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자의 칼럼> - 결혼과 이혼에 대한 단상

 

지난 2014년도에 대한민국의 혼인률은 역대 최저 수준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결혼률은 저조한 상태로 심각한 상태로 흐르고 있다. 결혼률이 이같이 저조한 이유는 경기 침체로 청년들이 취업이 안 되어 경제적 빈곤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다른 변수도 많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자신만의 삶도 벅차고 힘든데 결혼하여 자녀를 낳는다는 것은 더욱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결혼보다 자신이 즐기는 더 재미나는 자신만의 공간을 누리고자 하는 이유도 없지 않아 많은 것이다. 또한 결혼하고 자녀가 없이 사는 부부도 많고 결혼은 안하고 동거하거나 연애만 하는 부류도 많은 추세이다.

 

이같은 다양한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아 사회 문제가 심각한데 설상가상으로 결혼한 부부들이 갈라서는 이혼률은 OECD 국가 중 최고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의 통계청에 따르면 신혼부부들의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고 거기다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황혼이혼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부모의 이혼은 당사자들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이는 가정파탄으로 인한 청소년 문제로 확산되어 사회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이혼사유의 첫째가 <성격차이>로 밝혀진 것을 볼 때, 배우자 선택에서 심사숙고하지 않은 점이 이혼의 변수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결혼 전의 남녀는 환상적이고 로맨스적인 결혼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의 젊은 청년들에게 배우자 조건을 물으면 여자는 상대 남자의 키가 커야 한다, 남자는 상대방의 여자가 예쁘고 날씬해야 한다는, 대부분 외모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았다. 최근의 미국에서 30대 이후의 결혼은 늘어나고 이혼률은 줄어들었다는 현상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좀 늦더라도 확실한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배우자 선택의 신중함을 시사해주고 있다.

결혼은 빨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좀 늦더라도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내적인 자질과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최근 늘어나는 끔찍한 아동학대와 자녀를 살인하는 것도 성숙한 결혼과 부모로서의 자질부재에서 비롯됨을 인정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이혼한 부부들은 <잘못된 선택은 서로의 고통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서로의 행복을 존중하여 헤어져 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보더라도 배우자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결혼을 위해서는 선택이 이처럼 중요한 만큼 자신에게 어울리는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상호 준비가 필요하다. 외모나 경제적인 피상적인 것을 결혼 조건으로 하는 가치관을 버리고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인격적인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사귐 가운데 결혼하고픈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도 파악해야 한다. 결혼생활에서 상대방의 단점마저 자신이 감당할 수 있겠는가를 깊이 고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선택하였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공동체의 생활을 누리려면 상호 조화를 이루어가야 하는데, 이는 인내와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두 가지를 권하고 싶다.
 
첫째는 삶의 가치관이 일치된, 삶의 방향성이 같아야 하고, 둘째는 서로의 정서가 맞아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맞으면 웬만한 갈등은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사려된다. 여자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데 남자는 재즈나 록음악을 좋아할 때 오는 문화적, 정서적 차이도 많이 작용하는 것이다. 삶의 방향성이 같을 때 갈등이 있을 시에 대화의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친밀감과 일치감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문득 어렸을 때 순자 아줌마의 멍든 얼굴이 떠오른다. 남편의 술주정으로 폭력에 시달리기도 하면서 친정으로 도망가라고 이웃 아줌마들이 부추겨도<새끼들 때문에 어디를 ...>하며 이튿날 멍든 얼굴에 아침밥을 지으며 빨래를 하며 자녀를 학교에 보내었다. 결국 모진 인내와 희생으로 자녀들이 탈선하지 않고 건전하게 잘 성장한 것이다. 순자 아줌마도 신혼 초에는 남편의 술주정의 폭력에 못이겨 보따리 싸들고 친정집에 나선 적이 있었다.

<아버님! 나 더 이상 못살겠어요!> 하며 울부짖으며 하소연하였을 때

친정 아버지의 다음과 같은 말씀을 늘 되뇌이셨다.

 

<심한 매질과 심한 굶주림이 아니면 참고 그냥 살아라. 살다보면 점점 좋아진다...>

 

이는 너무도 쉽게 이혼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적절하고도 훌륭한 말씀이다. 시대를 모르는 소리를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요즘 부부는 이기적으로 너무 쉽게 책임감 없이 이혼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순자 아줌마처럼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참고 살았지만 지금시대는 개인의 행복을 더 우선시하는 가운데 이혼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가정 해체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결혼에 있어서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백마탄 왕자와 어울리는 공주가 되기 위한 노력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하다. 결혼식에 참석하여 한 쌍의 원앙새처럼 행복하기를 축하하였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서 헤어졌다는 뒷 소식을 들을 때 정말 씁쓸한 심정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거기다 자녀들의 문제까지 염려하게 되어버린다. 만인 앞에서 사회적으로 부부가 되었음을 공포하였던 그 결혼식 때 참석한 하객들의 축원과 기억마저 지우려 하는가! 게다가 평생을 부부로 살아오다 헤어지는 황혼이혼과 재혼.. 그들의 새로운 삶에 또 박수를 쳐주어야 하며 또 헤어졌다는 슬프고도 아연한 그 어색한 장면은 상상하기도 부담스럽다.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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