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어쩌다가 지금의 모습까지 왔을까.

노동자의 희망으로 전노협을 거쳐 100만 조합원의 민주노총으로 덩치는 키웠지만 사회적 영향력이나 대중 호감도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 위주의 구성, 투쟁 일변도, 실리보다는 이념중심 등 여러 문제가 겹쳐 점점 대중과 멀어지는, 스스로 닫힌 자발적 왕따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 원인중에 핵심은 지도부의 노쇠화와 그걸 감추기 위한 선명성 투쟁 일변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 지도부와 다르게 사회적 대화에 긍적적 입장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경사노위 불참과 대정부 투쟁이라는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이번 구속사태도 그런 원인으로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대화를 시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강경노선으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대의원으로 구성된 1000여명의 강경파 활동가들에게 밀려 끌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의원들은 계파, 이념 선명성 경쟁을 통해 소속 계파와 본인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내부로 향하는 비판을 차단하고자 민주노총을 강경일변도의 투쟁으로 내몰고 있다.

어느 조직이든 기득권을 형성한 집단은 내부에 대한 비판을 회피하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대외적 투쟁을 내세운다.

지난 24일 자유한국당이 국회정상화 협상을 결렬시킨 것도 당내 강경파들의 무책임한 행태에서 비롯됐듯이, 지금 민주노총의 대의원들은 사회적 대화를 통한 사회발전을 바라는 5천만 국민, 민주노총을 통해 노동의 희망을 염원하는 2천만 노동자, 100만 조합원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의 조직내 기득권을 위한 투쟁을 위해 민주노총을 사회적 왕따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변화에 둔감하고 여전히 선도적 삶을 살고 있다는 어설픈 선민의식까지 합쳐져 홀로 과거에 머물고 있는 대의원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의 미래는 깜깜한 암흑일 뿐이다.

대표적 보수조직인 자유총연맹도 사회의 변화를 인정하고 과거의 정치적 편향성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가고자 하고 있다.

그런데 한때 진보의 대명사로 불린 민주노총이 지금은 가장 변화에 뒤떨어진 모습으로 대중들과 멀어지는 게 너무나 안타깝다.

오랜 투쟁경력이 소중하고 빛나기 위해서는 내부의 혁신에 먼저 나서고 사회변화에 저항보다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

위원장 구속에 자신들을 뒤돌아보기 보다는 2배의 투쟁으로 문재인 정부를 끌어내리겠다는 지극히 감정적인 대응밖에 할 수 없다면 민주노총 지도부와 대의원들은 스스로 무능한 집단임을 자임하는 꼴일 뿐이다.

고이면 썩는다는 기본을 잊은 조직이 보이는 딱 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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