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 김향기 7.28

@ 시인 김향기 제공

몰라라

바람속에 살면서도
바람이 어디로 불어가는지
구름 이고 살면서도
구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눈비를 맞으며 살면서도
눈비가 어떻게 내리는지

한낮에도
한밤중에도
첫새벽에도 몰라라
거리 한 복판에서도
산 꼭데기 올라서도
골방에서도 몰라라

제 목숨의 생존을  생각하는 사람
열 명의 안위를 생각하는 사람
만 명의 공의를 생각하는 사람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
지구촌의 화평을 생각하는 사람

저마다 간절한 생각에
엇비슷한 말을 해도
그 뜻이 각각 달라
저마다 제 소리 내지르며
엇박자를 치는구나

별 수 없이
어제처럼 오늘도
여기 저기 날선 울타리
이리 저리 섬뜩한 경계선  그어지니
하룻밤새 안녕도 여의찮구나

그렇기로서니
두 발로 달려가는 길에
어제처럼 오늘도
하늘 열려 해 뜨고
바람 불고 구름 흐르고
촉촉한 비 내리니
저기 새 싹 하나
움틀움틀 솟아오르고 있네.
ㅡ산경 김향기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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