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포 곽창주 招待展 ‘모색과 사유Ⅱ’

詩(시)나 畵(그림)은 모두 인간의 감응이 불러일으키는 사물에 대한 감동이 빚는 것이다. 시는 언어로 그리는 것이고 그림은 이것을 붓이나 화구를 통해 빚어내는 것이다. 스스로의 내밀함에 빠질 수밖에 없는 작품을 대상으로 한 전통적인 동양화에서는 詩(시) 와 畵(그림)을 따로 분리하지 않았다. 

동양과 서양은 풍토와 사상이 달라도 각기 영향과 미치는 자연관 또한 다르다. 동양화에서는 紙筆墨(지필묵)의 특성으로 書畵一致(서화일치)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발전해 왔다. 

남종화의 대가 명나라 동기창이 왕유의 그림을 보고 詩中有畵, 畵中有詩(시중유화, 화중유시)라고 한 것은 세월을 찰라에 비유한 것과 같다. 시와 회화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창의성을 빗대어 새로운 畵論(화론)의 방법론적 제시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남종화의 대가는 누군가라고 묻는다면 단연 소치 허유였다. 조선 헌종 때 선생은 궁중화와 남종화의 최고의 전문가인 궁중화가였다. 특히 시와 글씨 그림에 뛰어나 삼정으로 불렸고 남농 허건 선생의 아버지였다. 

남농 허건 선생의 畵嶪(화업)은 부모님의 극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운 겨울 화실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서른여섯에 다리를 한쪽 다리를 잃었고, 아버지가 매각한 운림산방을 형과 함께 다시 사들여 맥을 이었고, 남종화를 계승하는 연구소를 통해 가업을 이어 81세로 소천하기 까지 남도의 맥이 되었다. 

이러한 선험적 뿌리를 계승한 다른 줄기에서는 백포 곽남배 선생이 있었다. 남농화에서 빚어진 새로운 의욕과 정열, 투철한 신념에서 오는 풍류와 멋 그리고 관용과 여유, 해학과 기지를 함축하고 있는 남도 특유의 서정적 작가로 불리웠고, 남도의 빛을 빚어내는 백포 선생의 작품을 미술평론가 김남수씨는“백포 화백의 작품속에서는 마치 소동파의 詩中有畵 畵中有詩(시중유화 화중유시)를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 있다”고 하였다. 또. “신기에 가까운 능수능란한 기교와 섬광처럼 번득이는 화풍이 빚는 남도의 정서를 잇는 화풍이 두드러져 보인다.”라고 평하였다. 

백포 곽남배 선생에게 사사 받은 一浦(일포) 郭昌周(곽창주)는 화업을 잇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구하게 흘러온 가족의 인생이 빚은 家業(가업)의 멍예와 작가의 현실을 다음과 같이 들려준다. 

“ 끌려가는 인생보다 끌고가는 인생, 나목이 겨울을 버티는 것은 땅속에 잠든 잎들과 대화를 나누고 스스로 진 짐 때문이다. 미완성이 되어도 그 고통이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지순으로 순수한 감정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지옥과 천국을 넘나드는 잔인한 고통을 즐긴다”라고 고백했다. 

드림장애인인권센터 박지영 상임이사는 “금번 드림장애인인권센터 기획 초대 전시회는 대전시 승격70년 광역시 승격30년을 기념하는 ‘대전방문의 해’로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특별한 초대전으로 기획하였다. 유교권문화의 기반이 되는 충청권에서 가장 중요한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사례를 통해 대전방문의 해를 맞은 대전시민 그리고 장애인·비장애인 청소년과 시민들이 전통문화의 현대적 표현방식을 통하여 거리를 두었던 유교문화권 전통을 계승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기획전으로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을 통하여 『일포 곽창주 선생 초대전 모색과 사유Ⅱ』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박재홍이사장(드림장애인인권센터)은 이번 전시는 2019년09.26.(목)오후 3시부터 2019.10.02.(수)오후 3시까지 대전광역시 중구문화원 제1전시실에서 열리며 대전전방문의 해를 맞아 찾아오는 방문객과 대전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향유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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