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

돌이킬 수 없는
바람 소용돌이쳐도
언제나 그렇듯 적막한 숲

손 닿지 못해
몸 부빌 수 없어
좁힐 수 없는 숙명의 거리

미처 마르지 않은 잎새
그리움의 편지처럼 떨어져
사잇길  붉게 물들 때

작은 풀잎마저 고개 숙여
계절의 그림자에 잠기는  숲은
다시 은밀한 꿈세계

끝내 홀로여도
그대 곁에 있음에
눈보라도 흔쾌히 맞으리라.

ㅡ산경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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