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산 김덕권 칼럼니스트

노년의 아름다움
  
누가 ‘늙기는 쉽지만 아름답게 늙기는 어렵다.’는 말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해 보면 늙기도 어렵고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누구든 늙게 마련입니다. 세상에 아무리 평균수명이 늘어났다 해도 늙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 추하게 늙지 않고 아름답게 늙는 방법은 없을까요? 인간이 늙는다는 것은 보편적인 자연현상이지만 아름답게 늙는다는 건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아름답게 늙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상당한 노력이 있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사람이 아름답게 늙으면 그 삶의 질은 윤택해지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아름답게 늙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방해하는 것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알면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지금의 노인들이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어려운 것들을 열거하면 크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은퇴 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8.3%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반대로 생활비 부족 등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노인들의 비율은 무려 61.9%라고 하네요. 노인들의 경제적인 자립도가 채 10%가 안 되니 이 문제는 가장 큰 족쇄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문제가 개선될 여지가 적다는 점입니다. 일단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노년의 아름다움을 세울 자리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노인들은 평균 두세 가지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저만 해도 ‘내분비내과’ ‘심혈관내과’ ‘안과’ ‘치과’ 네 군데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병원에 갈 때마다 약을 한 보따리씩 타옵니다. 어쩌면 먹고 사는 비용보다도 병원비 감당하기가 더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리고 노년의 가장 큰 적은 ‘무료함’입니다. 자기 것, 자기 세계가 없으면 더 빨리 늙고 소모되는 게 노년 기 일지도 모릅니다. 아마 또 다른 문제는 ‘소외감’일 것입니다. 자식들은 점 멈 멀어지고 인간관계가 소원해 집니다. 아마 이런 악조건들이 아름다운 노년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들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한 인간이 노년이 아름다움을 세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첫째, 마음먹기에 달린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의 자세입니다. 그것은 곧 늙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늙습니다. 이 자연의 섭리를 깨달아야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게 됩니다. 일체유심조!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닌지요?
 
둘째, 분수를 지키는 것입니다.
자기처지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오늘을 살면서 그 생각이 ‘왕년’에 가 있는 으면 그게 비극입니다. 그리고 과거와 단절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과거에 연연하면 지금을 충실하게 살수가 없습니다. 인간이 분수를 깨닫는 것처럼 중요한 일이 없습니다. 모든 대우를 자녀나 돌보는 사람에게 맡겼으면 불만하면 안 됩니다. 한탄과 넋두리는 금물입니다. 처지와 분수를 아는 일이 아름답게 늙는 지름길입니다.
 
셋째, 품위 있는 노인이 되는 것입니다.
노년의 아름다움을 세운다는 것은 결국 품위 있는 노인이 되는 것입니다. 품위란 무엇인가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이며 사물의 가치라는 뜻입니다. 품위는 존경받는 인격적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접받기 위해서는 그만한 인품을 지녀야 한다는 뜻이지요.
 
넷째,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결국 우리 노인의 집착은 오래 살겠다는 욕심일 것입니다. 애착(愛着) 탐착(貪着) 원착(怨着) 이 세 가지를 삼독 심(三毒心)이라고 합니다. 애착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견디지 못하는 것이고, 탐착은 재색명리(財色名利)대한 욕심이며, 원착은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떼지 않고서는 결코 아름다운 노년을 살아 갈 수 없습니다.
 
다섯째, 말 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가장 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아마 ‘말 많은 사람’일 것입니다. 말이 많다는 것은 사람이 가볍다는 뜻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늙을수록 입을 다물고 지갑은 열어야 합니다. 그래야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섯째, 수행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노년은 ‘수행하는 노년’입니다. 우선 참선(參禪)을 하는 것입니다. 참선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좌선(坐禪) 입선(立禪) 행선(行禪) 사상선(事上禪) 무시선(無時禪) 무처선(無處禪) 등입니다. 그리고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의 삼학(三學) 공부 등을 닦는 것, 그것이 수행입니다.
 
일곱째,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젊었을 때 생각지 않았던 새 일에 도전해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거기에 열중하다 보면 그 노년은 저절로 아름답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나이 칠순에 이 메마르고 각박한 세상에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을 만들 수 없을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카페 [덕화만발]을 창립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일구월심(日久月深) 오직 이 한 길에 몰두하였습니다. 처음 2~3십 명으로 시작한 덕화만발가족이 이제는 전 세계로 몇 만 명한테 나갑니다. 인터넷신문 여섯 곳에서 덕화만발을 전 세계로 보냅니다.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여러 곳에서도 덕화만발을 싣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사랑하는 2천명에 달하는 우리 덕화만발 카페의 가족이 있습니다.
 
노년에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새일, 새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아름답고 용기 있는 행동입니다. ‘아름다운 노년’은 인생을 마감하는 이 시기에 아주 중요합니다. ‘추한 늙은이’ 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노년은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노년이라야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 결심은 특이하게 하고 처신은 평범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일곱 가지 아름답게 늙는 법을 믿고 행하기를 놓지 아니하면 반드시 우리는 아름다운 노년으로 인생을 마감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발원(發願)이 없고 향상코자 노력함이 없으면 이는 곧 살았으되 죽은 사람이나 마찬 가지입니다. 우리 ‘노년의 아름다움’을 가꿔가는 노인이 되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8월 2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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