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교장이 자신을 사모하듯 그 모델을 사랑하고 있을 것 같았다. 그가 서아진에게 새로운 모던 패션을 입히며 그녀의 몸을 밀착하여 사랑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획기적인 현대 여성의 매력을 간직한 모델이라며 잘 적응되는 모델이라고 언뜻 흘러들었던 남편의 말이 갑자기 겹쳐온다. 세상에 한 여자에게만 사랑을 느끼는 맞춤형이 아니듯 하다. 어쩌면 남편은 아내인 자신을 껴안고 애무를 하며 서아진을 생각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서로가 마음에서는 다른 연인을 품고서 지내는 사이가 되어버린다.

그러다가 모애는 문득 세상 남자와 여자들이 자신이 사랑을 느끼는 이성에게 그때마다 달려가고, 사랑을 이루려는 부적절함에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보았다. 모애 자신이 사랑을 느꼈던 그들과 행함으로 부적절함에 빠졌다면? 남편 역시 그 모델에게 향하고 자신에게 돌아섰다면? 그러면 이 세상엔 <가정>이라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으리라. 그야말로 카오스로 인류의 재앙이 시작되리라. 질서가 파괴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모애는 이런 위험한 장난을 저지르기 쉬운 인간의 약점을 방지하기 위해 조물주는 결혼과 가정을 규정해 놓았다는 윈리를 깨닫는다. 참으로 높고도 깊은 지혜다. 그래서 조물주는 인간과 역시 다르다.

뒤 늦은 시간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모애는 깊은 한숨이 쏟아졌다.

‘나에게 예쁜 자식이라도 있다면 이렇게 방황하진 않을 텐데………’

만약 장미원의 상사처럼 그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발령 받아 떠나게 되면 난 어쩌란 말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또 만들어야 하는가! 그건 쉽지 않다. 남녀가 끌리고 사랑을 느끼는 것은 아무에게나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특별하게 끌리고 여러 가지 기질이나 스타일과 분위기에서 서로가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상당히 환상적이기도 하다.

남편의 출장 중에도 집에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 없이 모애는 고독하였다. 상사가 만일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온다면 자신은 그를 맞이할 용기도 없다. 역시 아닌 척 쌀쌀해지는 배우로 돌변한다. 그런데 왜 이 환상 속에서 헤매고 괴로워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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