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아트홀에서 제24회 젊은 연극제 참가작 평택대학교 방송연예학과의 김성진 지도교수, C S 루이스 작, 송성애 음악감독, 김용진 연출의 음악극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관람했다.

“조선에 성경기념학원을 세워 학생들을 가르쳐라.” 1911년 6월 3일 미국인 선교사였던 아더 태펀 피어선(Arthur Tappan Pierson)은 한국(당시 조선)에 피어선 성경기념학원을 세우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의 유지에 따라 1912년 10월 15일 피어선 기념성경학원이 설립됐다.

1945년에는 서울 광화문 경기여고 앞에 피어선 고등공민학교로 개칭하고, 1980년 피어선 성서 신학교, 1984년 피어선 신학교, 1990 피어선 대학, 1992년 피어선 대학교, 1996년 평택대학교로 변경되었다. 진리, 정의, 봉사의 피어선 정신으로 지난 100여년이라는 시간동안 어려운 이웃의 슬픔을 감싸 안고, 평택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과 함께 해 온 평택대학교가 다시금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C.S.루이스(Clive Staples Lewis)는 영국 아이리쉬 항구 도시 벨파스트(Belfast)에서 태어났다.

벨파스트에 있는 캠블(Campbell)대학에서 한 학기 공부한 후에 루이스는 영국의 웨스트 미들랜드(West Midland) 에 있는 첼보울 하우스(Cherbours House in Malvern)에 입학하였다. 첼보울 하우스에서 행복하게 두 해를 보낸 후 루이스는 영국의 대학 입시 준비학교로 명성 높은 말버른(Malvern)대학의 장학금을 받았다.

루이스는 1차 대전 동안 프랑스에서 군 복무를 하고 1919년 1월부터 옥스포드에서 공부를 시작하였다.

University College에서 학부에 있을 때 루이스는 눈부신 학문적인 업적을 이룩하였는데 1921년에는 논문부분에서 부총장 상을, 헬라어와 라틴어 부문, 그리고 고전철학, 영어와 영문학 부문에서는 1등 상을 받았다. 1924년부터 25년까지 1년 동안의 철학 강의를 마치자 옥스포드의 막달린 대학의 교수자리에 선출되었으며 거기에서 30여 년을 봉직하였다. 그는 논문과 비평등을 통하여 그리고 후에는 <The Allegory of Live:A Study in Medieval Tradition(1936)>이라는 중세 낭만주의 문학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당대 최고의 문학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 후 계속해서 <The Personal Heresy:A Controversy(1936)>, <A Preface to Paradise Lost(1942)>, <English Literature in the Sixteenth Century, Excluding Drama(1954)> 그리고< An Experiment in Criticism(1961)> 등을 발표하였다.

1950년대 후반부터 그는 골다공증으로 고생하였으며 1961년 부터는 신장감염으로 강의를 계속할 수 없었다. 1962년과 1963년 상반기에는 건강이 나아지는 것 같았으나 1963년 7월 15일에 심장마비를 일으켜 거의 죽은 상태에서 마지막 종교의식까지 치루었으나 다시 회복되어 8월에는 집으로 돌아갔지만 건강상태는 계속 악화되었고 작가 헉스리와 죤 F. 케네디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같은 날 11일 22일에 세상을 떠났다.

작품으로는 <순례자의 귀향>, <침묵의 행성 밖으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페렐란드라> <천국과 지옥의 이혼> <그 가공할 힘>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등이 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고참 악마인 스크루테이프가 자기 조카이자 신참 악마인 웜우드에게 보내는 31편의 편지들을 묶은 가상 소설이다. 이 책에서 주인공 스크루테이프는 악마가 맡은 사람을 ‘환자’라고 부르고, 예수님을 ‘원수’라고 부른다.

루이스에 의하면, 그가 이 책을 쓴 후에 가장 흔하게 받은 질문은, 정말로 악마를 믿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루이스는 부정과 긍정의 두 가지 대답을 동시에 한다. 만일 악마가 ‘하나님처럼 영원하고 자존적이되, 하나님과 반대가 되는 권세자’를 뜻하는 것이라면, ‘아니오’라는 것이다. 하나님 외에 영원하고 자존적인 존재란 있을 수 없고, 또 하나님과 반대가 되는 존재도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루이스는 악마가 하나님과 반대되는 존재가 아니라, 타락한 천사로서, 천사와 반대되는 존재라면, ‘예’라는 것이다. 그리고 루이스는 이런 견해가 성경과 기독교 전통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루이스는 이 책의 서문에서, 악마에 대해 생각할 때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 두 가지를 지적했다. 하나는 악마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악마를 믿되 불건전하게 지나친 관심을 쏟는 것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루이스의 악마관에 동의하며, 필자가 아는 한 성경적인 관점이라고 판단된다.

 

이 책에서 필자가 흥미롭게 본 것 중 하나는, 루이스의 ‘관료 사회’에 대한 비판이다. 루이스의 ‘1961년판 서문’에 의하면, 가장 큰 악은 디킨스가 즐겨 그린 ‘범죄의 소굴’이 아니라, 관료조직에서 일어난다.

 

가장 큰 악은 카펫이 깔려 있으며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는 따뜻하고 깔끔한 사무실에서, 흰 셔츠를 차려 입고 손톱과 수염을 말쑥하게 깎은, 굳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는 점잖은 사람들이 고안하고 명령(제안하고 제청받고 통과시키고 의사록에 기록)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당연히 지옥에 대한 상징으로서 경찰 국가의 관료조직이나 아주 비열한 사업을 벌이는 사무실 비슷한 것을 택하게 되었다.

그래서 루이스는 지옥에 대한 지상의 유사물로 “두려움과 탐욕으로만 똘똘 뭉친 관료 사회”를 그려냈다. 그리고 이런 관료 사회에서 전 조직체를 움직이는 원리는 바로 ‘먹느냐 먹히느냐’이다. 이런 관점에서 루이스는 악마들이 행동하는 동기 중의 하나로 ‘일종의 굶주림’을 말하면서, 악마들이 서로를 잡아먹을 수 있게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루이스는 이런 살풍경을 인간이 동료 인간을 완전히 제 것으로 소화시키고 싶어하는 인간 사회에서도 본다고 말하면서, 인간 상호간의 ‘강렬한 지배의 열망’를 비판한다.

사실 이 책의 진정한 목적은 루이스의 고백처럼, 악마의 삶을 고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가 이 책에 그려진 악마의 언행을 통해 인간을 성찰하는 것이 저자인 루이스의 의도에 충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인간의 기독교 신앙관에 대한 성찰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뮤지컬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현대사회의 자살률이 급증하는 데는 모두 악마들의 영향이 매우 크다. 그들은 인간들이 실패하고, 좌절하여 생을 포기하게 만든다. 특히 종교적 구원에 갈망하는 사람들일수록 더욱더 악마들의 표적이 되기 싶다는 설정의 내용이다.

삶에 좌절하여 괴로워하는 인간에게 다가가 자살을 유도하는 웜우드는 죽음이야 말로 슬픔도 괴로움도 없는 ‘퍼펙트한 세상’이라며, 한 영혼의 자살을 유도하지만 죽음에 이르게 하는 데까지는 실패하게 된다. 좌절하고 있는 웜우드를 보다 못한 스크루테이프는 또 다른 악마 슬럼트럼펫을 통해 자신의 노하우가 담긴 편지를 전달하게 하는데... 슬럼트럼펫은 웜우드의 다음표적으로 신념이 강한 백수청년을 점지해준다.

이후 웜우드는 백수청년을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한 청춘남녀와 악마들의 대결이 펼쳐진다. 상황은 절망적으로 악화되어만 가고,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은 과연 지켜질 수 있을지.

원작의 편지들을 우리들의 일상으로 변화시켜 탄생시킨 뮤지컬은 한 쌍의 청춘남녀를 통해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거울삼아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독특하고, 괴기스럽고, 유쾌한 장면들로 보여준다. 뮤지컬을 보고 있으면 마치 팀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연상케 하는 무대연출과 재미도 찾아볼 수 있다.

박청용, 안규리, 이지안, 박수진, 오태곤, 장령임, 김이성, 최준범, 임정욱, 임수정, 강지이, 김대광 등이 출연해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으로 갈채를 받는다.

음향감독 김치민, 무대감독 문은사, 안무감독 최용현, 조연출 서문소이, 조명디자인 강상민, 무대디자인 박현철, 포스터디자인 이현종, 조명 백중균 장서연, 무대 이동엽 진유성 공준호 김기륜 김도현 김윤성 정수민 조이안, 의상소품 이채연 송승아 정태혁 조정화, 분장 백가희 배정주 이해솔 유지연, 기획 김유리, 기획보조 윤세정, 음향 이다희 홍수빈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노력과 열정이 드러나, 제24회 젊은 연극제 참가작 평택대학교 방송연예학과의 김성진 지도교수, C S 루이스 작, 송성애 음악감독, 김용진 연출의 음악극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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