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기관의 오진 때문에 일생의 절반 이상을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살아온 20대 태국 여성이 재검을 통해 고통과 공포에서 벗어났다. 

2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현지 '적십자 에이즈 연구센터'에서 수티다 사엉수맛(23)이라는 여성이 에이즈 검사에서 최종적으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

태국 북동부 로이엣 출신인 수티다는 8살 때 아버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사망한 뒤 친척의 손에 이끌려 간 병원에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판정을 받았다. 

영문도 모른 채 에이즈 감염자가 된 그는 병원 측의 검사결과만 믿고 이후 줄곧 병원에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처방받아 꾸준히 복용했고, 방콕 남쪽에 있는 사뭇쁘라깐으로 이주한 후에도 별 의심 없이 자신이 에이즈 감염자인 줄 알고 치료제를 사용했다. 

성인이 된 후 남자 친구와 사이에 아이가 생긴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아이에게 끔찍한 병을 물려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절망했다. 

꾸준히 치료 약을 복용하면 아이에게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료진의 설명에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출산후 아이가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그녀는 어릴 적 검사결과를 의심하게 됐다. 

이후 개인적으로 2차례 병원 검사를 자청해 음성 판정을 받은 그녀는 적십자가 운영하는 전문 검진기관을 찾았고, 2차례의 추가 검사 끝에 에이즈 감염이 아니라는 최종 결과를 받아들고 눈물을 흘렸다.

수티다는 "이제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라는 끔찍한 꼬리표를 걱정하지 않게 됐다.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적십자 에이즈 연구센터의 의료진은 수티다를 처음 검사한 의료기관이 독감 등 다른 바이러스를 에이즈 바이러스로 오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티타측도 변호사를 통해 태국 보건당국에 오진한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조사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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