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여자의 마음이 갈대와 같다고 했을까요?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게 뭘까요? 남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여자의 마음을 읽는 것이 아닐까요?

어쨌든 남성들이 여자의 마음을 아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 들어 우리 집사람의 마음이 너무 변화가 잦아 무척 저를 힘들게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집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하루하루를 행복한 감정을 지닐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한때, 영국의 젊은 아더왕이 복병(伏兵)을 만나 이웃나라 왕에게 포로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웃나라 왕은 아더왕을 죽이려 하였으나, 아더왕의 혈기와 능력에 감복하여 아더왕을 살려줄 하나의 제안을 합니다. 그 제안이란, 그가 할 매우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더왕이 대답한다면 아더왕을 살려 주기로 한 것이지요.

이웃나라 왕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기한으로 1년을 주었고, 아더왕이 1년 안에 답을 찾아오지 못한 경우 처형하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 질문은 바로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what do women really want?)” 이었습니다.

이러한 질문은 현명하다는 사람들도 당황시킬 정도의 어려운 질문인데, 하물며 젊은 아더왕이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아더왕에게는 풀 수 없는 질문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당장 죽는 것 보다 나았기에 아더왕은 이웃나라왕의 제안을 받아들여 1년 동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에 나섭니다.

아더왕은 자신의 왕국에 돌아와서 모든 백성들에게 묻기 시작합니다. 공주들, 창녀들, 승려들, 현자들, 그리고 심지어 광대들에게까지 모두 물어 보았지요. 하지만 그 누구도 만족할 만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때, 아더왕의 신하들이 왕에게 말하기를 북쪽에 늙은 마녀(魔女)가 한명 사는데, 아마 그 마녀는 답을 알 것이니 그 마녀를 데려오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합니다. 그러나 그 마녀는 말도 안 되는 엄청난 대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1년이 지나 마지막 날이 돌아왔고, 아더왕에게는 늙은 마녀에게 물어보는 것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었습니다.

늙은 마녀는 답을 안다고 선뜻 대답하였지만, 예상대로 엄청난 대가를 요구하였습니다. 그 대가란 아더왕이 거느린 ‘원탁의 기사’들 중, 가장 용맹하고 용모가 수려한 ‘거웨인’과 혼인하는 것이었지요. 아더왕은 충격에 휩싸였고 주저하기 시작합니다. 늙은 마녀는 꼽추였고 섬뜩한 기운이 감돌기까지 한 추녀(醜女)였습니다.

이빨은 하나밖에 없었고, 하수구 찌꺼기 같은 냄새를 풍겼으며, 항상 이상한 소리를 내고 다녔습니다. 아더왕은 이제까지 이렇게 더럽고 추한 생물은 본적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추한 마녀를 자기의 가장 충성스러운 신하인 거웨인에게 혼인하라고 명령할 수가 없었지요.

그러나 거웨인은 자기가 충성을 바치는 아더왕의 목숨이 달려있는 만큼, 주저 없이 그 마녀와 혼인을 하겠다고 자원합니다. 혼인이 진행되었고, 결국 마녀는 아더왕이 가진 질문에 대한 정답을 이야기합니다.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도하는 것, 곧 자신의 일에 대한 결정을 남의 간섭 없이 자신이 내리는 것(what women really want is to be in charge of her own life)”이라고 하였습니다.

정답을 듣자 모든 사람은 손바닥을 치며 저 말이야말로 진실이고, 질문에 대한 정답이라고 하며, 아더왕이 이제 죽을 필요가 없음에 기뻐하였지요. 아더왕은 이웃나라 왕에게 질문에 대한 답을 하였고, 이웃나라왕은 그것이야말로 진실이며 정답이라며 인정하면서 아더왕의 목숨을 보장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목숨을 되찾은 아더왕에게는 근심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총애하는 거웨인의 혼인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거웨인은 대단한 사람이었지요. 늙은 마녀는 결혼하자마자 최악의 매너와 태도로 거웨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을 대했습니다. 그러나 거웨인은 한 치의 성냄이나 멸시 없이 오직 착하게 자신의 아내로서 마녀를 대했습니다.

첫날밤이 다가왔습니다. 거웨인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경험이 될지도 모르는 첫날밤을 앞에 두고 숙연히 침실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침실 안의 광경은 거웨인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지요. 거웨인의 일생에서 본적 없는 최고의 미녀가 침대위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거웨인이 미녀에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미녀는 자신이 추한 마녀임에도 거웨인은 항상 진실로 자기를 대했고, 아내로 인정 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감사로서, 이제부터 삶의 반은 추한 마녀로, 나머지 반은 이 아름다운 미녀로서 있겠노라고 합니다.

ⓒ 영화'킹 아더'의 한장면 캡쳐

그러면서 마녀는 거웨인에게 묻습니다. “낮에 추한 마녀로 있고, 밤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을 것인가, 아니면 낮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고, 밤에 추한 마녀로 있는 것이 좋은가?” 거웨인에게 선택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거웨인은 이 진퇴양난의 딜레마에서 선택을 해야만 했지요. 만일 낮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기를 바란다면, 주위사람에게는 부러움을 사겠지만, 밤에 둘만의 시간에 추한 마녀로 변한다면 어찌 살 것인가요? 아니면 반대로 낮에 추한 마녀로 있어 주위사람의 비웃음을 사겠지만, 밤에 둘만의 시간에 아름다운 미녀로 변해 살 것인가!

거웨인은 “당신이 직접 선택하세요!”라고 말합니다. 마녀는 이 말을 듣자마자 “자신은, 반은 마녀, 반은 미녀 할 것 없이 항상 아름다운 미녀”로 있겠노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거웨인이 마녀에게 직접 선택하라고 할 만큼, 마녀의 삶과 결정권, 그리고 마녀 자체를 존중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하였지요.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게 뭘까요? 저도 이제부터는 제 아내에게 삶의 결정권과 그리고 아내를 더욱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생각과 지난날에 대한 깊은 참회를 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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