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산 김덕권 선생, 원불교 문인협회 회장인화의 도

 

 

정유년(丁酉年) 새 해가 밝았습니다. 정유는 붉은 닭이라는 뜻입니다. 붉은 닭은 행운(幸運)을 부른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붉은 닭은 새벽을 알리는 동물로 음기(陰氣)를 쫓고 양기(陽氣)를 불러오며 액운(厄運)을 쫓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이 닭을 예로부터 봉황(鳳凰)에 비유(比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집안에 붉은 색 닭의 그림을 소장(所藏)하면 양(陽)의 좋은 기운(氣運)이 머물고, 행운(幸運)을 기르며, 집안의 번창(繁昌)함을 암시하는 기운으로 특히, 명예(名譽), 승진(昇進) 등의 길한 일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닭띠 해에는 누구나 닭의 그림을 소장하면 그런 행운과 번창과 명예와 승진을 가져다줄까요?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 좋은 기운에 ‘인화(人和)의 도(道)’를 합하고, 실천해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럼 인화란 무엇일까요? 여러 사람이 마음으로 서로 뭉쳐 화합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나라의 국론이 사분오열 되어 마치 일족즉발의 나쁜 기운이 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밝은 정유년의 해에 말이지요. 우리 이제는 대립과 분열을 멈추고 인화의 도로써 나라를 안정시키고 다시 한 번 생생약동(生生躍動)하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나라에 또다시 위대한 일이 이루어지려면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의 조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늘이 준 때, 지리상의 이로움, 사람의 화합이 어우러지지 않으면 번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맹자(孟子)》<공손추 하(公孫丑下)>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하늘이 준 때는 지리상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상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 3리 되는 성(城)과 7리의 곽(郭)을 에워싸고 공격하나 이기지 못할 때가 있다. 에워싸고 공격할 때는 분명 천시를 얻었겠지만, 그런데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천시가 지리의 이로움만 못해서이다.

 

성이 높지 않은 것도 아니고 못이 깊지 않은 것도 아니며, 병기와 갑옷이 굳고 날카롭지 않은 것도 아니고 식량이 많지 않은 것도 아닌데도 내버리고 떠나게 되는 것은 지리의 이로움이 인화만 못해서이다. 그러므로 ‘백성을 나라 안에 살게 하는 것은 국경을 굳게 봉하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나라를 굳게 하는 것은 산과 골짜기의 험함으로써 되는 것이 아니며, 천하를 위압하는 것은 무기의 날카로움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도를 얻은 사람에게는 도와주는 이가 많고, 도를 잃은 사람에게는 도와주는 사람이 적다. 도와주는 사람이 극히 적은 경우에 이르게 되면 친척도 배반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극히 많은 경우에 이르게 되면 천하가 귀순하게 된다. 천하가 순종하는 것으로써 친척에게까지 배반당하는 사람을 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싸우지 아니하지만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

 

(孟子曰,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三里之城, 七里之郭, 環而攻之而不勝. 夫環而攻之, 必有得天時者矣. 然而不勝者, 是天時不如地利也. 城非不高也, 池非不深也, 兵革非不堅利也, 米粟非不多也. 委而去之, 是地利不如人和也. 故曰, 域民不以封疆之界, 固國不以山谿之險, 威天下不以兵革之利. 得道者多助, 失道者寡助. 寡助之至, 親戚畔之. 多助之至, 天下順之. 以天下之所順, 攻親戚之所畔. 故君子有不戰, 戰必勝矣.)」

 

어떻습니까? ‘천시’란 어떤 일을 이루게 해 주는 유리한 때를 말합니다. 전쟁의 경우에는 작전을 개시할 유리한 시간을 말하지요. ‘지리’란 유리한 지형을 차지하는 것을 말하며, ‘인화’란 민중의 단합된 마음을 말합니다. 맹자의 이 이야기에서 도를 얻은 사람에게는 도와주는 이가 많다는 뜻의 ‘득도다조(得道多助)’라는 사자성어도 나왔습니다.

 

‘천시지리불여인화(天時地利不如人和)!’ 최고의 승리는 인화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므로 보수와 진보, 동과 서, 여와 야, 촛불과 탄핵을 가르지 말고, 다 같이 이「인화의 도」를 실천하여 가는 곳마다 참다운 평화와 건전한 발전의 역군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지요

 

<인화의 도>

 

첫째, 용서입니다.

크게 잘못하는 사람이 있거든 열 번만 관대히 용서해 주면 열한 번째는 잘할 것입니다.

 

둘째, 정의(情誼)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정의(情誼)가 건네야 합니다. 정(情)은 옳다. 그리고 오랫동안 지내 오면서 생기는 사랑하는 마음이나 친근한 마음을 말합니다. 또 의(誼)는 모두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이지요. 이 정의가 건네면 인화는 저절로 찾아오는 것입니다.

 

셋째, 칭찬입니다.

남의 부족을 말하는 것보다 그 장점을 칭찬해 주기에 노력하는 것입니다.

 

넷째, 상과 벌입니다.

선은 상을 주고 악은 벌을 주되 벌은 조금 적게 주는 것입니다.

 

다섯째, 주권(主權)을 세워주는 것입니다.

항상 남의 인격을 존중하고 주권을 세워 주는 것입니다.

 

여섯째, 원만(圓滿)입니다.

미움과 사랑에 끌리지 말고 항상 원만한 인격과 아름다운 사랑으로 서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사회와 나라가 다 맑고 밝고 훈훈한 인화의 도를 실행하여 덕화가 만발하는 낙원으로 화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기술은 인화하는 기술입니다. 사람 잘 화하는 기술은 모든 기술을 총섭(總攝)합니다. 왜냐하면 인화하는 기술이 없으면 모든 기술이 잘 활용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사심(私心)이 공(空)하여야 공심(公心)이 납니다. 그리고 공심이 나야 단합이 됩니다. 단합은 시방을 화하는 참 주인이 되는 것이니 정유년은 우리 모두 인화의 도를 실천하는 한 해가 되면 참 좋겠네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1월 3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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