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연극촌 성벽극장에서 우리극연구소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동식 재구성 연출의 <하미터면 남자와 남자가 결혼할 뻔했어요>를 관람했다.

오동식은 연희단거리패의 배우 겸 연출가다. 2015년 <백석우화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제52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자 상을 수상했다. <백석우화>  <리어왕> <길 떠나는 가족>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하고, <길바닥에 나앉다> <변두리극장> <하마터면 남자가 남자와 결혼할 뻔 했어요> 등을 연출했다.
 
<십이야(The Twelfth Night)>는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1600년에 쓴 3막 희극이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곡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전통 설화에서 소재를 땄다. 십이야(十二夜)란 크리스마스로부터 12일째에 해당하는 1월 6일을 의미한다. 이 희극은 1601년 1월 6일 이탈리아의 오시노 공작을 환영하기 위하여 엘리자베스 여왕 궁정에서 초연되었다.

 <십이야>의 줄거리는 모습이 서로 닮은 쌍둥이 남매 세바스챤과 바이올라는 일리리아 해안에서 선박의 난파로 헤어진다.
 
상륙한 누이 바이올라는 세사리오로 변장하고 오시노 공작의 하인으로 들어간다. 이 공작은 올리비아라는 이웃 여자영주를 연모하나 그의 청혼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인 세사리오가 실은 그를 사랑하는 바이올라라는 여인인 줄 모르는 공작은 세사리오를 처녀영주 올리비아에게 보내 계속 청혼의 뜻을 전한다. 심부름을 하는 바이올라는 무척 괴로운 것인데 더욱 난처한 것은 처녀영주 올리비아가 세사리오를 남자인줄 알고 사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처녀영주 올리비아의 집안에는 그녀의 집사 말볼리오, 그녀의 친척 토우비 경, 그녀의 어릿광대 페스테가 있다. 이번 연극에서는 이 세 인물을 여성으로 대체시켜 공연한다. 어릿광대 역을 바니 걸로 바꿔 재롱과 귀여움, 노래와 춤으로 관객의 시선을 끝다.

토우비 경은 앤드루 에이규치크 경과 더불어 주로 술로 소일한다. 부유하나 어리석고 용기 없는 앤드루 경은 올리비아를 소개해 준다는 말에 솔깃하여 토우비 경에게 계속 술을 사서 먹인다.

한편 익사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바이올라의 오빠 세바스챤은 안토니오란 선장의 구조로 목숨을 건져 선장과 더불어 일리리아에 온다. 안토니오 선장은 돈지갑을 세바스챤에게 주고 헤어진다. 안토니오 선장 역도 여성출연자가 맡아서 한다.

처녀영주 올리비아는 이제 노골적으로 세사리오에게 사랑을 표시하게 된다. 앤드루 경이 실망하여 일리리아를 떠날까 염려한 처녀영주의 친척 토우비 경은 앤드루 경을 충동하여 세사리오와 싸우도록 만든다. 이때 안토니오 선장이 달려들어 세사리오 편을 들어준다. 그는 세사리오를 세바스챤인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안토니오는 이 나라의 적대국에 속한 사람이라 관헌에 붙잡힌다. 그는 세사리오에게 돈지갑을 달라고 했으나 세사리오는 당연히 안토니오 선장을 본 일조차 없다고 말한다. 우정을 맹세한 안토니오는 세사리오를 세바스챤으로 알고 당연히 분노한다.

이런 와중에 올리비아가 이때 등장해, 세바스챤을 세사리오로 잘못 알고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다가 신부의 주례 하에 결혼식을 올린다. 오시노 공작은 변장한 바이올라와 다른 수행원을 거느리고 처녀영주 올리비아의 집 앞에 나타난다. 이때 마침 공작의 관헌들이 결박된 안토니오 선장을 호송해 온다. 안토니오는 세사리오를 세바스챤으로 알고, 세사리오가 그에게 구조된 젊은이이며 자신의의 돈지갑도 갖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세사리오가 당연히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쌍둥이 누이가 살아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세사리오의 말을 오시노 공작이 자신과 1개월간 함께 있어다는 말로 인정을 한다.

그러나 처녀영주 올리비아가 세사리오를 남편이라고 부르면서 신부를 불러 증언까지 시키자, 오시노 공작은 자신의 연서를 올리비아에게 전달하지 않고 공작대신 처녀영주에게 사랑을 고백한 것으로 오해를 하고, 세사리오에게 배은망덕한 짓을 했노라고 몹시 화를 낸다.

이때 토우비 경과 앤드루 경이 상처투성이로 나타나서는 세사리오에게 당한 것이라고 함으로써 더욱 사태는 혼란에 빠진다.

마침내 바이올라의 쌍둥이 오빠 세바스챤이 나타나 남매가 서로를 알아봄으로써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게 된다. 오시노 공작은 그의 하인 세사리오가 실은 자기를 사랑해 온 아름답고 현명한 바이올라라는 여인이란 사실을 알고, 처녀영주 올리비아를 바이올라의 오빠인 세바스챤에게 양보하고, 두 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하는데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조형예술품 같이 만들어 진 고풍스러운 거실에서 연극이 진행되며, 남녀 교체된 배역으로 희극적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박현승, 표영주, 이혜선, 주민준, 손성령, 권수민, 심혜림, 정지영, 정다운, 김유엽, 이창주, 이현지, 이동주 등 우리극연구소 23기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갈채를 받아, 오동식 재구성 연출의 <십이야>를 이 무덥고 찌는 여름밤을 잊도록 만드는 한편의 납량특집(納凉特輯) 걸작 셰익스피어 극으로 탄생시켰다./박정기 문화공연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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