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영 시인

[뉴스프리존=안데레사기자] 이시영 시인(68 사진)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소극적 개혁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시인은 지난 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 장관이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한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면서 “도 장관의 ‘선의’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나는 그가 지금 선량한 시인으로서보다는 새 정부의 문화정책 수반으로서의 ‘비전’ 수립과 철저한 개혁을 통해 문화계의 ‘적폐 청산’에 과감히 나서기를 바란다”고 썼다.

또한, 이 시인은 지난 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새 정부가 들어섰으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물갈이 인사”라며 “(도 장관이) 몇몇 신문 인터뷰에서 전 정권의 기관장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도 장관은 ‘문화계 적폐 청산’의 일환으로 지난달 31일 출범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문화예술계와 법조인, 문체부 직원 등으로 꾸려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의 활동기간은 6개월로, 3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이 시인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에 6개월 플러스 3개월을 소비하는 것보다 우선인 것은 한국문화예술위, 한국출판산업진흥위(원), 한국문학번역원 등 블랙리스트 실제 집행기관의 수장들과 고위 직급 인사들에게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 퇴진할 사람은 퇴진케 해야 한다”고 했다.

<창작과비평> 주간과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역임, 문단 내 진보세력으로 분류되는 이 시인은 이어  “언론에서 좋은 이야기나 하는 것은 시인으로서 폼나는 일인지 모르지만 ‘장관’으로서는 아니다”라며 도 장관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적폐청산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서 접견해야 할 인사도 많고 참석해야 할 회의도 많겠지만 나는 도종환 장관의 나이브한 ‘언술’들과 업무 스타일이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 “그에게 지워진 임무는 엄중하고 때는 시급하기 짝이 없는데, 그는 지금 그 ‘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인은 이어 “몇몇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종환 장관은 전 정권의 기관장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정치의 세계는 시의 그것처럼 ‘선의’와 ‘인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이 중요한 한 축”이라면서 “도대체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박근혜 정부를 거쳐 임기를 이유로 새 정부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예가 어디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 시인의 글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는 문단 안팎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승철 시인은 “도종환 장관! 지금 자꾸 그 ‘때’를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이라는 댓글을 남겼고,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도 장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전체의 기조가 최근 깊이 우려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서령 소설가도 “책임질 사람에게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지요. 임기보장이라니 코미디입니다”라는 반응을 남겼다.

▲ 도종환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캠프를 방문해 함께 사진을 찍은 이시영 시인(왼쪽에서 두번째). 사진출처 이시영시인 페이스북.

아래는 이시영 시인의 페이스북 글 전문.

도종환 장관의 ‘선의’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나는 그가 지금 선량한 시인으로서보다는 촛불혁명이 만들어준 새 정부의 문화정책 수반으로서의 ‘비전’ 수립과 철저한 개혁을 통해 문화계의 오랜 고질인 ‘적폐 청산’에 과감히 나서기를 바란다.

가령 예술원법 개정을 통해서 기존회원들이 새 회원을 투표로서 선출하는 방식을 철폐해야 하며(교황 선출도 아니고,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런 예술원이 있다는 것을 나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에 6개월 플러스 3개월을 소비하는 것보다 우선인 것은 한국문화예술위, 한국출판산업진흥위, 한국문학번역원 등 블랙리스트 실제 집행기관의 수장들과 고위 직급 인사들에게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 퇴진할 사람은 퇴진케 해야 한다.

몇몇 신문의 인터뷰에서 그는 전 정권의 기관장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정치의 세계는 시의 그것처럼 ‘선의’와 ‘인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이 중요한 한 축이다. 도대체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박근혜 정부를 거쳐 임기를 이유로 새 정부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예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부 산하 한예종 황지우 총장은 관용차를 북한산에 잠시 세워두고 사진 몇 컷을 찍었다는 이유로 당시 유인촌 장관에게 쫓겨났다.) 비겁하고 비루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섰으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물갈이 인사’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서 접견해야 할 인사도 많고 참석해야 할 회의도 많겠지만 나는 도종환 장관의 나이브한 ‘언술’들과 업무 스타일이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것 하나라도 자를 건 자르고 도려낼 건 도려내라! 그것이 겨우 내내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명령이다.

방송에서 언론에서 좋은 이야기나 하는 것은 시인으로서 폼나는 일인지 모르지만 ‘장관’으로서는 아니다. 그러기에 그에게 지워진 임무는 너무 엄중하고 때는 시급하기 짝이 없다. 그는 지금 자꾸 그 ‘때’를 놓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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