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대 보조금 꿀꺽,자원투자한 대우인터 '초조·억울'

검찰이 이명박정부의 해외 자원개발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첫 대상은 한국석유공사와 경남기업 등이 추진한 러시아 캄차카 석유광구탐사 비리의혹이다. 이로써 지난 12일 이완구 국무총리의 '부정부패 척결' 담화 6일 만에 3대 부패(방위사업·자원외교·대기업비자금) 수사가 일제히 시작됐다.

[연합통신넷=심종완기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가 경남기업과 한국석유공사를 18일 압수수색한 것은 경남기업이 자원외교 '금융지원방식의 허점'을 악용해 거액의 정부 융자금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해외자원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성공불융자 제도'를 악용해 174억원을 빌린 뒤 상당 금액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나온다.

경남기업은 2006년부터 2011년 3월까지 진행된 러시아 캄차카 반도의 티길(Tigil)·이차(Icha) 광구 탐사 사업에 참여했다. 석유공사와 SK가스, 대성산업과 함께 맺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이다.

 

이 컨소시엄은 티길·이차 광구의 운영자인 캐나다 CEP사와 손을 잡았다. 경남기업은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성공불융자 제도를 통해 각각 460만·230만달러를 빌렸다. 성공불융자 제도는 위험성이 높은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고, 사업에 실패할 경우 융자금 전액을 감면해주는 것이다. 해당 사업은 성공할 경우 석유 2억5000만배럴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됐지만 사업은 실패했다.
 

경남건설은 또 아제르바이잔 이남(Inam) 광구 사업에 뛰어들면서 474만5000달러를 빌렸지만 사업 실패로 한 푼도 갚지 않았다. 카자흐스탄 사우스카르포프스키 가스전 사업에 참여하면서 378만달러를 빌렸으나 이 중 2088달러만 갚았을 뿐이다.
 

결국 경남기업은 1542만2912달러(약 174억원)의 융자금을 감면받은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과정에서 경남기업이 거액의 손실이 난 것처럼 회계장부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은 또 미국·멕시코만 사업에 참여하면서 1606만달러를 빌렸다. 해당 사업은 사업기간이 남아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까지 최종 실패하면 총 300억원가량의 정부 자금이 경남기업에 흘러들어가게 된다.

경남기업이 거액을 빼돌리는 창구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원개발업체 '경남USA'를 활용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경남USA는 2008년 5월 멕시코만 가스 탐사를 위해 경남기업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설립한 법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나온 '2011~2013년 경남USA 당기손이익' 현황을 보면, 2013년 마이너스 180억3801만8000원, 2012년 마이너스 2314만8000원, 2011년 마이너스 1억671만1000원이었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포스코에 압력을 행사해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뒤 업체에서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수사가 이명박 정부의 역점 사업이었던 자원외교 전반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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