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에도 봉송 시작된 전 세계 스포츠 전면 중단 움직임…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년 연기' 제안
IOC·도쿄조직위 '요지부동'…올림픽 개최 여부 5월 말∼6월 초 결정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친 상황에서도 지구촌의 평화를 염원하는 올림픽의 불꽃이 채화됐다.

그러나 이 불꽃이 133일 후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신국립경기장 성화대에 예정대로 점화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 접어든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한 치 앞도 볼 수 없어서다.

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한국시간 12일 오후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 서쪽 올림피아에서 채화됐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인사 등 필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성화 채화식은 관중 없이 진행됐다.

올림픽 성화 봉송 84년 만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봉송 첫 주자의 중책을 맡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안나 코라카키(24·그리스)가 평화와 희망의 불꽃을 받아 자국 봉송 일주의 문을 열었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첫 여성 주자 안나 코라카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첫 여성 주자 안나 코라카키

그리스 봉송을 마치면 도쿄조직위는 성화를 인수해 3월 19일 일본 미야기현 항공자위대 마쓰시마 기지로 옮긴다. 이어 26일 후쿠시마현을 시작으로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을 도는 일본 봉송 일주에 들어간다.

대개 성화 봉송 시작과 함께 올림픽의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지만, 올해엔 코로나19로 이런 기분을 체감할 수 없다.
여러 일정으로 빼곡했던 전 세계 스포츠 달력은 코로나19 탓에 백지상태로 변했다.

NBA와 NHL 리그 중단으로 텅 빈 아메리칸에어라인센터 주차장
NBA와 NHL 리그 중단으로 텅 빈 아메리칸에어라인센터 주차장

프로 스포츠의 천국 미국은 선수와 팬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미국 프로스포츠는 관중 없인 경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선수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미국프로농구(NBA)가 12일 가장 먼저 리그를 멈췄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미국프로축구(MLS)도 13일 문을 닫았다.

미국프로야구(MLB)도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취소한 데 이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파업 여파로 개막을 늦춘 1995년 이래 25년 만에 정규리그 개막을 2주 이상 연기한다고 13일 발표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시즌 초반 코로나19 때문에 아시아 대륙에서 열려던 3개 대회를 취소한 데 이어 미국 본토에서도 코로나19가 퍼지자 우선 3개 대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남녀 프로테니스 대회는 4월 중순까지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무관중 경기로 일정을 진행하던 일부 프로 종목도 확진자가 나오면 중단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프로 스포츠뿐만 아니라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각 종목 예선전도 파행을 겪고 있다.

야구·유도·3대3 농구의 올림픽 예선이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로 미뤄졌다. 유도는 특히 올림픽 예선을 개막 한 달도 남기지 않은 6월 30일까지로 연기했다.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딴 선수나 단체 종목 팀들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각 나라의 입국 제한 조처와 감염 우려 등으로 실전 참가, 다른 나라와의 평가전 기회마저 허공에 날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사견을 전제로 "텅 빈 경기장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것보다는 1년 후에 여는 것이 무관중보다는 나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올림픽 연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상황이 녹록지 않은데도 IOC와 도쿄조직위는 예정대로 올림픽을 열겠다는 태도를 고수한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보건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코로나19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올림픽을 취소 또는 연기하면 막대한 금전 손실을 피할 수 없고 일정 조정에도 난항을 겪을 수 있기에 일단은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미국 스포츠전문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IOC가 5월 말 또는 6월 초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와 연기, 취소 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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