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들꽃영화상 시상식

[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저예산독립영화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작은영화제 '들꽃영화상'의 시상식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문학의 집에서 성대한 축제의 장을 열었다. 이번 시상식은 14개 부문 후보자들, 전년도 수상자들, 스태프, 배우, 영화 제작사, 배급사, 평론가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 등 영화를 사랑하는 300여명이 모인 따뜻하고 흥겨운 자리였다.

레드카펫이 따로 없이 포토월만 한 쪽에 세워져 있는 작은 자리였지만, 그 곳에 선 배우들은 그 자리에서도 충분히 빛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상식 후보자로 참석해 자리를 빛낸 배우들(가나다순)

남우주연상 후보 <튼튼이의 모험> 김충길 배우 /ⓒ권애진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레슬링에 매진하는 건강한 청소년들을 이야기한 영화 <튼튼이의 모험>에서 충길 역을 맡은 김충길 배우는 영화 속 대사 그리고 자신의 철학이기도 하다 했던 ‘감동은 촌스러운 데서 오는 거잖아’라는 대사처럼 포토월에 멀쑥한 차림이 아닌 조금은 촌스러운 복장이지만 당당하고 환한 웃음으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신인배우상 후보 <소녀의 세계> 노정의 배우 /ⓒ권애진

<소녀의 세계>에서 봉선화 역을 연기한 노정의 배우는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히치하이크' 등 다양한 영화들에서 아역연기자 출신다운 섬세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히치하이크'에서 희망을 찾아 나서는 열 여섯 살 소녀 '정애'로 분해 소녀의 감정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연기하며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신인배우상 후보 <살아남은 아이> 성유빈 배우 /ⓒ권애진

<살아남은 아이>에서 윤기현 역을 맡은 성유빈 배우는 <블라인드>의 어린 동현, <완득이>의 어린 완득, <신과 함께-죄와 벌>의 어린 자홍을 연기한 이후, 첫 주연작인 <살아남은 아이>에서 숨이 막힐 듯한 긴장을 가슴 저린 연기로 펼쳐내어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신인배우상 후보 <당신의 부탁> 윤찬영 배우 /ⓒ권애진

<당신의 부탁>에서 종욱 역을 맡은 윤찬영은 큰 기복 없이 잔잔하게 흐르는 이 영화에서 과묵하고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고등학생 역을 무리 없이 연기해 냈다.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영화 <생일>에서는 아들 수호 역을 맡아 묵직한 슬픔을 연기하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여우주연상 후보 <누에 치던 방> 이상희 배우 /ⓒ권애진

제4회 들꽃영화상에서 신인배우상을 수상했던 이상희 배우는 <누에치던 방>에서 절박한 상황에서 나름 살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남들이 보기에 조금은 정상적이지 않은 미희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관객이 극 중 인물들에게 집중하게 하는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이상희 배우를 드라마와 영화 등 각종매체에서 더욱 자주 볼 수 있기 바란다.

여우주연상 후보 <소공녀> 이솜 배우 /ⓒ권애진

<소공녀>에서 자신의 처지나 상황에 부끄럼 없이 당당하고 매력적인 미소 역을 맡은 이솜 배우는 관객들에게 '미소 역은 (이솜 배우의) 인생캐릭터'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순수한 소녀부터 당당하고 매력 넘치는 여인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다채롭게 표현하고 있는 이솜 배우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존재감을 다지고 있다.

신인배우상 후보 <어른도감> 이재인 배우 /ⓒ권애진

<어른도감>에서 어른 같은 아이, 황경언 역을 맡은 이재인 배우는 꾸준히 독립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감탄을 자아낼 수 밖에 없는 연기들을 펼쳐내며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배우이다. <사바하>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지닌 괴물 신인'으로 주목을 받은 이재인 배우의 신들린 연기를 여러 매체들에서 만나 보길 기대한다.

조연상 후보 <오목소녀> 이지원 배우 /ⓒ권애진

<오목소녀>의 조영남 역을 맡은 이지원 배우는 통통 튀는 자신감 넘치는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살려냈다.

남우주연상 후보 <홈> 이효제 배우 /ⓒ권애진

<홈>의 철없고 무책임한 어른들 사이에서 감정을 꾹꾹 눌러 담는 소년, 장준호 역을 맡은 이효제 배우는 영화 속에서 과잉되지 않은 디테일한 연기를 펼치며 함께 공연한 배우들의 극찬을 받았으며, 많은 관객들의 눈물어린 응원을 이끌어냈다.

<파란입이 달린 얼굴> 여우주연상 후보 장리우 배우, 조연상 후보 진용욱 배우 /ⓒ권애진

<파란입이달린얼굴>에서 무능력하고 아픈 엄마와 지체장애가 있는 오빠까지 부양하고 있는 여성가장, 서영 역을 맡은 장리우 배우는 개성과 표정을 잃고 오로지 생존을 위해 억척스레 살아가는 서영에게 무시무시한 생명력을 실어주었다. 지체장애를 가진 서영의 오빠, 영준 역을 맡은 진용욱 배우는 <작은형>에서 지적장애를 가졌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순진무구한 형을 그렸다면, 이 영화에서는 꿈이 있음에도 현실에 좌절한 영준의 절망을 가슴 아프게 그려냈다. 여성가장들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이 영화는 자본주의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여 주목을 받았다.

시상식 시상자로 참석해 자리를 빛낸 배우들(가나다순)

제5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자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모> 기주봉 배우 /ⓒ권애진

제5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기주봉 배우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모>에서 모금산 역을 맡아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키는 독특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젊은 감독들과의 작업에서도 작은 대사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상의하고, 감독의 디렉팅을 믿고 따라주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세심함은 로카르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강변호텔> 영화 역)으로 이어졌다.

김규리 배우 /ⓒ권애진

세계 유수 영화들의 초청이 이어지던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에서 고혹적인 절정의 아름다움을 지닌 추은주 역을 맡아 젊음의 아름다움 자체를 연기해 냈다. MB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라 10여 년간 영화와 드라마에서 배제되어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던 배우 김규리의 아름다운 행보를 기대해 본다.

제5회 들꽃영화상 조연상 수상자 <소통과 거짓말> 김선영 배우 /ⓒ권애진

<소통과 거짓말>로 제5회 들꽃영화상 조연상과 제23회 춘사영화제 조연상을 수상하고, <허스토리>로 제27회 부일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김선영 배우는 <소통과 거짓말>에서 아픔을 간직한 복잡 미묘한 캐릭터인 며느리 선영 역을 맡아 실제 생활만치 실감 나는 연기와 존재감을 보이며 영화를 빛내주었다.

류승룡 배우 /ⓒ권애진

최근 <극한직업>에서 맛깔난 연기를 보여준 류승룡 배우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지만 절대 튀지 않는 조화로운 연기를 보이며 관객들의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 ‘비워내는 동시에 채워야 하는 감정노동자’라고 배우를 이야기하는 류승룡 배우의 다음 감정의 색채가 더 궁금하고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유진 배우 /ⓒ권애진

소수자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서 발로 뛰고 있는 당당하고 똑 부러지는 배우, 독립영화에도 욕심을 내고 있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서운하다 토로하는 귀여운 매력을 가진 소유진 배우는 각종 인권 문화제나 행사 등에서 자주 마주칠 수 있다. 그리고 종종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긴 작은 선물들로 예상치 못한 큰 감동을 안겨주는 소유진 배우를 독립영화에서도 자주 보길 소망한다.

제5회 들꽃영화상 신인배우상 수상자 <메소드> 오승훈 배우 /ⓒ권애진

<메소드>에서 낯설고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영우 역을 맡아 제5회 들꽃영화상 신인배우상을 수상했던 오승훈 배우는 대학로에서도 꾸준히 연기를 이어가고 있는 기대되는 배우 중 하나이다. 해가 갈수록 눈빛이 깊어지고 있는 배우 오승훈의 다음 행보도 기대해 본다.

제5회 들꽃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자 <꿈의 제인> 이민지 배우 /ⓒ권애진

<꿈의 제인>에서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운 소녀, 소현 역을 맡아 제5회 들꽃영화상 여우주연상,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던 이민지 배우는 소현의 꾹꾹 눌러 담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작은 표정의 변화만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액션영화에도 출연하고 싶고, 킬러의 역할도 해 보고 싶다는 배우 이민지를 그런 영화들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가나다순)

강유진 배우 /ⓒ권애진
한국독립영화를 사랑해 주고 지켜나가고 있는 '달시파켓' 들꽃영화상 운영위원장 /ⓒ권애진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극장을 찾은 것을 시작으로 한국영화에 완전히 빠져버린 달시파켓은 개인사이트에서 한국영화를 외국에 소개하던 중 기자직 제안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영화평론가, 자막 번역가, 영화제 프로그램 컨설턴트 등을 바쁘게 수행하며 한국영화를 외국에 쉴 새 없이 알리고 있는 중이다. 그의 그러한 고마운 행보에 많은 영화 관계자와 팬들은 무한한 감사를 보내고 있다.

<커튼콜> 류훈 감독 /ⓒ권애진

2016년 아쉬운 배급 상황이 안타까웠던, 루저들을 이야기하는 영화 <커튼콜>의 류훈 감독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추었다. 열심히 살아온 이들을 위해 박수를 쳐주는 영화의 그런 감동을 스크린에서 또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파파 오랑후탄> 염광호 배우 /ⓒ권애진

<파파 오랑후탄>에서 말레이시아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안정적인 생황을 버리고 떠나는 목사 박철현 역을 맡은 염광호 배우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연기자 겸 사업가이다.

오성수 배우 /ⓒ권애진

드라마와 영화에서 크고 작은 배역에 상관없이 충실한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주는 오성수 배우는 여러 독립영화에 작품성만을 보고 참여하는 무한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매체에서 열정 가득한 연기들을 많이 만나기를 기대한다.

<아워바디> 최희서 배우 /ⓒ권애진

<박열>에서 후미코 역을 맡으며 관객들의 주목을 받은 최희서 배우는 <아워바디>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였다. <아워바디>는 토론토, 부산, 오사카 등에 초청받았으며 올해 상반기 국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어, 최희서 배우의 또 다른 매력을 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한지일 배우 /ⓒ권애진

한지일 배우는 7ㆍ80년대를 풍미하던 배우로 영화제작자로도 활동했었다. 현재 서울의 한 호텔에서 웨이터, 벨보이, 파킹맨 등에 도전해 화재를 모은 바 있으며, 웨이터 일 뿐 아니라 각종 봉사활동과 사회문제에 앞장서서 나서고 있다.

사진 속에 모두 담지 못했지만 들꽃영화상에 참석한 모두 너무 아름답고 빛나던 자리였다.

들꽃영화상은 한국영화를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는 달시파켓이 제정한 한국 독립영화상으로 2014년 4월 1회 개최 이후, 매년 봄에 열리고 있다. 이 영화제의 주요한 목표는 주류 영화산업 밖에서 뛰어난 작품들을 만들고 있는 많은 영화인들을 조명하는 것이다. '들꽃영화상'이란 이름은 혹독한 환경에서 뿌리내리고 번성하는 들꽃처럼, 독립 영화의 창조적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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