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오페라단, 현대오페라시리1 ‘도요새의 강’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재)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단장 이건용)은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새롭게 현대오페라시리즈를 선보인다.

그 첫 번째 공연으로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벤자만 브리튼의 <도요새의 강>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과 한, 방황, 그 끝에서 사람들과 함께 위로하면서 얻는 치유의 이야기를 담아냄으로써 현대 사회에 큰 시사점을 남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 즉 상처를 입은 사람으로, 실성을 해 세상을 떠돌면서 아이를 찾아 헤맨다. 이 슬픔과 한은 같이 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에게도 전달되고, 그들은 주인공의 슬픔에 동참하게 되면서 함께 간절한 기도를 바친다. 결국 죽은 아이의 영혼이 나타나 어머니를 위로하면서 슬픔을 거두고 하늘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주인공의 마음이 치유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페라의 시작은 수도사의 행렬부터 시작된다. 수도사들은 순례를 하는 중으로, 그들은 일과시간에 따라 잠자기 전에 부르는 기도노래를 부른다. 이 중세 그레고리오 선율은 이 오페라 전반에 짙은 종교적 색체를 입히고 있다. 또 기도생활의 일환으로 하나의 기적이야기를 소개한다. 바로 <도요새의 강>이다.

이 오페라의 모든 역은 남자들(수도승들)에 의해 연주된다. 청중들은 마치 자신들도 수도원이나 교회 안에서의 종교의식에 참여하는 것 같이 느끼면서 점차 신비로운 음악과 슬픔이 가득한 이야기에 빠져든다.

주선율 위에 자유로운 선율들을 얹히는 헤테로포니 음악은 정돈된 대위법 음악이나 박절이 확실한 화성적 음악이 주는 화려한 작품과는 다르게 단순하면서도, 각 소리들이 실처럼 서로 엮어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느낌을 빚어낸다.

또한 실내악 편성의 오케스트라는 일본의 노 음악에 영향을 받은 플루트 소리, 하프소리, 타악기소리 들이 들려와 이국적인 색체를 더해 주면서, 음악의 분위기는 중세의 성악, 일본의 노 음악, 벤자민 브리튼의 현대적 어법이 혼합된 초문화적인 분위기가 된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이 작품은 중세 수도원의 느낌을 더욱 잘 살리기 위해 모든 역할을 남자가 이끌어간다. 작품 전반에 남성이 표현하는 힘 있고 장중한 음색이 흐른다. 극중 여성캐릭터인 미친 여인 역할도 테너가 노래한다. 미친 여인은 매우 높은 고음과 신비로운 멜로디 라인 등으로 그 난이도가 높아 최고 기량의 테너만이 소화할 수 있는 역이다.

지난 2013년 바비칸 센터에서 이 오페라가 공연됐을 때 미친 여인 역은 세계적인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맡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의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을 맡아 활동해 온 테너 서필과 양인준이 미친 여인을 노래한다. 

이 오페라의 작곡가 브리튼은 여러 국가를 여행했다. 1955년 무렵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색다른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이러한 문화적 자극은 그의 남은 창작 인생에 크나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후 3편의 교회 우화를 만드는데, 그 중 첫 번째 작품이 바로 1964년 <도요새의 강(원제:Curlew River 컬류 강)>이다.

이 작품에는 일본 중세의 극 기법 노 극, ‘스미다 강’이 깔려 있다. 대본 작가인 윌리엄 플로머는 실제 일본에 거주했다. 이러한 아시아 문화에 대한 배경이 있었기에, 브리튼과 작품을 여러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드라마적인 요소를 만들어냈다. 영국의 지형적 특색인 펜랜드 강 주변이 배경인 것과 극 중 노예로 등장하는 소년, 실제 카톨릭 종교의식에서 사용되는 음악과 행렬 등을 반영해 사실성을 높였다. 

브르튼의 <도요새의 강>에서는 주역과 앙상블을 포함해 20명의 연주자가 공연을 한다. 플루트, 비올라, 호른, 더블베이스, 하프, 타악기, 오르간을 맡은 7명의 기악 연주자가 성악가들과 교감하면서, 브리튼의 음악언어를 표현한다. 작곡가의 원래 의도는 지휘자가 없고, 모두가 리더로 음악을 이끌어가도록 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현대 오페라 작품이 생소하다는 점과 공연장의 상황 등을 감안해 브리튼의 음악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전달을 위해 이미 브리튼의 다른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을 지휘한 바 있는 구영모 지휘자가 함께한다.

한편, 현대오페라 관람을 위한 꿀팀으로 이건용 단장이 공연 시작 전 ‘작품 미리보기’ 강의를 통해 어렵고 난해하다는 관객들의 편견을 극복키 위해 관객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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