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을 만나] 산경 김향기

푸른 피 스미어

중턱 쯤에서
땀에 절은 배낭을 내려놓고
신발도 벗고
걸친 껍데기  죄다 벗으면
원초적 그 자리로 회귀하는
거침없는 알몸뚱아리 

풀잎에 기대어
가만히 바람을 타노라면
저 아래 지상의 발자국들
어제의 꿈인듯 멀어지고
푸르게 물든 눈 감으면
청정한 수액
온 몸으로 스미어
푸른 피 감도는 
한 그루 나무인가

자유라는 허언을 따라
뿌리없이 떠돈 짐승아
이젠  붉은 피의 기억과 욕정을
다 내려놓으려무나
자연의 진언에서 멈출지니
주검이 묻힐 곳 어디이겠나

푸른 바람  따라 속삭이는듯
풀잎의 노래
아득한 물결되어
알몸뚱아리 위무할 때
오, 눈을 뜰 수 없는
저 하늘의 푸른 빛이여.


ㅡ산경  김향기 8.7
kimht10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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