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처세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 물처럼 대단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생깁니다. 좋은 일도 많이 생기지만, 곤란한 일들도 수없이 많이 생기게 되지요. 그럴 때마다 옛 선조들은 물(水)에서 지혜를 배워 물처럼 살라고 합니다.

BC 510년경에 만들어진《노자(老子)》라는 책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동양적 지혜의 정수(精髓)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이《노자》의 책에서 ‘위기의 처세술’을 배워보면 어떨까요? ‘노(老)’는, 저자 ‘노담(老聃 : BC 579?~BC 499?))’의 성이고, ‘자(子)’는 학자나 그 저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따라서《노자》란 노선생의 학설을 정리한 책이라는 뜻이지요. 노자의《도덕경(道德經)》의 전문(全文)은 약 5,400자이며, 보통 81장으로 나누고, 제1장~제37장을 <상편(上篇)>이라 하고, 제38장~제81장을 <하편(下篇)>이라 합니다.

그 중에 물에 관한 지혜를 설(說)한 것은《도덕경》제8장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입니다. 상(上)은 위라는 뜻이고, 선(善)은 착하다는 뜻이지요. 그러므로 가장 위에 있는 선(善)은 가장 위대한 선(善)이 되고, 약(若)은 ‘~와 같다’는 의미인데, 약수(若水)라 하면 ‘물과 같다’라는 뜻이 됩니다. 그러므로 <상선약수>는 ‘가장 위대한 선은 물과 같다’라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상선약수>의 구체적 내용은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으며 뭇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道)에 가깝다. 거(居)할 때는 낮은 곳에 처하기를 잘하고, 마음 쓸 때는 그윽한 마음가짐을 잘하며, 사람들과 함께할 때는 사랑하기를 잘하며, 말할 때는 믿음직하기를 잘하고, 다스릴 때는 질서 있게 하기를 잘하고, 일할 때는 능력 있게 하기를 잘하고, 움직일 때는 때에 맞추기를 잘한다. 오로지 다투지 아니하니 허물이 없다.”

이렇게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 것(不爭)이 물의 특성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낮은 곳에 처하길 싫어합니다. 하지만 물은 낮은 곳으로 가기를 거리낌 없이 합니다. ‘노자’는 인생을 살면서, 위기의 처세술을 물이 가진 ‘7가지의 덕목(德目)’을 활용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노자는 물이 가진 7가지의 덕목, 즉 <수유칠덕(水有七德)>은 겸손, 지혜, 포용력, 융통성, 인내, 용기, 대의라고 말합니다.

첫째,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손(謙遜)’입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시작을 하더라도 결국은 가장 낮은 곳으로 옮겨갑니다.

둘째, 막히면 돌아가는 ‘지혜(智慧)’입니다.

어떤 장애를 만난다 할지라도, 돌고 돌아서 결국엔 가야할 길을 가고야 마는 지혜가 있습니다.

셋째, 구정물까지 받아 융합하는 ‘포용력(包容力)’입니다.

 어떤 혼탁한 물을 만나더라도 다툼 없이 섞여버리고 맙니다.

넷째, 어떤 그릇에도 담기는 ‘융통성(融通性)’입니다.

물을 그릇에 담아보면, 둥근 그릇에는 둥근 모양으로, 네모난 그릇이면 네모난 모양으로, 호리병에 담으면, 그 모양으로 변하고 맙니다.

다섯째, 바위도 뚫는 ‘인내(忍耐)’입니다.

어떤 바위일지라도, 한 방울 물의 힘을 당해내지 못합니다. 수백 수천 년을 두고서라도,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물 한 방울이 결국엔 바위에 구멍을 내고 맙니다.

여섯째, 장엄한 폭포처럼 투신하는 ‘용기(勇氣)’입니다.

죽음으로 몰아가는 절벽 앞에서도, 물은 과감히 떨어지고야 맙니다.

일곱째, 유유히 흘러 바다를 이루는 ‘대의(大義)’입니다.

 이 땅의 모든 물은, 결국 큰 바다로 모여, 하나의 뜻을 이루고 맙니다.

어떻습니까? 뭐니 뭐니 해도 물처럼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이 아닌 가요! 이 세상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겸손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물보다 더 강한 것은 없습니다. 부드러운 것은 강한 것을 이깁니다. 우리 물의 덕에서 ‘위기의 처세술’을 배워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어 가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9월 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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