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다.

[뉴스프리존=이흥수 기자]무려 17년간 총9편의 작품을 통해 울버린을 열연한 휴 잭맨의 마지막 시리즈 완결판으로 관심을 모은 ‘로건’은 능력을 잃어가는 울버린 로건(휴 잭맨)이 어린 돌연변이 소녀 로라(다프네 킨)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되는 선혈이 낭자하는 핏빛 액션에 짙은 감성을 가미한 따뜻함도 배어 있는 감동이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마지막 완결판인만큼 기존의 막강한 근육질의 울버린이 아닌 주글주글한 주름에 젊은 시절 얻은 상처와 지병으로 알콜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약하고 노쇠한 인간 로건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춘다. 병들고 늙은 힐링팩터 능력을 상실한 로건이 적에게 무지막지한 공격을 당하거나 산 중턱을 오르며 헉헉대는 모습이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 이런 보다 인간적인, 약점 투성이의 영웅이 고난을 헤쳐나간다는 스토리란 점에서 ‘로건’은 지극한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로건은 그의 친아버지 이름이자, 제2차 세계대전 때 사형당하고 되살아난 뒤 줄곧 써온 ‘인간 울버린’의 이름이다. 초인적 치유력이 쇠약해진 울버린은 때릴 때보다 맞을 때가 많고, 쉽게 정신을 잃으며, 오래 고통스러워한다. 잿빛으로 바랜 머리와 온몸의 흉터를 견디며, 꾸역꾸역 다시 일어나 싸우고 걷고 뛴다. 국가 차원의 말살 작업을 통해 왕년의 돌연변이 엑스맨 동료들은 대부분 죽거나 사라지고 없다.

로건은 제 몸도 못 가누는 노인이 된 정신감응 능력자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어트)를 돌보며, 멕시코 접경 황무지에서 리무진 기사로 근근이 살아간다. ’인간 무기‘로 키워지다 도망쳐 나온 돌연변이 소녀’로라‘를 만나면서 로건은 돌연변이들의 마지막 낙원인 에덴으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미치광이 과학자와 좀처럼 죽지 않는 사이보그 용병집단 리더 도널드 피어스(보이드 홀브룩)에게 쫓기는 로라를 성치 않은 몸으로 막아내고 끝까지 책임진다. 인간 로건을 대표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로라는 로건을 쏙 빼닮은 아이로 , 로건과 똑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 작고 여린 체구의 소녀가 거칠고 야성적으로 적을 공격하고 죽이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다. 로라를 연기한 스페인 출신의 다프테 킨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이 어린 여배우의 어둡고 묘한 아우라와 가공할 만한 액션은 울버린을 잇는 다음 세대의 히로인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케 만든다. 여기에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인 잔인한 용병의 보이드 홀브룩의 마성적인 연기는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묵직한 호흡을 유지한다. 휘황찬란한 액션은 아니지만, 사실적인 격투신과 액션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장면들이 눈을 감게 할 만큼 불편하기도 하지만, 처절하고 비극적이기도 하다. 인간의 연약함, 죽음을 피할수 없는 운명, 가족을 묶어주는 복잡한 유대감을 자유롭게 그려내고 사실감있게 보여 주었고, 힘을 잃은 로건과 그런 그의 곁에 있는 로라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늘 쫓기듯 살아간 로건에게 보통의 평범한 삶을 권유하며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말하는 프로페서X의 울림이 내 귓가에 맴돈다.

영화 ‘로건’은 박수와 환호를 받을 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한번 사람을 죽이면 낙인이 되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어’ 라는 참회와 속죄의 회고에서 깊은 페이소스를 느끼며 진정한 인간성과 가족애가 무엇인지 한번쯤 뒤돌아보게 하는 휴머니즘 가득한 마지막 울버린 ‘로건’이었다.

이흥수 기자, lhsjej70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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