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그 시절에는
대쪽처럼 가리라 했는데
저기 저 고갯마루
다가갈수록 멀어지고 높아져
구비구비 휘돌아 가는 오르막길
때론 좌파가 되었다가
때론 우파가 되었다가
접었다 펴면
일란성 쌍둥이
데칼코마니처럼
중앙선 이쪽 저쪽이
적이 아니라 분신같은
두 날개인 것을
두 귀가 부드러운 나이테 되니 알겠네
두 바퀴 자전거로 힘겨이 오르는
저기 저 고갯길
직선으로 한숨에 갈 수는 없어
좌왕우왕하다가
마침내 고갯마루에 서서 뒤돌아보면
데칼코마니의 선처럼
가운데 길이 보이거니
때로 그 무엇에 취하여
갈지 자 걸음으로 비틀거릴지라도
자책할 일은 아니라고
구비구비 굽은 중도에서
흔들리며 솟아오른
풀잎 하나 눈길 보낸다.
ㅡ산경 김향기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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