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추모공원 입지는 난제피해 가족·생존자 207명 청와대 초청 “미수습자 마지막 한 분 찾아낼 때까지 최선”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한 가족을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뉴스프리존=권성찬기자]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나기까지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2014년 4월16일 '그날' 이후 정확히 3년4개월 만에 만났다. 대통령은 참사에 직접 책임이 없지만 정부를 대표해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 머리 숙여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간 만남의 주요 주제는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2기 구성, 안산 추모공원 조성, 미수습자 수색기간 연장 등이었다. 대부분 주제의 경우 큰 이견이나 걸림돌이 없지만, 추모공원 조성의 경우 유가족과 안산시민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면담에는 전명선 4ㆍ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안상기 일반인 희생자 가족 대표, 장동기 생존자 대표, ‘유민아빠’ 김영오씨 등 207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의미로 ‘그리움 별이 되다’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 등의 글귀가 담긴 노란색 옷을 입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세월호 유가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다. 2014년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씨 단식농성 중단을 요구하다 김씨 곁에서 열흘간 동조 단식을 했다. 취임 직후인 5월11일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필요성을 언급했고, 15일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을 인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진상 규명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는 2기 특조위가 정부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세월호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세월호 진상규명의 방법은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가 아니라 세월호 특조위 2기 구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으로 가닥이 잡혔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불법 부당하게 자행한 수사 방해와 은폐조작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강력한 법적 조사기구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것은 바로 2기 특별조사위원회의 재건”이라고 했다.

1기 특조위는 2015년 8월 활동을 시작했지만 조사 기한을 다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9월 강제 종료됐다. 지난달 14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발견된 1300여건의 문서 중 특조위 무력화를 지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2기 특조위 재건은 후보 시절 문 대통령이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다. 현재 국회에는 ‘세월호 변호사’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 계류 중이다. 2기 특조위 구성의 법적 근거가 담긴 이 법안은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상태여서 별도 논의가 없을 경우 올해 11월쯤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전 위원장은 “독립적이고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가진 조사기구로서 2기 특조위가 진상을 제대로 밝혀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협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조사위 구성과 특별법을 통한 2기 특조위 구성이라는 두 가지 의견이 정부 내에서 양립됐는데 유가족 의견을 존중해 어렵더라도 2기 특조위 구성으로 조율이 됐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수색 기한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한 유가족은 “기한을 정해놓고 (미수습자) 수색작업을 하지 말고, 수습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수색을 하겠다는 마음을 가져 달라. 하늘에서 아이를 만나더라도 ‘너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아이에게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정해진 기한까지 모든 미수습자 발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렇게 안 되면 별도 조치를 통해 유가족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초청 일정을 끝낼쯤엔 문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피해자 가족을 대표해 박혜영 씨 등이 문 대통령에게 노란 보자기에 싼 선물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이 즉석에서 보자기를 풀자 세월호 희생자의 간략한 전기를 담은 약전(略傳)과 액자·보석함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우리 어머니들이 한분 한분 손작업으로 직접 만든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기념품인 것 같다. 마음 잘 받겠다"고 답했고 박혜영 씨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세월호 가족들도 마음에 담은 말들을 쏟아냈다. 세월호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대통령의 초청에 감사를 전한 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응당한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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