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고려해 1년 정도 연기하기로 결정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내년 봄이나 여름에 개최하는 2가지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2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IOC가 33개 국제경기연맹(IF)에 봄과 여름 등 2가지 개최안을 제시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구체적인 개최 시기가 가까운 시일 내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IOC와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대회 조직위)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간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올 7월 24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2021년 여름까지 개최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지난 24일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앞서 바흐 위원장과의 전화 회담에서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도쿄올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고, 이 제안에 바흐 위원장이 동의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25일 구체적인 개최 시기에 대해 "여름으로 한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2021년이라면 모든 시기가 선택지로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회 조직위 내부에선 준비 기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봄보다는 여름 개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내년 여름 개최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구체적인 시기를 결정하는 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 - 바흐 IOC 위원장 도쿄올림픽 연기 논의
아베 총리 - 바흐 IOC 위원장 도쿄올림픽 연기 논의

이와 관련, 아베 총리는 26일 밤 코로나19 대책을 논의한 주요 20개국(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해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개최하기로 IOC와 합의한 경과를 설명하고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낸 증거로 완전한 형태로 (도쿄올림픽을) 열겠다"고 말했다.

G20 정상들은 이번 회상 회의에서 일본의 도쿄올림픽 1년 연기 결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대회 조직위는 26일 일본 정부, 도쿄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비공식 회의를 열어 올해 대회를 내년으로 연기하는데 따른 추가 경비 분담 문제 등을 논의했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경기시설 사용 재계약 비용과 인건비 증가, 입장권 환불 등의 추가 경비로 총 3천억~5천억엔(약 3조3천500억~5조5천800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0 도쿄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대회 조직위는 경기 일정 조정 등 연기에 따른 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할 기구로 무토 도시로(武藤敏郞) 조직위 사무총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새 출발 도쿄 2020대회실시본부'를 출범시켰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대회 조직위원장은 26일 관계자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실시본부 첫 회의에서 "전례 없는 도전에 맞서는 상황이 됐다"고 철저한 재준비를 주문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정책 방안의 하나로 거론한 도쿄 '록다운'(lockdown·도시봉쇄)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현행법상 법적인 근거가 없는 데다가 실제 봉쇄 가능성을 우려한 사람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는 등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고이케 지사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연기가 결정된 지난 23일 도쿄도청에서 느닷없는 기자회견을 열어 도쿄에서도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가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각종 행사와 외출 자제 등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도시 록다운 등 강력한 조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보를 울렸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25일 도쿄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감염폭발 중대국면'이라고 쓴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25일 도쿄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감염폭발 중대국면'이라고 쓴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재기로 텅 빈 도쿄 식료품점 진열대
코로나19 사재기로 텅 빈 도쿄 식료품점 진열대

고이케 지사는 또 41명의 추가 감염자가 확인된 25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으면 록다운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평일엔 재택근무를 하고 야간과 이번 주말에는 자택에서 지내 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고이케 지사는 봉쇄의 법적 근거와 누구의 권한으로 봉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납득할 만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또 47명의 추가 감염자가 확인돼 도쿄도 내 감염자가 전국 광역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259명으로 늘어난 26일에는 중앙정부에 제출한 긴급건의서를 통해 폭발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날 경우 취할 수 있는 정책적 선택지로 도시봉쇄 같은 조치를 강구하는 것 외에는 거의 없다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한 강경책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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