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에 입맞추리
 
산  중턱  모퉁이  돌아갈 때마다
창창한  하늘이여 
어찌 한  말씀  없을꼬  궁금해도
 
발치의 풀꽃들
바람 따라  빛  따라
한  자리에서  피고  지거니
 
좌우도 없어라
옳고 그름도  없어라
오직 있는 그대로
오고  갈뿐
 
거리를  뒤덮는 
회칠한  무덤의 언어들
파도처럼 눈귀를 때릴 때
 
하늘 땅  사이
구비치는 산 허리에서
말 없이 입 맞추리
피고지는 풀꽃들이여.
ㅡ산경 김향기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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