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논설주간.

경북 안동시 체육회 모 간부가 시민체전에 경품용으로 기부 받은 대형 냉장고를 행사에 사용하지 않고 몰래 팔아치우려 하다 덜미가 잡혔다.

지난해 10월 13일 제58회 안동시민 체육 대축전때 안동시 소재 한 단체가 경품으로 사용하라고 협찬한 냉장고인데, 체육회 모 간부가 자신의 집으로 가지고 간 뒤, 전자제품 상가에 팔려고 하다가 들통이 난 모양이다.

참, 창피하다. 선비의 고장 안동이다.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안친다”고 했다. 또 “선비는 배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않는다”고 했다.

선비의 고장에서 어떻게 비상식적인 행동이 돌출했을까? 일반 범죄행위 같으면 ‘꾼’이라 치부하고 넘어가지만, 시 체육회 간부 직함을 갖고 있는 사람이 더구나 체육행사에 쓰라고 기부한 물품을 슬쩍하는 것은 용납되기 어렵다.

물론 ‘견물생심’이라고 순간 잘못 생각할 수 있다. 예컨대 “새끼줄을 주워들고 왔는데, 한참 걸어 오다보니 뒤쪽에 황소가 한 마리 따라오더라.”는 속담이 있다. 그쪽인가?

안동시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체육회 간부정도면 충분한 상황판단을 했을 것인데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르는 행동을 했을까?

사정이 이러니 우리 국민이 바다건너 사람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있다. 지난 시절 반성 없이 급급하게 살아온 흔적이 아직도 지방 한편에서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안동 하회마을, 봉정사, 도산 서원등 우리나라 굴지의 문화유산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 안동시다. 역사 깊은 고장에 훌륭한 후대들이 나타나 오늘의 국가 치욕을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하는데, ‘권토중래’ 하지 못한 행위에 대해 그 책임을 모면하기 어렵다.

공직자나 군인이 애전(愛錢)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지방 시군체육회도 상임부회장, 사무국장, 각 팀장 등이 있고 정식직원이 있으며 계약직도 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이 그 지방 체육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런 행위자가 나오면 그 지방 체육발전은커녕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 아닐까?

권영세 안동시장은 ‘일벌백계’해야 할 것으로 보며 체육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신 교육수준 상당의 교육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

도둑이 남의 집 담장을 넘는데, 옆에서 망본 사람이라고 처벌 안 받나? 하기야 꼭 처벌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유사사건이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사안으로 보인다.

안동시 체육회, 이 정도면 이미 그 조직은 병들어 있다고 봐야한다. 권영세 안동시장의 결단이 매우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선출직 공직자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체육이 신음하면 그 국가도 신음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

체육회 간부 정도면 형사 처분 수위도 어느 정도 알 것인데,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냉장고 한 대 해봐야 금전적 가치는 얼마 되지 않지만 죄질이 별로 좋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안동시 체육회, ‘대오각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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