 10주년을 맞아 ‘뷰티플 마인드’를 제작하였다.

수줍은 미소가 아름다운 지휘자 이원숙, 첼리스트 김민주,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진 /ⓒ권애진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뷰티플 마인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음악감독 조성우, 지휘자 이원숙, 첼리스트 김민주,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진, 감독 손미가 참석하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故 류장하 감독과 함께 '뷰티플 마인드'를 연출한 감독 손미 /ⓒ권애진

감독 손미는 “류장하 감독님께서 촬영을 하는 동안에도 몸이 안 좋은 상태였다. ‘뷰티플 마인드’에는 힐링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류장하)감독님도 촬영하는 과정에서 힐링을 받고 있다고 하셨다”고 故 류장하 감독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진 /ⓒ권애진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진은 “영화가 장애인에 대한 동정심만으로 끝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어색함을 느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컸다”라고 영화 초반에 불편했던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찍고 나서 영화를 보니 신기했고, 저희만의 추억이 하나 생겨 뿌듯하다”고 감회를 전했다.

첼리스트 김민주 /ⓒ권애진

첼리스트 김민주는 “촬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화에 담을 이야기가 무엇인지 생각을 많이 했었다. 또 촬영하면서 몰랐던 부분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다른 친구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게 됐고, 다 같이 함께 완성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촬영소감을 전하였다.

음악감독 조성우 /ⓒ권애진

음악감독 조성우는 “언어적인 소통 장애 등에 문제가 있어도 악기에만 익숙해진다면 진짜 음악을 하는 데에는 장애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 음악은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통해 해방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는 느낌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故 류장하 감독은 영화 속에서 “고전음악과 현재의 시간을 거슬러 이해 할 수 있고 이해시킬 수 있는 것은 느낌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지휘자 이원숙 /ⓒ권애진

다이내믹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며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지휘자 이원숙은 “이 영화가 장애아의 오케스트라가 아닌 사회의 (당당하고 당연한)한 구성원으로 봐 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 속의 많은 ‘뷰티플 티쳐’들 또한 지휘자 이원숙의 바람과 공통된 바람들을 반복해 이야기한다.

'뷰티플 마인드' 스틸사진_지휘자 이원숙 /(제공=필앤플랜)

영화 ‘뷰티플 마인드’에는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더불어, 그들의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여럿 출연해 오랜 세월 응어리진 내밀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관객들과의 진심 어린 대화를 시도한다. 이 영화는 ‘음악 하는 아이들’의 영화이면서도, 한편 그 아이들에게 ‘음악 하는 마음’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뷰티플 마인드’의 가능성을 선물한 부모님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숨은 주인공이다. 부모가 아이의 장애를 가장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마음. 그 순간의 절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믿음을 포기하지 않은 강인한 다짐, 편견과 차별에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와 후회 등 온 마음을 기울이게 되는 따스한 사연들의 향연 속에서 극장을 찾은 많은 관객들, 특히 어르신들에게 맘 깊은 곳을 깨우는 강렬한 공감과 큰 감정의 파고를 남기며 많은 눈물과 격려를 남겼다.

'뷰티플 마인드' 뮤지션 스틸사진_클라리넷티스트 김범순, 첼리스트 김민주, 피아니스트 김건호 ,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진, 기타리스트 허지연, 기타리스트 심환 /(제공=필앤플랜)

특히, 아이가 평생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고도 포기하지 않았던 기타리스트 허지연의 어머니 김명숙 씨의 인터뷰는 부모의 믿음과 사랑이 아이의 성장에 얼마나 귀한 자양분인지를 새삼 일깨워준다. 또한 바이올리니스트 조현성의 어머니 이인숙 씨가 담담히 전한 20년 넘는 세월에도 익숙해지지 않는 아이를 향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의 아픔, 그로 인해 자신 역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일화를 고백하는 순간은 보는 이에게 그 진심이 오롯이 전이되며 뜨거운 공감을 자아냈다. 상처도 믿음도 큰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세상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음악’을 선물한다.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는 일종의 작은 사회로서 차별과 편견으로 가득한 사회에 나아가기 위한 연습곡 혹은 리허설 무대가 된다. 그곳은 다양한 핸디캡을 가진 수많은 친구들이 모여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여 하나의 하모니를 완성해야 하는 곳이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소리를 내고, 세상과의 서툰 소통을 시작하며 자신들의 속도로 성장해 간다. 이처럼 ‘뷰티플 뮤지션’들에게 음악을 처음으로 소개한 부모들의 사랑을 이어받아, 음악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뷰티플 티쳐’들의 진심 어린 인터뷰에는 돈독한 사제의 정과 나아가 동료 뮤지션으로서의 동료애까지 고스란히 담겨 더욱 풍성한 감동을 예고한다.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 등과 관련해 많은 반발들이 있던 적이 많았다. 지금도 장애인을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 그리고 그들의 불편함에 공감하지 않고 있는 사회는 여전하다. ‘장애체험’ 등 1회성으로 ‘불편함’을 느껴보는 교육들도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한시적인 교육보다는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일깨우며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불편하거나 낯선 존재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이런 영화들이 1회성 교육보다 더욱 반갑다. 

세상에 한 발자욱 나아가려는 개성 만발 뮤지션들의 오케스트라 도전 속에서 부모님들의 믿음과 사랑, 사제 간의 특별한 소통 등 평범하지만 가장 소중한 진심으로 가득한 영화 ‘뷰티플 마인드’는 많은 관객에게 ‘소통’과 ‘공감’이라는 귀한 ‘아름다운 마음’을 선사할 것이다. ‘장애’는 있지만 나보다 ‘음악(뿐 아니라 그 어떤 것이든지)’을 잘하는 친구들이라는 인식으로, ‘틀림’이라는 편견을 없애고 ‘다름’이라는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사회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이 영화가 많은 이들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뷰티플 마인드' 메인포스터 /(제공=필앤플랜)

단원들을 향한 애틋한 모성애의 감동을 품은 영화 ‘뷰티플 마인드’는 오는 4월 18일부터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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