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무역협상 타결 초읽기…한일 갈등 중재 역할 미지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재선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일본과의 무역전쟁에 돌입한 우리로서는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이 최대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어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5일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는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의 찰떡궁합이 돋보인 행사였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양국 간 무역협상에서 큰 틀에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수상은 협상 결과를 확인하고 차후 체결 일정을 확인했다고 한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와 유제품 등 농산물 관세를 TPP수준 인하 △미국산 쇠고기 관세율 38.5%에서 9%로 단계적 인하 △미국 쌀 수출에 대한 무관세 쿼터 도입 보류 △미국산 와인 관세인하 품목 제외 등의 성과를 얻었다.

일본도 △일본 자동차 및 관련 부품 관세 유지 △일본 자동차에 최대 25% 고율 관세 부과 사실상 연기 △일본산 쇠고기 3000t 무관세 쿼터 신설 △자동차를 제외한 다양한 공산품 관세 인하 및 철폐 등을 획득했다.

미국과 일본이 무역협상을 무리 없이 일단락된 사실은 일본과 무역 전쟁 중인 우리로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이 일본과 밀월관계를 유지한다면 한일 갈등 국면에서 중재 역할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Pixabay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내년 미국 대선에서의 재선 여부다. 그는 세계 제3의 경제대국인 일본과 서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주거니 받거니 식으로 무역협상을 타결한 업적을 내세울 수 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일본이라는 경제적 우군을 확보하면서 중국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전 세계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제적 타격을 입으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잔뜩 움츠리고 있는 상태다. 혹시라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까봐 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을 겨냥해 대규모 감세를 예고하는 등 모든 정책을 재선 행보에 맞추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감세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던 트럼프가 느닷없이 프랑스로 날라가 자신의 트위터에 내년 대선 승리 후 주요 중산층 소득세 감소 승인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마디로 표를 얻기 위해선 잦은 정책 변경과 우방국과의 선린 우호관계도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예측 불허가 트레이드마크인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행태를 보면 한반도 정책과 한일 무역전쟁에서도 원칙보다는 자신의 득표 계산이 우선일 듯하다.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가 취할 바람직한 태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명심보감>에는 ‘조운모락화(朝雲暮落花)’라는 말이 있다. 즉 “교활하면 아침에 피는 구름이나 지는 꽃처럼 종말이 허무하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을 위해 74년 맹방인 대한민국을 장기판 말 다루듯 한다면 종말이 허무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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