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손때와 먼지의 속 사연

▲ 동묘시장, 청개천 이마트에서 바라본 동묘입구

옛부터 청개천을 끼고 구제품을 팔기 위하여 모여든, 동묘시장은 구제 시장의 전통을 이어 받아 온 곳이라 하겠다. 깨끗하지 않고 처음엔 무슨 대단한 보물찾기를 하거나 길에 뿌려진 임자 없는 돈을 경쟁적으로 줍기라도 하는 줄 알았다.

여기 저기 사람들이 머리를 처박고 무엇인가를 찾는 모습이 흡사 그러했다. 서울 동묘 담벼락 밑에서 비라도 오지 않는 한 매일같이 펼쳐지는 풍경이다. 수북하게 쌓아 놓은 헌 옷더미 속에서 취향대로 골라 한 장에 단돈 1000원. 옷가지들이 헤쳐질 때마다 묵은 먼지가 폴폴 인다.

▲ 이곳에는 노트북, 컴퓨터, 전자제풍 없는게 없다. 한 구매자가 노트북을 구매후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하고 있다.
▲ 가판 시계 매장
▲ 흔히 가정에서 쓸수있는 용구▲ 노트도 구입 할 수가 있다.

이런 풍경은 청개천일대와 신당동 신설동까지 줄을 이은다. 동묘 벼룩시장에서는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번쩍이는 네온사인도, 화려한 간판도 없이 남루한 좌판들뿐이지만 오후만 되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든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손때와 먼지의 속 사연을 들춰내며 ‘득템’을 기대하는 이들이다. 어느 여인이 ‘폼나게’ 입었을 티셔츠는 구겨진 채 나뒹굴고 있다. 뒷굽이 반쯤 닳아 버린 구두는 어느 집 가장의 딱딱해진 발바닥을 감쌌을 것이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는 뚜껑조차 사라졌다.

▲ 자전거도 구입이 가능하며,.
▲ 카메라구입도 가능하다.
▲ 집과 사무실에서도 쓰는 도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묘시장이다.

특히, 동묘에는 온 국민이 7년 이상 입고도 남을 재고 의류가 창고마다 가득 차 있으니 이만한 ‘풍요의 시대’가 또 있을까 싶다. 그런데도 동묘 벼룩시장은 어제처럼 오늘도 인산인해다. 지갑은 너무 가볍고, 그래서 삶은 더욱 무겁다. 삶이 무더난 이야기 장소이다

ybj69980@hanmail.net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