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 등 주최,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 자료전시회 ‘아시아의 셰익스피어’ 전


자료사진/사진/뉴스프리존 DB

지난호에 이어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인도에서는 영국보다 반세기를 앞서서 1860년대에 대학교의 영문학과가 설립되어 셰익스피어의 교육과 연구를 행했다. 처음에는 영국에서 확립된 권위 있는 작품해석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인도에서 셰익스피어를 보편적 가치를 지닌 세계 최고의 희곡 작가로 평가하는 것은 산스크리트와 힌디어 연극의 예술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돼 주변의 연구자들에게 배척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연구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1920년대에는 당시의 국수주의적 경향에 편승해 셰익스피어를 식민지 지배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셰익스피어 희곡의 가치에 의심을 품고 평가 절하하는 연구서도 많이 나왔다.

일본에서는 서양인 교수들과 스보우치 소요가 대학교에서 셰익스피어를 강의하면서 연구가 시작됐다. 이 시기에 사이토 다케시의 ‘셰익스피어:그의 생애와 작품’(1919), 우에다 세이지의 ’셰익스피어 무대와 그 변천‘(1925) 같은 선구적 연구서가 간행됐다.

다이쇼 시기에는 스보우치 소요가 ‘셰익스피어 연구’(1928)를 내 놓았고, 뒤를 이어 작품연구에서 혼다 아키노, 나카니시 노부타로, 나카노 요시오가 우수한 연구서를 발표했다.

쇼와시기에 들어와서 나타난 연구의 두드러진 특징은 일본 수용사를 다룬 논문, 서지, 연구서가 많이 출간됐다. 패전 이후에는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연구가 전개된다. 주변연구, 비평사, 희극 연구, 수용사 등의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연구서가 나왔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수용사, 공연, 영화에 관한 연구가 활성화됐다. 영어로 쓰여진 수용사 관련의 연구서와 니나카와 유키오 등 일본 셰익스피어 연출가의 공연이 세계적인 평가를 얻음에 자극을 받아 공연 관련의 연구서가 많이 출간됐다.

한국에서 셰익스피어 연구는 해방 후 1960년대에 와서 처음 시작됐다. 최재서의 ‘셰익스피어 예술론’(1963년)이 효시적 연구서로서 체계화된 예술론을 개진하고 있다. 그후 번역, 미학, 서지학, 비교연극, 수용사의 분야에서 최재서, 김재남, 여석기, 이경식, 문상득, 권세호, 이덕수, 윤정은, 황계정, 이대석, 신정옥 등이 논문과 연구서를 내놓았다.

특히 이경식은 아시아인이 연구하기 어려운 서지학 연구 분야에 뛰어들어 앞의 논문연구를 바탕으로 ‘분석서지학’(1995), ‘셰익스피어 비평사’(상하권 2002) 등 여러 연구서를 내놓았다. 이 분야의 연구로는 단연 아시아 최고 수준에 이른다. 2002년 이후에는 연구의 분위기가 성숙하는 중에 셰익스피어의 공연의 붐이 형성됨에 따라 다양한 공연에 관한 기록과 연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셰익스피어 연구는 문화대혁명 이후 1980년대의 개방화 시대에 들어서기까지 오랫동안 침체현상에 머물러 있었다. 중화민국 공화국 정권이 들어선 후에도 셰익스피어 연구가 허용되기는 했지만 소련 학자들의 저술이 이따금 소개되는 정도에서 셰익스피어 인물과 작품소개가 소규모적으로 이뤄졌다. 이 시기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듯이 마르크스 사상과 셰익스피어를 비교하는 연구가 있어서 주목을 끌었다. 

개방화 이후에는 셰익스피어의 연구가 눈에 띄게 활성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정치성, 작품, 미학, 비평 연구와 함께 수용사적, 비교연극적 연구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 중에 맹헌강(孟憲强)의 ‘마르크스, 엥겔스와 셰익스피어’, 장사양(張泗洋) 등의 ‘셰익스피어 연극 연구’(1991), 해영길(奚永吉)의 ‘셰익스피어 번역미학의 비교’(2007) 등은 전자의 주제를 다룬 것이고 조수균, 손복양의 ‘중국 무대 위의 셰익스피어’(1989), 이위민의 ‘중국 셰익스피어 비평사’(2006)는 후자의 주제를 다룬 것으로 우수한 연구서로 최근에 중국 명대(明代)의 희곡작가 탕현조와 셰익스피어를 비교하는 미학적 논문이 많이 발표된 것도 특기할 만하다./다음호에 계속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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