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엔들 잊힐리야
 
삶의 반환점 찍은 지 오래라
엊그제 일도 어사무사한데
휘황찬 도시 불빛  끝내 편치 않아
날이 갈수록 새록새록 떠오르는
어린 날의 기억들
사라진 고향집  꿈에도 비치나니
부엌이며 장독대며 뒤깐의 냄새마저
손에 잡혀라
 
죽어 돌아갈 곳이 고향이라는데
흔적없이 사라진 그 고향  땅  냄새는
치매끼도 어찌 못해
골수에 사무치나니 
동무들의 아우성치는  목소리는  어디로 흘러갔나
그 골목길 뒷동산 시냇물
돌이킬 수 없어 더욱 사무쳐라
 
세끼 넉넉치 않아도 배고픈 줄 몰랐지
고드름 섬뜩하게 얼어도 추운 줄 몰랐지
헐렁한 설빔 입고 들떠 
차례 지내러
세배 하러 가던 
어린 발걸음  눈에 선해라
 
어디로 사라졌나
까만 밤하늘의 총총한 별들
키 큰  미루나무 흔들던 바람
지금 어디에서 머무나
이리 저리 헤멜지라도 마침내
돌아갈 그리운 내 고향의 품이여!
ㅡ산경  김향기
ㅡ제목은 정지용의 시 '향수'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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