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자 칼럼] - 정유년의 대한민국

2017년 정유년의 새해가 밝아왔다. 닭띠의 해를 출발하면서 성서의 베드로가 생각난다. 스승인 예수의 큰 제자였던 그는 누구보다 예수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가 예수가 체포되고 죽음으로 몰리는 위기 상황에서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한다. 이때 꼬끼오!... 닭이 울었다. 닭의 울음소리를 듣자 <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 예언하였던 스승인 예수의 말씀이 떠올랐고 그는 통곡하며 자신의 배신을 철저히 참회하였다.

지난 병신년은 우리 국민들에게 요동치는 정서를 대표한다면 분노와 배신이었다. 배신은 믿었던 것이 철저하게 거짓이었고 허망하게 무너졌을 때 오는 절망의 심리라 하겠다. 그 배신은 광화문의 촛불민심으로 번졌다. 그러나 배신하였던 상대는 참회의 모습이 아니었다. 청문회에 출석한 최순실 사건과 관계된 증인들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였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을 배신한 박근혜와 최순실 그 일당은 국가와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고 참회의 모습과 연결되어야 마땅하다.

문인 하달홍은 ‘축계설’에서 “닭은 머리에 관(볏)을 썼으니 문(文), 발톱으로 공격하니 무(武), 적을 보면 싸우니 용(勇),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니 인(仁), 어김 없이 때를 맞춰 우니 신(信)”이라고 했다. 닭은 위의 5가지 덕(德)을 겸비했다는 것이다.

닭의 벼슬처럼 배웠으면 배운만큼 학자적인 풍모를 보여야 할 것이나 고위 공직자들이 <모르쇠>로 자신의 과오를 숨기고 속이려는 행태는 시정잡배보다 못한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2017년은 탄핵심판이 그 행한 죄악이 낱낱이 밝혀져 역사와 국가 앞에 그 행악에 대한 심판을 받아 처벌되어야 한다. 헌제는 공명정대하게 관리의 위엄과 풍모를 발휘할 때다.
위의 닭의 덕목인 무(武)와 용(勇)도 발휘되어야 한다. 우리가 발톱을 날카롭게 하며 대적하고 싸워야 할 것은 부정부패의 비리인 것이다. 즉 정의롭고 공정하지 못한 것들을 청산하고 국가기강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유년 올해는 대통령 탄핵심판과 대통령선거 등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가운데 있다. 특히 올해 대통령은 정말 잘 뽑아야 한다. 대통령 자질 중 첫째 항목으로 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아울러 대통합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쉽과  경제회복과 활성화,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 남북관계의 안보문제, 트럼프와 시진핑, 아베와의 외교를 잘 풀어갈 수 있는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특히 조기 대선이라서 국가 지도자 자질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대충대충 주먹구구식으로 흘러가면 언젠가 또 병신년의 비극과 같은 최순실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특히 대통령 후보자들의 관련 의혹들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박근혜 후보의 대선검증에서 최태민과의 비리 의혹이 산재해 있었는데도 철저하게 검증하지 못한 점이 병신년의 비극을 초래하였던 것을 주목해야 한다. 2017년은 국가 지도자뿐만 아니라 국민의식도 새롭게 변화되어야 한다.
 
주인인 국민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심정으로 주인답게 깨어 있어야 한다. 아전인수와 같은 지역주의와 특정 계파주의에 무분별하게 휩싸이지 않고 냉철한 판단력을 가지고 나라의 주인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다.  광화문의 촛불민심은 국민의 위대한 힘을 보여 주었다. 정치권에서는 이제 민심을 두려워하며 겸허한 자세로 국가를 위한 개혁의 모습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또한 먹을 것을 서로 부른다는 인(仁)이 앞서야 한다. 새해는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먹고 사는 일 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 경제가 향상되려면 기업인들의 도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춥고 배고픈 국민들을 외면하지 말고 그들에게 배풀고자 하는 것이 먹을 것을 나누는 인(仁)의 정신이라 하겠다.  그저 돈만 잘 벌면 그만이라하며 정치권과 연결하여 실리를 챙기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기업인 스스로가 끊어야 한다. 다함께 더불어 잘 사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나눔의 사회요, 경제 민주화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닭의 덕목 중 어김없이 때를 맞춰 우는 신(信)이 있다. <어김없다>는 것은 정해진 규범과 질서이다. 나라가 흔들리고 어려워지는 것은 바로 법과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 할 때부터 시작된다. 법이 우습고 법을 어겨도 괜찮게 되는 사회는 혼란하며 범죄가 만연하게 된다.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참석하지 않아도 별다른 큰 제제가 없고 위증을 하여도 큰 처벌이 없고 벌금 얼마만 물으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애석하고 통탄할 일이었다. (한애자-소설가/극작가)

외국의 경우는 법이 무거우나 대한민국은 그 지은 죄의 처벌이 여전히 솜방망이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법령을 새롭게 강화하고 정비하는 개혁이 필요하다. 법령이 죄 값에 합당하게 엄격해야 법을 잘 지키려는 국민의식도 향상되고 서로가 믿을 수 있는 사회가 기대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정유년을 맞이하면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기성을 부리고 있다. 살처분 된 닭으로 계란 값이 치솟고 있다. 속히 잠재우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 또한  초기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로 인한 민생의 고달픔의 연속인 것이다. 정유년에는 조류인플루엔자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국가재난에 대한 안전한 매뉴얼이 신속하게 대처하는 시스템이 재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닭띠의 올해 정유년에는 대한민국이 큰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 탄핵심판과 시대에 맞는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개헌을 선두로, 대통령 선거가 잘 되어 국가 미래를 향한 희망찬 출발이 되길 기원한다.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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