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이들이 함께 모여, 우리나라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오영진의 단편소설을 각색하여 작업한 작품 <아빠빠>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한데 모아 시도하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극단 비밀기지 소속의 배우로 영화에도 도전 중인 김태윤 배우의 연출 입봉작인 이번 작품은 한국대중문화예술원에서 연기를 수업 받는 이들이 주축이 되었다. 그렇기에 좀 더 다듬어 가며 조금은 좌충우돌할 그들을 응원하며 속 깊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 보았다.
해학이 담긴 코미디 작품이나 부조리극들은 연출과 배우의 기량만으로 작품을 끌어가야 할 뿐 아니라 각자의 철학이 녹아나야만 자연스러워질 수 있기에 모두의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작품들 일 것입니다. 그래서 해학이 가득하기에 연출과 배우의 기량이 오히려 한 눈에 보이는 작품 <아빠빠>를 첫 연출 데뷔작으로 결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캐스팅 과정과 무대를 마친 후 연출님의 생각들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싶습니다.
평소 오영진 선생님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이야기하는 작품이기에 더더욱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첫 작품이기에 이전에 많이 행해 왔던 작업들과는 다르게 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이기에 재치와 패기만이 가득한 작품보다는 놀이하는 수단으로 연극 작업을 할 수 있다 여겼기에 선택한 작품입니다.
오영진 선생님의 단편을 읽으면서 작가 본인이 담겨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기도 합니다. 제국주의에 대한 생각과 시대가 흘러가는 과정을 작품 안에서 너무나 잘 다루고 있기에 그 부분을 주목해 각색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국가라는 공동체의 붕괴와 더 나아가 가족이라는 구성 공동체의 붕괴의 현실에 대하여 지극히 역사적인 사실에 근간하여 우리가 지나온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대문호의 작품에 담겨 있는 메시지처럼 인간 근원의 변하지 않는 부분과 시대를 관통하는 그런 것들을 담아 보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저를 필두로 미진하지만 영상이든 무대에서든지 더 발전하기 위해 우리나라 고전이나 현대문학을 틈틈이 연구하고 정확한 사건을 잘 다루어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상징과 은유의 대사들이 가득한 작품 <아빠빠>에서 연출님과 배우님들이 가장 인상 깊다 여기는 대사와 그 이유가 듣고 싶습니다.
- 김상훈 역 임호성 배우 ; 얼마 전 저는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각색한 연극을 공연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참사랑을 알고 사랑을 실천하는 세몬이란 구두 수선공을 연기했고, 이번에는 넘치도록 부유하지만 그저 돈과 성공만을 김상훈이란 인물을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돈과 명예만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 여깁니다. 일시적으로는 행복하다 느낄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시시하고...무엇보다 영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을 정말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영원한 것이어야 합니다. 언젠가 썩어 없어질 것들보다, 영원한 것을 추구해야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김상훈도 그것을 알았다면...
- 기요꼬 역 서사비나 배우
- 아끼꼬 역 신나라 배우 ; 시대적 격동기에서 기회주의적 선택을 한 사람이 받는 운명적 심판. 우리 중 그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 이정근 역 김종성 배우 ;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히스토리...
- 무대감독/하나와 역 손충완 배우 ; 누군가의 야망은 누군가의 여명...
작품 하나에 대한 연출이나 연기만으로 연출가와 배우에 대해 알았다고 하기는 힘들 것이며, 그들의 다른 작업들에 기대를 놓기에는 이를 것이기에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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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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