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연재 - 한애자의 장편소설 <모델하우스> 제 1회  만남
꽃샘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쌀쌀한 날씨다. 운동장에서는 축구하는 학생들의 함성과 함께 봄의 전주곡이 울리는 듯 생동감을 재촉하고 있다.
담장의 노란 개나리가 봄단장을 도와주고 교정의 화단의 나무들은 정맥에 푸른빛이 감돌며 봉우리가 맺혀 이제 곧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학생들을 호령하며 지도하고 있는 체육교사가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학생들을 구령하고 있다.

“좌우 대열로 모여!”

우르르 학생들이 재빠르게 모여 들었다. 구령하는 체육교사는 어깨가 떡 벌어진 다부진 체격이다. 사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데 상당히 눈에 띄는 미남형이다. 특히 햇볕에 적당히 그을려진 구릿빛 피부는 건강미가 흐르고 약간의 구레나룻처럼 턱 주위를 감도는 수염은 원시적인 생명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는 야성미 있는 터프한 스타일로 여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

학교 뒤뜰의 담벼락 주변에도 개나리로 단장 되어 있다. 교직원 식당 입구에서는 구수한 토장국 냄새가 풍겨왔다. 삼삼오오 떼를 지어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담벼락의 벤치에 앉은 두 여교사는 이제 막 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모양이다.

“전근 오신 소감이 어떠세요?”

그야말로 전형적인 여교사 스타일처럼 단발머리에 말쑥한 정장을 한 민지선이 물었다.

“좋아요! 무엇보다 저기 정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로 낯설지 않고 잘 적응하고 있어요!”

애춘은 저 운동장의 중앙에 보이는 정세원을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 눈빛은 매우 반짝이며 생동감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바로 민 선생님을 만나서 매우 기뻐요!”

애춘은 지선을 바라보며 웃었다.

“저를요?”

“선생님을 처음 본 순간 다른 사람에게 느낄 수 없는 그 무엇을 느꼈습니다. 언니 같고 고요하며 힘이 있는 어떤 분위기랄까….”

그것은 너무 뜻밖이었다. 전근 온 후,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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