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혜화당에서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극단 작은신화의 베츠야쿠 미노르(別役 ) 작, 정상미 번역, 반무섭 연출의 <일그러진 풍경>을 관람했다.

베츠야쿠 미노르(別役 1937~)는 만주 신경(新京) 출생. 와세다 대학(早田大) 정경학부 정치학과 중퇴. 나가노(長野) 고등학교에서 도스토 옙스키 연구회와 성경 연구회를 다니고, 대학에서는 카프카와 베켓과 이오네스크 등의 연구회에 참가한다.

한편 리얼리즘 연극의 주류인 학생극단 자유무대(自由舞台)에 들어가, 연극의 제작과 무대감독을 경험한다. 1960년 안보 반대투쟁과 니지마(新島)기지 반대투쟁에 참가한다. <빈 방 있어요(貸間あり)>(1958), <A와 B와 한 여자(AとBと一人の女)>(1961)를 각각 발표한다. 와세다 중퇴 후에는 노동조합 서기로 취직. 1962년, 스즈키 다다시(鈴木忠志)와 오노 세키(小野碩) 등과 함께 신극단(新劇) 자유무대(自由舞台)를 결성하고, 첫 공연작으로 <코끼리(象)> 공연.

<고도를 기다리며>의 영향으로, 「일상성 속에 있는 비일상의 발견」을 추구하며, 반리얼리즘 연극운동을 전개. 스토리 성을 배제한 연극에서 출발했지만, 스토리를 풀어내는 모색의 시기를 거쳐서,  이동(移動)>(1973)을 계기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스토리에서 해방된 독자적인 언어표현을 갖는 세계를 구축한다.

<성냥팔이 소녀(マッチり少女)>로 기시다(岸田) 희곡상(1967)을, <살랑살랑 족의 반란(そよそよ族の叛)>으로 예술선장(芸術選) 신인상(1971)을,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諸を遍する二人の騎士の物語)>로 요미우리() 문학상(1987)과 예술선장 문부대신상(1983)을 각각 수상하였다.

정상미(1979~)는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2008년 4월 ~ 2011년 3월 日 극단 문학좌 연출부에서 활동하고, 201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그들의 약속” 으로 등단했다.

2012년/3, ‘신춘문예 단막극제’, 작,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012년 5, 광주평화연극제 日 <벚나무 위, 벚나무 아래> 번역, 2013년/9, 프린지페스티벌 <파리떼> 각색, 포스트극장, 2014년/3, <내 마음의 슈퍼맨> 작,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2016년 5월 <우리 제발!> 공연 예정인 미모의 여성극작가다.

반무섭은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연출가다. 극단 작은신화 소속으로 <해 뜨기 70분 전>, <과수원지기의 개>, <두 사내>, <춤추는 황금소>, <상선>, <화인>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침대에 누웠을까>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공연과 리뷰” PAF 연극 연출상 수상, 광주평화연극상 수상, 한국연극협회 회원, 한국연출가협회 회원,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 공연분과위원장, 계간지 “공연과 이론” 편집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무대에는 피크닉을 하려고 준비한 음식 보따리와 상자가 즐비하게 놓여있다. 긴 언덕 꼭대기로 설정되고 언덕길을 나타내는 긴 천이 바닥에 깔려있다. 배경 가까이에는 낮은 탁자 위에 오래된 축음기가 있어 음악이 흘러나온다.

잠시 후 자전거를 끌고 모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연극이 시작된다. 딸이 지도를 꺼내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려 든다. 레코드판의 음악이 반복되니, 정지를 시킬까 망설이지만 남의 것이라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한다. 모녀는 계속 지도에서 현 위치를 찾는다. 가방을 든 남자가 기차역을 향해 가다가 참견을 한다.

모녀는 남자에게 지도를 보인다. 남자 역시 지도 보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기에 머뭇거리고, 고장 난 레코드 소리에 신경을 쓰며 이야기를 돌린다. 그때 달리기 선수가 등장해 잠시 머뭇거리다 계속 돌아가는 레코드를 정지시킨다. 4인은 각자 상대에게 지도를 보이며 현 위치를 찾아달고 하고, 나이든 남자는 안경을 찾느라 부산을 떤다. 청년은 시계가 없어졌다며 찾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남녀 4인은 변소를 찾아 흩어져 간다. 그 때 부부 한 쌍이 등장해 언덕빼기에 음식과 자리가 깔린 것을 발견하고 하나하나 뚜껑을 열어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맛을 보기도 한다. 4인이 일을 본 후 돌아와 부부의 거동을 살핀다. 그리고 부부가 음식을 먹고 마시고 하는 모습에 저마다 동화된 듯, 함께 음식을 꺼내 먹기 시작하고 포도주까지 시음을 한다.

그때 검은색 제복에 무선 전화기를 든 남성이 등장해 4인의 동태를 지켜본다. 4인도 엉겁결에 동작을 멈춘다. 검은 제복이 무선 전화기로 통화를 한다. 피크닉을 왔던 6인 가족이 집단자살을 했고, 그 자리에 다른 6인이 나타나 죽은 사람들이 가져온 음식을 먹고 포도주까지 마시고 있다고.....

강진선, 고병택, 구선화, 성동환, 이영민, 김기준, 오용택 등 출연자 전원의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이 인상적이다.

조연출 최고은, 조명디자인 민새롬, 무대감독 최규대, 음향오퍼 채영은, 조명오퍼 이지훈, 음식준비 조민교 정지희, 진행 석소연 건호조 천경환, 프로듀서 정승현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드러나,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극단 작은신화의 베츠야쿠 미노르(別役  ) 작, 정상미 번역, 반무섭 연출의 <일그러진 풍경>을 전근대적인 극적 구성에서 벗어난 독특한 표현양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엉뚱 발랄 우스꽝스런 연극으로 창출시켰다./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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