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조현아 갈등 속, 전문 경영인 도입 카드 수면위로

[뉴스프리존=한운식기자]지난 25일 성탄절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집을 찾았다 크게 다투었다고 주요 매체들이 28일 일제히 보도했다.

조 회장은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3일 법무법인 원을 통해서 가족과 사전 협의 없이 경영상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한 일을 두고 이 고문과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 고문이 누나인 조 전 부사장 편을 들자, 조 회장은 화를 내고 자리를 뜨면서 거실에 있던 꽃병이 깨지고 이 고문이 상처를 입었다.

한진그룹 남매의 난이 '모자간의 난'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사장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재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내년 3월 그룹 지주회사격인 한진칼 주총에서 물러나고 우기홍 사장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의 경우처럼 말이다.

대체 무슨 얘기인지 하나씩 짚어 보자.

조 회장이 이 고문의 중재에 반발해 이번 모자간의 갈등이 일어난 만큼 이 고문이 조 전 부사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과 조 전 부사장은 최근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을 받으며 사이가 돈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과 조 전 부사장이 손을 잡을 경우 두 사람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11.8%로 조 회장(6.52%)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마저 조 전 부사장쪽을 택할 경우 조 회장의 입지는 더욱 어려워진다.

집안 전체가 조 부사장을 밀면 조 회장은 명분도 잃고 지분 싸움에서도 진다는 얘기다.

물론, 조 회장이 델타항공(10%)과 일명 강성부 펀드라는 불리는 KCGI(17.29%)과 손을 잡을 수도 있지만 사정이 조 회장 뜻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그렇다고 지분 싸움에 이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익명을 요구한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땅콩 회항으로 대표되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조 부사장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기에는 걸림돌이 너무 많다고 잘라 말했다.

대한항공 일반직 노조가 지난 24조현아 전 부사장은 회사를 흔들며 대한항공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경영 복귀의 야욕을 드러내지 말고 사회적으로 인정할 만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 쯤되면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양쪽은 타협할 수 밖에 없다.

추락할 대로 추락해진 그룹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전문 경영인 체재 도입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민단체 등 사회 일각에서 수년 전부터 요구했던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우기홍 사장의 전문 경영인 회장으로 선택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점쳐 진다.

우기홍 사장이 조원태 회장쪽 인물로 분류되기는 하나, 조현아 부사장측에서 특별히 반대할 명분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7년 대한항공 기획관리실에 입사해 2009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최연소 상무타이틀을 얻을 정도로 능력을 보였다. 이후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하다 2017년 대표이사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우 사장은 미주 사업본부와 여객사업본부 등을 맡으면서 미국 항공업계에 인적 네트워크를 두텁게 쌓아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기홍 사장을 두고 천재 사업가라고 드러내놓고 칭찬한 일화가 있을 정도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항공수송이라는 특수분야라는 점을 고려해 대한항공이 전문경영인 체제의 도입을 실험적으로 과감하게 도입하고 진행할 가치는 매우 크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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