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파 3선 의원들이 지난 27일 오후 여의도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보수우파 통합 추진위원회’ 구성을 추진키로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두 보수 야당의 통합 논의가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것이다.

보수진영 내부에서 통합에 대한 목소리가 커져가는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실제로 통합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자유한국당의 인적 쇄신과 바른정당 전당대회 결과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 농단 사태를 겪으며 분열했던 두 보수 야당 사이에서 통합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이라는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적폐청산'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지지율 정체라는 최악의 위기를 겪는 등 당 내·외부에서는 자칫 보수세력 자체가 궤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발판을 마련한 것은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 수장들에 대한 자진 탈당 권고였다. 실제로 한국당은 '강한야당'을 목표로, 바른정당의 통합파들은 안보 위기 극복을 위한 '반문(反문재인) 세력' 구축을 위해 보수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양측의 통합 움직임은 가시화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지난 13일, 신보수 노선의 강화를 위해 분열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전제로 대승적 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혁신위원회는 바른정당 통합파들과의 세력 규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출당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어 보수대통합 주장에는 더욱 힘이 실리는 모습니다.

이런 움직임에 화답이라도 하듯 보수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잠행을 깨고 한국당 의원들과 정례 모임을 만들었고, 한국당에 복당한 13명의 의원들과 한국당 내 비박계(非박근혜) 인사들을 주축으로 공부모임을 만들고 매주 토론회를 여는 등 물밑 논의에 나서고 있다.

추석 연휴를 끝내고, 한 발 더 나아가 양당 3선 의원들은 통합 추진 위원회를 만들기로 하는 등 만찬 회동을 갖고 '보수우파 통합 추진위원회'를 연휴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하면서 통합 논의는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다. 두 당은 보수가 분열된 상태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내부의 자강파들은 현 시점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어 만약 양측이 통합을 한다고 해도 '당 대 당' 통합이라는 형식보다는 한국당이 바른정당을 탈당하는 일부 의원들을 흡수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일단 통합의 고리가 될 수 있는 한국당의 인적 쇄신 작업이 제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부터 미지수이다.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을 택하는 의원들은 결국 '복당'을 하는 것으로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 여론은 물론이고 현재 통합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지방선거에서도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출당 조치는 의원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한데,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미 대다수 바른정당 의원들 지역구에 당협위원장들을 임명한 상태로 현재 한국당 당협위원장들로서는 향후 총선에서 라이벌이 될 수 있는 현역 의원들과 지방선거 공천권을 두고 갈등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내에서도 명분 없는 통합에 대한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서 갈등 봉합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고, 유승민 의원의 출마로 전당대회 구도가 급변하면서 누가 당권을 잡느냐도 변수이다.

바른정당 유승민의원은 지난 29일 당명을 바꾼 것 말고는 바뀐 게 아무것도 없는 자유한국당과 왜, 무슨 대의명분으로 합칠 수 있다는 말입니까?하며 선을 그었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 출당 문제가 어떻게 매듭지어지느냐, 또 바른정당 전당대회에서 어느 쪽에 힘이 실리느냐에 따라 통합 논의의 방향이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양당 내부에서는 이번 보수통합 논의가 다소 빠른 감은 있지만 언젠가는 직면해야할 문제라며 이번 기회에 통합을 할지 아니면 확실히 양측이 노선을 정하고 갈라설지 입장을 정해야 한다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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