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우리 아버지를 만 달러에 팝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2일 자신의 핵심 공약인 ‘치매 국가책임제’를 강조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서울요양원을 찾았다고 합니다. ‘찾아가는 대통령’ 시리즈의 세 번째 행사였지요. 문재인 대통령의 ‘치매 국가책임제’의 실행 방안은 이달 말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니 노인의 입장에선 춤을 출 일인 것 같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치매 환자를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되고,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10.2%)은 치매 환자라고 합니다. 급속한 고령화로 올해 치매환자는 72만5000명이라고 하네요. 문 대통령은 7일 국회에 제출할 ‘추가경정 예산안’에 치매 관련 예산 2000억 원을 편성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현재 47곳인 치매지원센터를 임기 5년 안에 약 250개로 늘리고, 총 진료비의 90%를 국민건강보험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하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치매 환자의 범위를 중증에서 경증으로 대폭 넓히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노인병원에서 만 7년을 근무하고 계시는 어느 의사의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치매에 대한 일반적 오해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가족이 모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매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집에서 가족이 온전히 케어 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닙니다. 전문적 시설에서, 전문가가 돌봐야 하는, 엄연한 진행성 뇌병변입니다.

 

우리가 치매약이라 부르는 ‘도네페질(donepezil)’은 치매 치료제가 아닙니다. 치매로 인해 쇠퇴되는 뇌신경세포의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하는 약입니다. 이 약도 진행속도를 늦춰줄 뿐 발병과 진행을 막지는 못합니다. 그나마 초기에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과 환자의 고통이 상당합니다. 가족은 먼저 “내 가족이 치매환자다”라는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행 상태에 따라 수없이 파괴적인 상황을 맞게 됩니다. 거기다 사회적 인식의 부족과 국가적 대책의 미비로 아무 도움 없이 환자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환자 보호자를 상담해보면, 가족들이 불가능한 케어를 하느라 몸도 마음도 엉망이 됩니다. 그나마 시설에 모시는 것조차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엄청난 시간적 물질적 비용을 지불합니다. 또한 환자의 치매상태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 환자는, 비전문가의 케어를 받는 탓에 낙상, 사고, 욕창발생 등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약을 제 시간에 못 먹는다거나 영양섭취가 부족해서 2차적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치매진행정도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서 결국 전문적 케어의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병원에 모시지 못하면 일대일로 케어를 해야 합니다. 가족 중 한 명은 생업과 일상을 포기해야 하지요. 치매환자가 있으면 그 가족의 미래는 불투명해집니다. 그런 상황을 매일매일 접하는 저로서는 이번 문재인의 치매공약이 정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몇 해 전에 신문에 난 기사의 제목에 ‘우리 아버지를 만 달러에 팝니다.’라는 광고가 실렸습니다. 내용인즉,「아버지가 수년전부터 중풍과 치매로 병석에 누워 계십니다. 그동안 밥도 먹여 드리고 대 소변을 받아 내었습니다. 그러나 긴병에 효자가 없습니다. 이제는 지쳐서 더 감당할 수 없습니다. 생각 끝에 아버지를 팔려고 결심하고 광고를 내는 것입니다. 만 달러에 아버지를 사갈 사람은 전화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광고가 나가자 어떤 젊은이로부터 아버지를 자기가 사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광고주는 그 젊은이에게 “환자를 돌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1주일간 더 생각해 보고, 꼭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든 전화를 주시지요.” 라고 하였습니다.

 

일주일 후, 그 젊은이는 “깊이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역시 아버지를 사서 모시기로 우리부부가 합의 하였습니다.” 광고를 낸 분이 그 젊은이에게 결심한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네, 우리내외는 어릴 때부터 고아원에서 자라서, 부모님의 얼굴도 모르고 자랐습니다. 지금은 혼인하여 아들과 딸도 낳고 복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지요.

 

이제는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모시고 살 수 있는 분이 계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아이들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시면 좋겠다고 합니다. 넉넉한 형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버지를 사서 저희 부부를 낳으신 친 아버지 같이 모시겠습니다.”

 

그 말은 들은 광고주는 다시 한 번 정말로 우리 아버지를 사서 모실 결심이 되어 있으면 1만 달러를 갖고 와서 모시고 가라며 주소를 알려 주었습니다. 젊은이 내외는 아버지가 생긴다는 기쁨에 주소를 갖고 달려갔습니다. 그 집은 미국에서도 부자들만 사는 마을에 있는 아주 큰 집이었습니다.

 

벨을 누르니 하인이 나와서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대문을 들어가 보니 마당에는 수영장이 있고, 최고급 차가 있었으며, 집으로 들어가니 실내는 호텔과 같이 꾸며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실에는 한 노신사가 앉아계셨습니다.

 

놀라서 멍하니 서있는 젊은 부부를 보고 노신사가 하는 말이 “내가 광고를 낸 사람이오. 정말로 만 달러에 아버지를 사서 친부모같이 모시고 싶다면, 나를 사가시오.” 깜짝 놀라는 젊은 부부에게 노신사가 웃으면서 말합니다. “내가 나이는 많고 자식은 없어요. 그래서 자식이 될 만한 착한 사람을 구하려고 거짓 광고를 낸 것이지요.”

 

“이제 젊은이는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이 되었소. 앞으로 이 집을 비롯한 나의 모든 재산을 내 아들인 젊은이에게 주겠소. 내 비서와 함께 어서 집에 가서 내 손자 손녀를 데리고 이곳에 와서 우리 함께 살아가면 좋겠소.”

 

어떻습니까? 저도 1만 달러에 이 몸을 내어놓고 미리 치매에 대비하면 어떨까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치매환자가 있을 때 가족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그 가족의 미래에 영향을 줄 정도입니다. 더욱이 몇 년이 될 지도모를 투병생활이라 가족의 부담이 큽니다. 그런 면에서 문 대통령의 치매환자 국가지원 대책은 치매가족과 노인에게 큰 희망이 되지 않을 런지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6월 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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