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제48회

꽃과 나비
 

“나를 이렇게 외롭게 하고 내 몸을 함부로 놀리게 한 것은 채성이 너 때문이야!”
신혼의 잠깐의 세월이 필름처럼 스쳤다. 맛있게 저녁식사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면 그는 12시가 다 돼 돌아왔다. 얼굴은 매우 피곤한 빛이었고 자신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밥은 한 숟가락 뜨고 말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이유는 회사일 때문에 매우 피곤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애춘은 남편의 사랑을 기다렸다. 이제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얼굴도 마주보고 대화도 하는 일이 있겠지. 애춘은 하루하루 기다림으로 지쳐갔다.

그러나 일 년 내내 변함없이 이런 생활이 반복되었다. 밖에서는 혜란과 놀아나고 있으면서 이미 포식하고 돌아온 몸이 자신에게 무슨 볼일이 있겠는가! 그 후 자신도 이제 밥만 챙겨주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TV를 시청하다가 쓰러져 잠이 들곤 했다. 그는 새벽같이 아침도 먹지 않고 출근했다. 애춘은 이제 어느 덧 그의 얼굴도 잊어버린 듯 희미해져갔다.
‘그는 혜란을 품으며 만족했겠지! 그러나 난 심정수 그 남자가 혐오스럽다!’
그 남자는 왠지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보아서인가! 안주하지 못하고 유리하며 떠돌고 있는 돛단배처럼 그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치 자신과 같이 마음이 텅 빈 싸늘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허덕이고 있었다.


“왜 하필이면 마누라와 이혼하고 홀로 떠도는 그 남자를…!”
자신은 그 영혼이 가련하다고 동정하지도 못할 처지가 아닌가!

이튿날 출근길 주차장에 차를 대고 교무실 현관으로 들어서려 할 때 애춘은 심정수와 마주쳤다. 심정수는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손을 들고 반기는 듯하면서 냉담한 태도로 인사를 했다. 너라는 여자도 정복하고 나니 별 볼일 없다는 듯 모욕하는 것 같아 수치스러웠다. 고개를 돌리고 못 본 척 하며 빠르게 앞서 걸어갔다. 고통스러웠다. 저질적인 저 사내에게 자신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것에 모멸감이 밀려왔다. 속히 저 인간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학교를 떠나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자신은 상대 남자가 혐오스러운데 혜란과 남편은 지속적으로 다정해 보이니 두 사람은 진실로 사랑하는 듯했다.
“나도 혜란처럼 탈바꿈하고 싶다. 그가 원하는 이상형의 여자의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다!”

문득 애춘은 피난처를 발견한 듯하였다 .

“더러워진 이 몸을 지워 버리자…! 사랑 받지 못하는 이 몸을 완전히 지워버리자. 난 새로운 변신을 해야만 한다.”
난잡한 모든 것을 청산하는 길이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지워버리는 것이라 여겨졌다
“됐어….”

“이번엔 정말 나를 지워버리자! 이것이 마지막이야. 속히, 시행하자….”
애춘은 성형으로 또 한 번의 새로운 변신의 꿈을 꾸며 황홀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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