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발전시키는데 경영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경영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채 그것을 부리면 오히려 해악이 될 수 있다.
국가경제를 위협하고 대량 실업이라는 사회문제를 야기 시킨 기업 도산사태가 방만한 경영에 기인했다는 사실에 모두가 의아스러워 했던 적이 있다. 인재가 넘친다는 대기업들이 ‘잘못된 경영’이라는 인재人災 때문에 망하다니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처럼 경영의 역할은 기업에 아주 중요하다.

기업을 관현악단에 비유할 때 경영은 연주라 할 수 있다. 관현악단이 연주하려면 연주자와 각종 악기들이 있어야 하듯이 기업도 경영활동을 하려면 구매, 생산, 마케팅, 경리 등 필수조직과 기계 설비를 갖춰야 한다.

연주를 위해 무대가 필요하듯이 기업도 시장이 있어야 하고, 지휘자가 악단을 지휘하듯 기업도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경영한다.  연주회 청중은 기업의 고객과 같고 성공의 연주에 대한 갈채는 기업에 있어 경영성과에 해당한다. 

악단이 갈채를 받는 연주를 해내서 널리 알려지고 명성과 인기를 모을 수 있는 것은 결코 훌륭한 지휘자나 연주자, 좋은 악기나 잘 꾸며진 무대가 있다고만 해서 가능하지 않다. 악기마다 제 소리를 내고 악기끼리 화음도 잘 되어 청중을 감동시킬 수 있는 연주를 할 때 가능하다.

기업도 마찬가지여서 개인적 책임완수와 경제적 협동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경영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때문에 기업의 다섯 가지 요소에 사람, 자본, 물자, 마케팅과 함께 ‘경영’을 꼽는 것이다. 경영 없이 기업은 존재할 수 없으며 훌륭한 경제적 경영이 아니면 결코 발전할 수 없다.

비싼 악기와 재능 있는 연주자로도 목적한 연주를 제대로 해 내지 못한다면 그 공연이 파국이 되는 것처럼 기업도 아무리 경영조직이 잘돼 있고 인재가 넘친다 해도 경영이 미숙하면 기업 성과란 나지 않는다.

일단 경영에 실패하면, 그 결과는 가시적인 재무제표 상 적자와 보이지 않는 사기저하, 회사 명성의 실추 등으로 나타난다. 질이 낮거나 방만한 경영 때문에 일단 손실을 입으면 회계원리 상 기업은 적자경영기간 만큼 이미 달려갔던 길을 되짚어 돌아와서 그 적자를 만회하거나 불성실했던 경영의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

기업이 돈 주고 살 수 없는 유일한 게 ‘경영’으로 그것은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아주 귀중한 소프트웨어다. 그런데도 경영의 역할에 대한 오해 때문에 허다한 기업이 망가지고 있다.

기업에 있어 ‘전문경영(자) 역할을 대수롭잖게 여기는 경향’이 그 하나다.

소유경영 방식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허다한 기업주들이 여전히 경영을 전문경영에 의존하고 맡기는데 소극적이다. 더구나, 전문경영자에게 경영을 위임하고도 실제적으로는 경영을 전단하거나 지배하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에 젖어 있는 사주들이 너무나 많다.

약관 재벌 2세 3세가 사실상 경영을 지배하게 하다니 그건 경영에 대한 모독으로 한심한 만용이다. 세계적으로 좋은 기업으로 손꼽히는 기업 치고 소유경영을 한다거나 사주가 경영을 전단하는 예란 거의 없다는 사실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경영을 ‘성가신 것’으로 인식하는 오해가 이외로 뿌리 깊다.

과학적 경영이 기업의 생명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만이 경영활동의 능률화나 합리화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이란 없어도 그만인 것이 아니며 더구나 성가신 것이 아니다. 반드시 있어야 하고 있되 최상일수록 유익한 것이다. 무지한 기업주일수록 주먹구구식 경영에 매달리기 마련인데 그런 게 다 경영을 기업발전의 관건으로 여기지 않는 소치다.

경영을 경영자 지위에 올라 권한을 부여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경영의 역할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 오해다.

경영은 경영하는 사람의 덕성과 고도의 지식과 기술과 뛰어난 리더십이 요하므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사가 우수한 생산기술 임원이라고 해서 유능한 경영자란 법은 없다. 기술 수준이 천차만별이듯이 경영 능력이나 수완도 질적 차이가 심하다. 훌륭한 경영자란 기술의 장인과 같아서 오랜 노력과 연마로 되는 것이다.

기술의 장인을 가리키는 것과 달리 훌륭한 경영자인가 여부를 판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꿩을 잘 잡는 매가 최고라 하듯이 일단 높은 경영성과를 내면 유능한 경영자라 할 뿐이다. 기실 단지 그 해에 이익을 많이 냈다 해서 훌륭한 경영자라 단정하는 것은 타당치 못한 것이다. 진정 훌륭한 경영자란 경영자다운 덕목을 소유하고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 기 때문이다.

경영의 영향력에 대한 ‘맹목적인 과신과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도 잘못된 오해다.

인력의 질은 낮은데 원리원칙에 입각해 짜 놓은 경영관리조직이나, 관료주의 식 직무체계와 업무분장 같은 불합리하고 비능률적인 제도와 관리방식은 경영에 대한 과신에서 갖춘 무리한 무장에 불과한 것으로 오히려 합리적 경영에 걸림돌이 되기 일쑤다.

경영자의 도덕성이나 사원의 협동심, 일에 대한 열정 같은 정신적 자산을 고루 갖추지 않고서는 좋은 경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기반을 구축하지 않은 채 경영의 눈부신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또한 유능하다는 경영자를 확보했다 해서 성공적인 경영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경영은 생산적인 협업을 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유능해야 경영자와 함께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다.

경영을 원하거나 ‘필요할 때 손에 쥘 수 있는 수단쯤으로 여기는 것’은 오해다.

경영이란 전문적 기술과 건실한 기업관과 가치관, 도덕성과 인격 같은 훌륭한 정신적 자산을 소유한 사람이 오랜 노력과 경험을 통해 터득하는 기술로 아무나 할 수 있거나 원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훌륭한 경영자를 키우는 데는 오랜 시간과 투자가 요하며, 키웠다 해서 다 훌륭하고 유능한 경영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아무 때나 돈 주고 사들일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훌륭한 경영이 비옥한 거름이 되어 조성되는 기름진 땅이 바로 훌륭한 기업 풍토고 문화다. 그건 오랜 노력으로 공 들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 풍토와 문화가 잘 다져져야 기업이 장단기로 거기다 경영이라는 농사를 지어 풍부한 수확을 할 수 있다.

‘경영과 경영자를 동일시하는 건’ 흔히 범하기 쉬운 오해다.

기업에는 여러 경영자계층이 있는데 계층마다 그 역할과 기능이 다르나 그 중요성은 똑같다. 경영은 지극히 과학적인 기법과 인간관계에 기초한 협동을 통해 행하므로 우수한 경영 담당자가 곧 성공적인 수행자인양 여기는 인식은 옳지 못하다. 경영자의 개인적 우수성이나 열성만으로 경영능률이 오르고 좋은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경영자는 경영의 주도자이고 동기부여자이긴 하지만 경영 귀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훌륭한 경영에로 통하는 길은 훌륭한 협동이기 때문이다. 경영이 잘못되면 기업을 망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경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결여된 채 제갈공명 같은 경영 귀재에 의한 눈부신 기업 발전을 그리워하는 것은 경영을 그르치게 만들 뿐이다. 실속 있고 강력한 경영은 경영 마인드가 투철한 사원정신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협동을 통해서만 성취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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