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 김향기詩人이 쓰는 시 한편

▲ 안국동 인형의 거리= 사진, 김향기

고양이의 등허리처럼

온종일 사람의 숲에서 허우적대다가
달 보고 별 보며 돌아가는 귀갓길
한 숨, 한 걸음
지쳐도 고양이의 등허리처럼

단전 여과망에 하루의 업을 거르며
다시금 자전거의 핸들을 잡고
페달을 밟을 때
뻣뻣하지 마라, 고양이의 등허리처럼

오늘도 퇴근길 바로 그 시간
골목 담벼락에서 노려보는
녀석의 빈틈없는 눈초리
비장한 긴장이 없다면
이 한 밤의 안식도
사랑도 없으리라는!

오, 유연하고도 팽팽한
고양이의 등허리처럼.
ㅡ산경 김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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